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 후 숙박 업소로 숨어든 성매매

등록 2012.11.19.
영상설명= 【숙박업소로 숨어든 성매매】성매매 거리와 안마시술소들은 사라졌지만 성매매의 그림자는 더욱 어둡고 은밀해졌다.‘성매매와의 전쟁’을 벌인지 3년이 흐른 지난해 2월, 본보에서 취재한 숙박업소 성매매 현장. 영상제공 = 서울지방경찰청
‘강남 최고의 품격 란제리 클럽’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미르 호텔 10층 객실에 강남경찰서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14일 오후 11시 40분 경찰이 객실 문을 따고 단속을 시작하자 옷을 벗고 있던 유흥주점 소속 성매매 여성과 남성 손님들은 당황하면서 이불로 얼굴 가리기에 급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7월 문을 연 ‘5○○’라는 이름의 유흥주점은 ‘17% 란제리 클럽’, ‘슬립(원피스형 속옷) 클럽’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여성 종업원이 속살을 드러낸 채 속옷만 입고 접대하자 붙여진 이름이었다. ‘17%’는 속칭 최고급 룸살롱을 뜻하는 ‘텐프로 업소’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매매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곳에도 여느 호텔처럼 지하에 유흥업소가 있었지만 이들은 호텔 12, 13층 별도의 공간에서 영업을 했다. 광고 문구도 ‘답답한 지하를 벗어나 강남 전망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풀라’였다.

단속에 적발된 성매수 남성 7명은 의사나 대기업 간부들이었다. 손님들은 신분 노출을 꺼려 정문이 아닌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로 올라와 술을 마셨다. 성매매를 원하는 손님은 미리 업소가 통째로 빌린 10층 객실로 이동해 여성 종업원을 기다렸다. 성매매 비용만 1인당 34만 원으로 술값을 포함하면 6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7시경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춰 업소 직원이 호텔 프런트에서 10층 객실 열쇠 19개를 모두 받아 성매매 알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열쇠를 받는 현장을 확인했지만 호텔 측은 “직원에게 열쇠만 줬을 뿐 성매매를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라미르 호텔은 지하철 선릉역과 가까운 데다 관광 명소인 코엑스 인근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중국, 일본인 관광객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여성종업원과 마주친 뒤 성매매 분위기를 감지하고 호텔 측에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광객 사이에서는 이 성매매 업소가 ‘한국에서 한 번 가볼 만한 명소’로 입소문 났다고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호텔 사장 고모 씨(56)와 유흥업소 업주 이모 씨(35), 성매수남, 성매매 여종업원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올 들어 강남 경찰서는 풍속업소 635곳을 단속해 1376명을 검거했다. 이 중 성매매를 알선한 호텔은 8곳이었다.

강남 경찰서 관계자는 “강남 숙박업소 51곳에 유흥주점이 79개나 있는 만큼 성매매 등 불법 행위가 없도록 집중적으로 단속·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영상설명= 【숙박업소로 숨어든 성매매】성매매 거리와 안마시술소들은 사라졌지만 성매매의 그림자는 더욱 어둡고 은밀해졌다.‘성매매와의 전쟁’을 벌인지 3년이 흐른 지난해 2월, 본보에서 취재한 숙박업소 성매매 현장. 영상제공 = 서울지방경찰청
‘강남 최고의 품격 란제리 클럽’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미르 호텔 10층 객실에 강남경찰서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14일 오후 11시 40분 경찰이 객실 문을 따고 단속을 시작하자 옷을 벗고 있던 유흥주점 소속 성매매 여성과 남성 손님들은 당황하면서 이불로 얼굴 가리기에 급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7월 문을 연 ‘5○○’라는 이름의 유흥주점은 ‘17% 란제리 클럽’, ‘슬립(원피스형 속옷) 클럽’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여성 종업원이 속살을 드러낸 채 속옷만 입고 접대하자 붙여진 이름이었다. ‘17%’는 속칭 최고급 룸살롱을 뜻하는 ‘텐프로 업소’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매매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곳에도 여느 호텔처럼 지하에 유흥업소가 있었지만 이들은 호텔 12, 13층 별도의 공간에서 영업을 했다. 광고 문구도 ‘답답한 지하를 벗어나 강남 전망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풀라’였다.

단속에 적발된 성매수 남성 7명은 의사나 대기업 간부들이었다. 손님들은 신분 노출을 꺼려 정문이 아닌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로 올라와 술을 마셨다. 성매매를 원하는 손님은 미리 업소가 통째로 빌린 10층 객실로 이동해 여성 종업원을 기다렸다. 성매매 비용만 1인당 34만 원으로 술값을 포함하면 6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7시경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춰 업소 직원이 호텔 프런트에서 10층 객실 열쇠 19개를 모두 받아 성매매 알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열쇠를 받는 현장을 확인했지만 호텔 측은 “직원에게 열쇠만 줬을 뿐 성매매를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라미르 호텔은 지하철 선릉역과 가까운 데다 관광 명소인 코엑스 인근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중국, 일본인 관광객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여성종업원과 마주친 뒤 성매매 분위기를 감지하고 호텔 측에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광객 사이에서는 이 성매매 업소가 ‘한국에서 한 번 가볼 만한 명소’로 입소문 났다고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호텔 사장 고모 씨(56)와 유흥업소 업주 이모 씨(35), 성매수남, 성매매 여종업원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올 들어 강남 경찰서는 풍속업소 635곳을 단속해 1376명을 검거했다. 이 중 성매매를 알선한 호텔은 8곳이었다.

강남 경찰서 관계자는 “강남 숙박업소 51곳에 유흥주점이 79개나 있는 만큼 성매매 등 불법 행위가 없도록 집중적으로 단속·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