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아이들’ 131부대, 28년간 비밀리에…

등록 2013.02.14.
“난 核사령관 너희는 친위대” 1985년 김정일 지시로 창설… 당시 黨 직속 유일한 군부대

풍계리 실험장도 건설-관리 ‘원자력 아이들’로 불리며 암암리 활동… 특권 누려

북한의 3차례 핵실험 배후에는 북한 주민들이 ‘원자력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28년 노하우의 핵실험 전담 군부대가 있다. 공식 명칭이 ‘131원자력지도국’인 이 부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핵 시설 건설과 우라늄 채취 및 가공에 이르기까지 숨은 주역의 역할을 해왔다.

국방과학원 산하 10여 개의 연구소가 핵무기 개발 이론과 연구를 진행하는 머리 역할을 한다면 131지도국은 핵 개발의 몸통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핵무기 개발 연구소들도 131지도국이 직접 관리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다.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와 핵을 둘러싼 숨바꼭질을 벌이는 동안 131지도국은 북한 전역에 비밀 핵시설을 건설하고 관리했다. 1990년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때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납으로 주요 핵시설을 꽁꽁 숨겨 놓는 일도 이들의 몫이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이 부대다.

131지도국은 김정일의 지시로 1985년 창설됐다. 과거 사회안전부 건설국 소속 부대에 전방 군단에서 당성 등이 입증된 우수 하사관들을 뽑아 만들었다. 당시 김정일은 “내가 핵개발의 총사령관이며 핵개발 부대는 나의 친위대”라며 이들의 충성심을 고취했다. 실제로 131지도국은 창설 당시 노동당 군사위원회에 직속된 유일한 군부대였다.

지금은 노동당 군사위 산하에 전국의 김일성, 김정일 별장을 건설 관리하는 ‘조선인민경비대 1여단’과 북한군 후방물자를 보급하는 ‘군수동원총국’이 추가로 배속돼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당 중앙의 직속 부대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찬 131지도국 소속 군인들은 1980년대 황해북도 평산군의 우라늄 광산을 개발할 때 방호복도 없이 작업해 피폭되는 등 맹목적인 충성심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1지도국은 산하에 여러 개의 여단을 두고 핵시설 건설, 운영, 우라늄 개발 등을 직접 집행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금창리 핵시설 등 국제사회에 공개된 시설 외에도 북한은 여러 곳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131지도국의 활동은 베일에 싸여 있고 소속 군인들 역시 북한 내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다.

131지도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풍계리에 들어가 지하 핵 실험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핵실험 관련 물자를 함경북도 길주에서 혜산으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세 번째 정거장인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재덕역을 통해 운반해 갔지만, 인근 주민들은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 풍계리에서 살았던 한 탈북자는 “주민들도 2006년 이전에 핵실험장이 건설되는 줄 몰랐는데, 인근 주민들에겐 장군님을 모시기 위한 시설을 건설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핵실험이 진행된 만탑산 인근에는 2006년 1차 핵실험 전까지도 주민들이 살았고 통행도 단속하지 않았지만 핵실험 이후에 초소들이 생기고 현지 주민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특이한 점은 풍계리에서 작업하던 군부대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부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정 작업자가 핵 관련 정보의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신경 쓰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핵을 다루는 부대의 특성상 131지도국에선 방사능 피폭자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탈북자는 “고향에 131지도국에서 일하다 방사능에 피폭돼 감정제대(의병제대)로 고향에 돌아온 병사가 있었다”면서 “겉은 멀쩡했지만 특급 영예군인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난 核사령관 너희는 친위대” 1985년 김정일 지시로 창설… 당시 黨 직속 유일한 군부대

풍계리 실험장도 건설-관리 ‘원자력 아이들’로 불리며 암암리 활동… 특권 누려

북한의 3차례 핵실험 배후에는 북한 주민들이 ‘원자력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28년 노하우의 핵실험 전담 군부대가 있다. 공식 명칭이 ‘131원자력지도국’인 이 부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핵 시설 건설과 우라늄 채취 및 가공에 이르기까지 숨은 주역의 역할을 해왔다.

국방과학원 산하 10여 개의 연구소가 핵무기 개발 이론과 연구를 진행하는 머리 역할을 한다면 131지도국은 핵 개발의 몸통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핵무기 개발 연구소들도 131지도국이 직접 관리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다.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와 핵을 둘러싼 숨바꼭질을 벌이는 동안 131지도국은 북한 전역에 비밀 핵시설을 건설하고 관리했다. 1990년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때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납으로 주요 핵시설을 꽁꽁 숨겨 놓는 일도 이들의 몫이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이 부대다.

131지도국은 김정일의 지시로 1985년 창설됐다. 과거 사회안전부 건설국 소속 부대에 전방 군단에서 당성 등이 입증된 우수 하사관들을 뽑아 만들었다. 당시 김정일은 “내가 핵개발의 총사령관이며 핵개발 부대는 나의 친위대”라며 이들의 충성심을 고취했다. 실제로 131지도국은 창설 당시 노동당 군사위원회에 직속된 유일한 군부대였다.

지금은 노동당 군사위 산하에 전국의 김일성, 김정일 별장을 건설 관리하는 ‘조선인민경비대 1여단’과 북한군 후방물자를 보급하는 ‘군수동원총국’이 추가로 배속돼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당 중앙의 직속 부대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찬 131지도국 소속 군인들은 1980년대 황해북도 평산군의 우라늄 광산을 개발할 때 방호복도 없이 작업해 피폭되는 등 맹목적인 충성심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1지도국은 산하에 여러 개의 여단을 두고 핵시설 건설, 운영, 우라늄 개발 등을 직접 집행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금창리 핵시설 등 국제사회에 공개된 시설 외에도 북한은 여러 곳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131지도국의 활동은 베일에 싸여 있고 소속 군인들 역시 북한 내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다.

131지도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풍계리에 들어가 지하 핵 실험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핵실험 관련 물자를 함경북도 길주에서 혜산으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세 번째 정거장인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재덕역을 통해 운반해 갔지만, 인근 주민들은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 풍계리에서 살았던 한 탈북자는 “주민들도 2006년 이전에 핵실험장이 건설되는 줄 몰랐는데, 인근 주민들에겐 장군님을 모시기 위한 시설을 건설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핵실험이 진행된 만탑산 인근에는 2006년 1차 핵실험 전까지도 주민들이 살았고 통행도 단속하지 않았지만 핵실험 이후에 초소들이 생기고 현지 주민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특이한 점은 풍계리에서 작업하던 군부대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부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정 작업자가 핵 관련 정보의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신경 쓰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핵을 다루는 부대의 특성상 131지도국에선 방사능 피폭자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탈북자는 “고향에 131지도국에서 일하다 방사능에 피폭돼 감정제대(의병제대)로 고향에 돌아온 병사가 있었다”면서 “겉은 멀쩡했지만 특급 영예군인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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