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차면 딸 낳는다’…90년대, 삐삐를 등에 찼던 사나이
등록 2012.01.31.요즘 유행어 중에 ‘딸바보’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턴가 아들을 선호하던 한국 사회 관념은 딸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해 말 두잇서베이 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40.6%로 아들을 선호하는 응답자(19.7%)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왔다. ‘아들 딸 모두 상관없다’는 응답자(39.4%)도 딸을 선호하는 비율보다 못 미쳤다.
남녀 성비도 여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발표한 ‘2011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 자료에 따르면 여성인구가 총 인구의 50.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이후 서울시의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으나, 2003년 이후 점차 균등해 지다가 어느새 여성의 수가 남성수를 앞질렀다.
90년대 신문만 봐도 남아선호사상이 초래하는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들이 자주 등장했다. 아들을 얻기 위해 임신중절수술을 한 주부가 53%에 이른 적도 있다. 그런데 불과 20년 사이에 뿌리 깊게 박혀있던 한국인의 정서가 180도 바뀐것.
요즘에는 오히려 딸을 낳는 비법이 나돌고 있다. 아들을 낳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던 그 시대를 떠올리면 참 재밌는 현상이다.
아래는 90년대 임신˙출산에 관한 사회상을 보여주는 기사들이다.
한국인 진단 - 딸보다 아들 원한다.
두 자녀 출산이 보편화 되고 교육 기회의 증대와 함께 여성의 권리 의식도 상당히 향상됐지만 자녀수가 적기에 오히려 꼭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사고는 더욱 강고해 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의 결과 우리나라의 성비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남아와 여아의 성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태아의 유전 질환 등을 미리 진단하기 위해 80년 들어 각 병원에서 도입한 양수 초음파 검사 등을 태아 성감별에 이용, 여아일 경우 낙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임신부들 사이에 의사에게 성별을 알려줄 것을 유도하기 위해 “아들만 둘 있는데 이번에는 딸을 낳아야겠다. 이번 아기가 딸이면 좋겠다”고 떠본 위에 의사가 딸임을 확인해 주면 다른 병원에 가서 낙태하는 수법도 성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90년 11월 4일)
‘삐삐 차면 딸만 낳는다’ 괴소문. 등뒤에 부착 유행
무선 호출기를 장기간 신체에 부착하면 무선호출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때문에 정자내의 Y염색체가 파괴돼 딸만 낳는다는 황당한 소문 때문에 무선 호출기를 사용하는 일부 직장인의 외근 부서 근무자들은 무선호출기를 옆구리나 신체의 전면이 아닌 뒤쪽에 차는 사례가 늘고 있다.지난 1월 중순 회사원 김 모씨(32)는 최근 이 같은 소문이 나돌자 그동안 오른쪽 옆구리에 차던 무선 호출기를 등 뒤쪽에 부착, 직장 동료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93년 1월 29일)
아들낳기 비법 사기죄 법정공방
아들 낳기 시술 성공률이 94%라고 선전해 환사를 진료하고 원가 1천원미만의 알약을 3만원에 판 의사에게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을까?
수원지법 형사합의 11부(재판장 김건흥 부장판사)는 13일,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소문을 내 이를 믿고 찾아온 주부 1천8백여 명으로부터 진료비 8억7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피고인 김씨(48)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 피고인은 한 알에 1천원 정도하는 배란촉진제 5개를 주면서...“전반부 3일에 관계를 하면 틀림없이 아들을 낳는다”고 주지키고 자궁착상주사를 3회 놓아준 후 총 진료 시술비로 1인당 25만 원 정도를 받았다는 것이 혐의 내용. (95년 2월 14일)
못말리는 남아선호
김여인은 산부인과 전문의인 내가 무색할 정도로 아들 낳는 범에 대해서 통달해 있었다. 즉 아들을 낳으려면 정확하게 배란일에 부부관계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녀는 언제나 기초체온을 재고 있었다고 했다. 또 음식은 어떻게 먹어야 하고 약은 어떤 종류를 먹어야 하며 심지어는 부부관계의 자세까지 숙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병원에 오셨어요’하고 묻자 대답이 또한 일품이었다. 이번에 약간의 착오가 있어서 정확한 배란일을 짚어내지 못했는데 임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틀렸으면 가차 없이 중절수술을 받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단호하기만 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녀의 영악함이 너무 섬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94년 4월 16일)
동영상뉴스팀 ㅣ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요즘 유행어 중에 ‘딸바보’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턴가 아들을 선호하던 한국 사회 관념은 딸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해 말 두잇서베이 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40.6%로 아들을 선호하는 응답자(19.7%)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왔다. ‘아들 딸 모두 상관없다’는 응답자(39.4%)도 딸을 선호하는 비율보다 못 미쳤다.
남녀 성비도 여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발표한 ‘2011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 자료에 따르면 여성인구가 총 인구의 50.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이후 서울시의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으나, 2003년 이후 점차 균등해 지다가 어느새 여성의 수가 남성수를 앞질렀다.
90년대 신문만 봐도 남아선호사상이 초래하는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들이 자주 등장했다. 아들을 얻기 위해 임신중절수술을 한 주부가 53%에 이른 적도 있다. 그런데 불과 20년 사이에 뿌리 깊게 박혀있던 한국인의 정서가 180도 바뀐것.
요즘에는 오히려 딸을 낳는 비법이 나돌고 있다. 아들을 낳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던 그 시대를 떠올리면 참 재밌는 현상이다.
아래는 90년대 임신˙출산에 관한 사회상을 보여주는 기사들이다.
한국인 진단 - 딸보다 아들 원한다.
두 자녀 출산이 보편화 되고 교육 기회의 증대와 함께 여성의 권리 의식도 상당히 향상됐지만 자녀수가 적기에 오히려 꼭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사고는 더욱 강고해 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의 결과 우리나라의 성비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남아와 여아의 성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태아의 유전 질환 등을 미리 진단하기 위해 80년 들어 각 병원에서 도입한 양수 초음파 검사 등을 태아 성감별에 이용, 여아일 경우 낙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임신부들 사이에 의사에게 성별을 알려줄 것을 유도하기 위해 “아들만 둘 있는데 이번에는 딸을 낳아야겠다. 이번 아기가 딸이면 좋겠다”고 떠본 위에 의사가 딸임을 확인해 주면 다른 병원에 가서 낙태하는 수법도 성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90년 11월 4일)
‘삐삐 차면 딸만 낳는다’ 괴소문. 등뒤에 부착 유행
무선 호출기를 장기간 신체에 부착하면 무선호출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때문에 정자내의 Y염색체가 파괴돼 딸만 낳는다는 황당한 소문 때문에 무선 호출기를 사용하는 일부 직장인의 외근 부서 근무자들은 무선호출기를 옆구리나 신체의 전면이 아닌 뒤쪽에 차는 사례가 늘고 있다.지난 1월 중순 회사원 김 모씨(32)는 최근 이 같은 소문이 나돌자 그동안 오른쪽 옆구리에 차던 무선 호출기를 등 뒤쪽에 부착, 직장 동료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93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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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김 피고인은 한 알에 1천원 정도하는 배란촉진제 5개를 주면서...“전반부 3일에 관계를 하면 틀림없이 아들을 낳는다”고 주지키고 자궁착상주사를 3회 놓아준 후 총 진료 시술비로 1인당 25만 원 정도를 받았다는 것이 혐의 내용. (95년 2월 14일)
못말리는 남아선호
김여인은 산부인과 전문의인 내가 무색할 정도로 아들 낳는 범에 대해서 통달해 있었다. 즉 아들을 낳으려면 정확하게 배란일에 부부관계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녀는 언제나 기초체온을 재고 있었다고 했다. 또 음식은 어떻게 먹어야 하고 약은 어떤 종류를 먹어야 하며 심지어는 부부관계의 자세까지 숙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병원에 오셨어요’하고 묻자 대답이 또한 일품이었다. 이번에 약간의 착오가 있어서 정확한 배란일을 짚어내지 못했는데 임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틀렸으면 가차 없이 중절수술을 받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단호하기만 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녀의 영악함이 너무 섬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94년 4월 16일)
동영상뉴스팀 ㅣ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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