시대를 앞서간 조선의 천재 여류…허난설헌 ‘초희’

등록 2011.11.01.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조선시대 천재 여류시인으로 잘 알려진 허난설헌(1563~1589). 천재로 불렸지만 그녀의 삶은 그에 걸맞게 평탄하지 않았다. 여자였고 조선에 태어났으며 남편의 아내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은 여성들이 살기에 가혹한 시대였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저 집안일과 후세를 낳아 기르는 일 정도만 할 수 있었다. 그런 시대에 허난설헌이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그녀가 창작한 시의 탁월함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그녀의 시는 불행한 현실과 삶의 고통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었다.

스물일곱, 짧고 불행했던 삶을 살다간 여인.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그녀의 이름은 허난설헌 초희다.

허난설헌의 기구한 삶을 이야기한 소설 『난설헌』이 제 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백년보다 긴 하루』, 『나비눈물』등의 작품을 쓴 작가 최문희다. 올해 올해 77세인 그는 최고령 문학상 수상자란 타이틀을 따내며 이번 작품을 내놓았다.

작가의 깊은 연륜 때문일까 그가 다루는 난설헌 초희의 이야기는 섬세하고 정밀하다. 또한 난설헌의 삶을 둘러싼 주변인물에 대한 묘사 또한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촘촘하게 엮어내고 있다. 이 소설이 한층 더 입체감 있고 탄탄하게 완성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최문희는 경남 산청 태생으로 10세 때 상경해 숙명여중·고를 거쳐 서울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했다. 이 후 38세에 교편을 잡았다. 11년 만에 기관지염으로 학교를 떠나게 되었지만 이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작가로 데뷔한다. 저자가 살았던 시절을 조선시대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쉽지 않은 시기였고 그녀가 여자로서 겪어야 할 억압이 적지 않았을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난설헌의 굴곡 많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로 그치지 않는다. 허난설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남근중심적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한편 위대한 문학의 발생과정을 심도 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곁에 남아있는 허난설헌의 시는 그리 많지 않다. 허난설헌이 죽을 때 유언으로 자신이 쓴 시를 모두 태우라고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의 유언에 따라 모든 유작들을 태웠다. 하지만 허난설헌의 동생이자 홍길동전의 저자이기도 한 허균이 누이의 천재성이 안타까워 친정집에 남겨놓고 간 시와 자신이 암송하고 있던 시들을 모아 『난설헌집』을 펴냈다. 자칫 영원히 사라질뻔한 허난설헌의 뛰어난 작품들이 겨우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난설헌집』은 허균에 의해 중국 문인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다시 일본에까지 퍼지며 큰 사랑을 받는다.

책을 읽고 있으면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억압과 억눌림을 견디고 살아야 했던 그녀의 답답함이 전해져 마음이 불편하지만 실제 그런 삶을 살아야 했던 초희를 생각한다면 그마저도 미안하다.

시는 아름답고 빼어나지만 그녀의 아픔을 바탕으로 쓰여졌고, 많은 이를 감동하게 했지만, 정작 그녀는 슬픔과 외로움에 살아야 했다. 또 모두에게 잊혀지길 원한 삶이었지만 모두가 기억하는 이름 허난설헌이 되었다. 참 이율배반적인 인생이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김수진 (교보문고 북뉴스)Sujin2017@kyobobook.co.kr, 트위터 @sujin2017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조선시대 천재 여류시인으로 잘 알려진 허난설헌(1563~1589). 천재로 불렸지만 그녀의 삶은 그에 걸맞게 평탄하지 않았다. 여자였고 조선에 태어났으며 남편의 아내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은 여성들이 살기에 가혹한 시대였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저 집안일과 후세를 낳아 기르는 일 정도만 할 수 있었다. 그런 시대에 허난설헌이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그녀가 창작한 시의 탁월함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그녀의 시는 불행한 현실과 삶의 고통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었다.

스물일곱, 짧고 불행했던 삶을 살다간 여인.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그녀의 이름은 허난설헌 초희다.

허난설헌의 기구한 삶을 이야기한 소설 『난설헌』이 제 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백년보다 긴 하루』, 『나비눈물』등의 작품을 쓴 작가 최문희다. 올해 올해 77세인 그는 최고령 문학상 수상자란 타이틀을 따내며 이번 작품을 내놓았다.

작가의 깊은 연륜 때문일까 그가 다루는 난설헌 초희의 이야기는 섬세하고 정밀하다. 또한 난설헌의 삶을 둘러싼 주변인물에 대한 묘사 또한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촘촘하게 엮어내고 있다. 이 소설이 한층 더 입체감 있고 탄탄하게 완성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최문희는 경남 산청 태생으로 10세 때 상경해 숙명여중·고를 거쳐 서울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했다. 이 후 38세에 교편을 잡았다. 11년 만에 기관지염으로 학교를 떠나게 되었지만 이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작가로 데뷔한다. 저자가 살았던 시절을 조선시대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쉽지 않은 시기였고 그녀가 여자로서 겪어야 할 억압이 적지 않았을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난설헌의 굴곡 많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로 그치지 않는다. 허난설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남근중심적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한편 위대한 문학의 발생과정을 심도 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곁에 남아있는 허난설헌의 시는 그리 많지 않다. 허난설헌이 죽을 때 유언으로 자신이 쓴 시를 모두 태우라고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의 유언에 따라 모든 유작들을 태웠다. 하지만 허난설헌의 동생이자 홍길동전의 저자이기도 한 허균이 누이의 천재성이 안타까워 친정집에 남겨놓고 간 시와 자신이 암송하고 있던 시들을 모아 『난설헌집』을 펴냈다. 자칫 영원히 사라질뻔한 허난설헌의 뛰어난 작품들이 겨우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난설헌집』은 허균에 의해 중국 문인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다시 일본에까지 퍼지며 큰 사랑을 받는다.

책을 읽고 있으면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억압과 억눌림을 견디고 살아야 했던 그녀의 답답함이 전해져 마음이 불편하지만 실제 그런 삶을 살아야 했던 초희를 생각한다면 그마저도 미안하다.

시는 아름답고 빼어나지만 그녀의 아픔을 바탕으로 쓰여졌고, 많은 이를 감동하게 했지만, 정작 그녀는 슬픔과 외로움에 살아야 했다. 또 모두에게 잊혀지길 원한 삶이었지만 모두가 기억하는 이름 허난설헌이 되었다. 참 이율배반적인 인생이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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