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못가본 한국 토박이 ‘영어의 신’된 비결 들어보니

등록 2012.08.28.

“한국에서도 외국처럼 살 수 있다”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 중, 혹은 TV에서 제법 영어를 하는 한국인을 보면 으레 ‘외국물 좀 먹었구나’하는 생각이 앞선다. 유학을 다녀와야 영어가 되고 국내 토박이가 영어를 잘하기는 힘들다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학파’라는 꼬리표를 훈장처럼 달아주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한 번씩 해외 체류 경험을 해봤을 정도로 글로벌화 됐다. 그럼에도 현실은 외국인 앞에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오히려 해외를 나가지 않고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자신만의 독특한 공부법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7월, 토익·토플 시행기관인 ETS에서는 한국 장학생 48명을 선정하여 총 14만 4천 달러에 상당하는 장학금을 수여했다. 국내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시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통해 영어 우수 인재를 선발한다.

올해 ETS장학생으로 선발되고 듀크(Duke) 대학교 환경경영(Environmental management) 석사과정에 장학생으로 진학한 손명연(26)씨도 그 중 한사람이다. 손 씨는 특목고를 나오거나 해외에서 학교를 다닌 것도, 영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지만 영어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지녔다.

대전 관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충남 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손 씨는 학창 시절 해외 유학을 가는 대신에 한국에서 실시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집중 공략했다. 정부나 각종 민간단체에서 주관하는 포럼이나 국제회의 자원 봉사를 통해 외국인을 많이 접하면서 실전 영어를 익힌 것.

서울 G20 정상회의 자원봉사, 국제교류센터 자원봉사, 아시아 청소년 캠프, 해비타트 등에 참여하여 국가와 지역사회에 일조하면서 영어도 쓸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렸다. 학부 시절 전공과목도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위주로 들었다. 아르바이트도 영어를 조금이라도 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했다.

그가 말하는 영어의 키 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데 있다. 그는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에 대해 “나처럼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고 전했다.

또 다른 장학생 윤형식(25) 씨도 비슷한 케이스다. 윤 씨는 조선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4학년이 되기까지 영어권 국가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교원그룹 영어팀에 입사해 영업부 영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공부 방법은 평상시 인터넷을 할 때 영어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 미국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웹 서핑을 하면서 자신의 흥미에 맞는 내용들을 찾아 읽어 보고 해석한 내용을 다시 영어로 써보는 방식으로 읽기와 쓰기 능력을 올렸다. 또 집에서 TV를 볼 때도 영어로 나오는 프로그램과 영화를 자막 없이 보면서 듣기를 훈련했다.

이 방법의 특징은 일상생활로써 영어를 접하는 것이다. 공부의 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실력을 향상 시킬 수가 있다. 윤 씨 역시 “외국에 나가지 않고, 영어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영어를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영어를 공부가 아닌 생활로 여긴다는 것. 영어는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도 해외 못지 않은 영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이들은 전한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한국에서도 외국처럼 살 수 있다”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 중, 혹은 TV에서 제법 영어를 하는 한국인을 보면 으레 ‘외국물 좀 먹었구나’하는 생각이 앞선다. 유학을 다녀와야 영어가 되고 국내 토박이가 영어를 잘하기는 힘들다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학파’라는 꼬리표를 훈장처럼 달아주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한 번씩 해외 체류 경험을 해봤을 정도로 글로벌화 됐다. 그럼에도 현실은 외국인 앞에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오히려 해외를 나가지 않고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자신만의 독특한 공부법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7월, 토익·토플 시행기관인 ETS에서는 한국 장학생 48명을 선정하여 총 14만 4천 달러에 상당하는 장학금을 수여했다. 국내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시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통해 영어 우수 인재를 선발한다.

올해 ETS장학생으로 선발되고 듀크(Duke) 대학교 환경경영(Environmental management) 석사과정에 장학생으로 진학한 손명연(26)씨도 그 중 한사람이다. 손 씨는 특목고를 나오거나 해외에서 학교를 다닌 것도, 영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지만 영어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지녔다.

대전 관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충남 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손 씨는 학창 시절 해외 유학을 가는 대신에 한국에서 실시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집중 공략했다. 정부나 각종 민간단체에서 주관하는 포럼이나 국제회의 자원 봉사를 통해 외국인을 많이 접하면서 실전 영어를 익힌 것.

서울 G20 정상회의 자원봉사, 국제교류센터 자원봉사, 아시아 청소년 캠프, 해비타트 등에 참여하여 국가와 지역사회에 일조하면서 영어도 쓸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렸다. 학부 시절 전공과목도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위주로 들었다. 아르바이트도 영어를 조금이라도 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했다.

그가 말하는 영어의 키 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데 있다. 그는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에 대해 “나처럼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고 전했다.

또 다른 장학생 윤형식(25) 씨도 비슷한 케이스다. 윤 씨는 조선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4학년이 되기까지 영어권 국가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교원그룹 영어팀에 입사해 영업부 영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공부 방법은 평상시 인터넷을 할 때 영어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 미국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웹 서핑을 하면서 자신의 흥미에 맞는 내용들을 찾아 읽어 보고 해석한 내용을 다시 영어로 써보는 방식으로 읽기와 쓰기 능력을 올렸다. 또 집에서 TV를 볼 때도 영어로 나오는 프로그램과 영화를 자막 없이 보면서 듣기를 훈련했다.

이 방법의 특징은 일상생활로써 영어를 접하는 것이다. 공부의 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실력을 향상 시킬 수가 있다. 윤 씨 역시 “외국에 나가지 않고, 영어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영어를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영어를 공부가 아닌 생활로 여긴다는 것. 영어는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도 해외 못지 않은 영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이들은 전한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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