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흉기’ 도급택시 곳곳 질주… 유류보조금 줄줄 샌다
등록 2013.01.31.○ 승객 안전 위협하는 불법 도급택시
도로 위의 불법 도급택시는 업계에서 ‘달리는 흉기’로 불린다. 운전사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전과자나 박 군처럼 택시 회사에 정식으로 취업하기 힘든 이들이 주로 몰린다. 난폭운전과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서울시는 이처럼 택시운전사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택시를 불법으로 빌려주고 이득을 챙긴 택시업체 대표와 브로커 17명을 입건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시 조사 결과 적발된 5개 택시업체는 택시 143대를 도급택시로 활용해 모두 24억6000만 원의 부당 수익을 거뒀다. 시는 지난해 2월 도급택시 운영 첩보를 입수하고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8개월간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수사한 끝에 이들의 불법행위를 적발할 수 있었다.
이들 업체는 불법도급 사실을 숨기려고 급여대장을 이중으로 작성하고 도급 운전사를 4대 보험에 가입시켰으며, 보험 가입비는 액화석유가스(LPG) 보조금에서 공제하거나 운전사에게 현금으로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불법으로 운행된 도급택시가 사용한 연료비에 대해 유류보조금 수억 원을 부당 청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시는 불법 운행된 택시 143대의 면허를 취소하고 유류보조금을 환수하는 한편 운송수입금 탈루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2곳은 택시 보유대수가 50대 미만으로 떨어져 운송사업면허가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 전과자·신용불량자도 ‘무조건 OK’
도급택시는 택시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전체 법인택시의 10∼30%가 도급택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급택시는 운전사를 구하지 못해 유휴 차량이 많은 업체에 브로커가 접근하면서 시작된다. 시 관계자는 “서울의 택시회사 대부분이 운전사를 구하지 못해 노는 차량이 전체 차량의 20∼30%는 된다”며 “놀리느니 조금 덜 벌더라도 도급을 주는 것이 이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는 무가지 등을 통해 도급택시를 운전할 사람을 모은 뒤 택시회사에 월 246만∼312만 원을 주는 조건으로 택시를 빌린다. 모집된 택시운전사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나 기초생활수급자였다. 만약 택시회사에 정식으로 취업해 월급을 받는 사실이 드러나면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또 강도나 절도 같은 전과로 택시회사에 정식 취업을 하기 힘든 이들도 있었다.
도급택시를 운전하는 이들은 하루 12만∼14만 원을 브로커에게 입금한 뒤 나머지를 일당으로 챙겼다. 브로커들은 여기서 수수료를 뗀 뒤 택시회사에 입금했다. 시 관계자는 “도급택시운전사는 월급을 받지 않고 운행에 들어가는 유류비나 수리비 등도 모두 자기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난폭·과속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년간 도급택시 운전을 했던 최모 씨(31)는 “도급업자가 이곳저곳에서 택시를 빌려오다 보니 어느 날은 A운수 차를 몰다가 다른 날은 B교통 차를 모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운전사 구인난 때문에 도급택시 운행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 관계자는 “택시운전이 돈이 안 되다 보니 택시운전사를 하려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도급제로 운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지난해 8월 충북 청원군의 한 도로에서 택시가 시속 150km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다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 가로수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택시 승객 윤모 양(17)이 숨졌다. 택시운전사와 다른 택시 승객 2명은 크게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택시운전사는 택시면허도 없던 만 18세의 박모 군이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박 군이 자신이 운행하는 도급택시에 친구들을 태우고 달리다 사고가 났었다”며 “택시운전사가 박 군에게 도급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승객 안전 위협하는 불법 도급택시
도로 위의 불법 도급택시는 업계에서 ‘달리는 흉기’로 불린다. 운전사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전과자나 박 군처럼 택시 회사에 정식으로 취업하기 힘든 이들이 주로 몰린다. 난폭운전과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서울시는 이처럼 택시운전사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택시를 불법으로 빌려주고 이득을 챙긴 택시업체 대표와 브로커 17명을 입건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시 조사 결과 적발된 5개 택시업체는 택시 143대를 도급택시로 활용해 모두 24억6000만 원의 부당 수익을 거뒀다. 시는 지난해 2월 도급택시 운영 첩보를 입수하고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8개월간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수사한 끝에 이들의 불법행위를 적발할 수 있었다.
이들 업체는 불법도급 사실을 숨기려고 급여대장을 이중으로 작성하고 도급 운전사를 4대 보험에 가입시켰으며, 보험 가입비는 액화석유가스(LPG) 보조금에서 공제하거나 운전사에게 현금으로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불법으로 운행된 도급택시가 사용한 연료비에 대해 유류보조금 수억 원을 부당 청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시는 불법 운행된 택시 143대의 면허를 취소하고 유류보조금을 환수하는 한편 운송수입금 탈루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2곳은 택시 보유대수가 50대 미만으로 떨어져 운송사업면허가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 전과자·신용불량자도 ‘무조건 OK’
도급택시는 택시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전체 법인택시의 10∼30%가 도급택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급택시는 운전사를 구하지 못해 유휴 차량이 많은 업체에 브로커가 접근하면서 시작된다. 시 관계자는 “서울의 택시회사 대부분이 운전사를 구하지 못해 노는 차량이 전체 차량의 20∼30%는 된다”며 “놀리느니 조금 덜 벌더라도 도급을 주는 것이 이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는 무가지 등을 통해 도급택시를 운전할 사람을 모은 뒤 택시회사에 월 246만∼312만 원을 주는 조건으로 택시를 빌린다. 모집된 택시운전사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나 기초생활수급자였다. 만약 택시회사에 정식으로 취업해 월급을 받는 사실이 드러나면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또 강도나 절도 같은 전과로 택시회사에 정식 취업을 하기 힘든 이들도 있었다.
도급택시를 운전하는 이들은 하루 12만∼14만 원을 브로커에게 입금한 뒤 나머지를 일당으로 챙겼다. 브로커들은 여기서 수수료를 뗀 뒤 택시회사에 입금했다. 시 관계자는 “도급택시운전사는 월급을 받지 않고 운행에 들어가는 유류비나 수리비 등도 모두 자기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난폭·과속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년간 도급택시 운전을 했던 최모 씨(31)는 “도급업자가 이곳저곳에서 택시를 빌려오다 보니 어느 날은 A운수 차를 몰다가 다른 날은 B교통 차를 모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운전사 구인난 때문에 도급택시 운행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 관계자는 “택시운전이 돈이 안 되다 보니 택시운전사를 하려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도급제로 운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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