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에 비비탄 쏘고 도주… 미군 심야난동 블랙박스 영상

등록 2013.03.05.

서울 도심에서 행인들에게 장난감 총을 쏘아댄 뒤 경찰과 시민을 차로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한미군 3명 중 2명이 4일 경찰에 출석해 관련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이 쏜 총에 맞은 리처드 베커 딕슨 상병(23)은 상처 치료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관의 생명이 위협당한 범죄가 발생했는데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강제수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 총상 입은 미군은 출석 안 해

사건 차량인 회색 옵티마의 소유주 로페즈 크리스천 하사(26)는 이날 오후 2시 전투복 차림으로 미군 대표, 민간인 변호사 등과 함께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약 7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사고 차량 뒷자리에 탔던 여군 웬디 상병(22)은 같은 날 오후 6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당초 뒷자리에 동승한 여성이 크리스천 하사의 부인으로 알려졌지만 미군 범죄수사대(CID)의 조사결과 웬디 상병으로 확인됐다.

크리스천 하사는 이날 조사에서 “장난감 총(비비탄총·Ball Bullet)을 쏘고 경찰 검문에 불응해 차를 타고 도주한 것이 맞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도주차량이 경찰관을 들이받은 혐의도 시인했다. 경찰은 “크리스천 하사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그는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이날 오전 경찰에서 조사받은 첫 신고자는 “미군들이 나를 겨냥해 (비비탄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크리스천 하사는 조사를 마친 뒤 미군 헌병대에 신병이 인도돼 구금됐다. 구금되면 출국이 금지되고 경찰이 요구하면 언제든 조사에 응해야 한다. 경찰은 이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와 도로교통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미군은 도주차량을 운전하다 총상을 입은 딕슨 상병에 대해서는 “왼쪽 어깨를 다쳐 진통제를 맞으며 육군병원에서 치료 중이라 당장은 조사가 어렵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딕슨 상병의 어깨에 박힌 유탄을 확보해 경찰이 발사한 총알인지 확인하려 했지만 딕슨 상병과 미군 의사는 몸에 박힌 유탄을 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은 미군 측으로부터 탄두를 제출받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미군과 시기를 조율해 딕슨 상병의 조사 시점을 정할 계획이지만 2, 3일 내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영장을 발부받아도 강제구인은 SOFA 규정에 따라 미군의 동의 없이는 힘들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한국 경찰이 자체적으로 영내 조사를 벌일 수 있다는 규정은 없지만 미군 측에서 조사 자료를 실시간으로 보낼 정도로 협조적이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도주 차량 혈흔과 함께 발견

이날 오전 8시 55분경 경찰은 미군이 사용한 옵티마 차량을 용산구 문배동의 한 고가도로 밑에서 발견했다. 주한미군 부대 입구와 불과 1km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미군이 차량을 이곳에 버리고 걸어서 영내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차 안에는 30여 개의 비비탄 총알과 뜯겨진 차량 앞 번호판이 있었다. 운전석과 운전석 문 손잡이에서 각각 한 점과 두 점의 혈흔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이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명확히 밝히려면 딕슨 상병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딕슨 상병의 음주 여부를 가리기 위해 CID에 그의 혈액 제출을 요구했다. 차량에서 발견된 혈흔과 유전자(DNA)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구강세포 제출도 요구했다.

미8군은 3일 해당 미군들이 음주를 하지 않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미군이 단지 비비탄총으로 행인들을 쏜 행위 때문에 도주했다는 설명은 석연치 않다고 보고 마약검사를 위해 미군에 모발 채취도 요구할 계획이다. 차량에서 사건 당시 사용했던 비비탄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 도심 질주하는데 왜 순찰차는 보이지 않았나

미군과 경찰의 심야추격전은 약 13분간 계속됐다. 하지만 미군을 뒤쫓은 것은 초급 경찰관 한 명과 택시운전사였다. 성수사거리 인근 막다른 골목에서 진로가 막혀 있는 미군의 위치를 제보한 것도 주민이었다. 난동을 부린 차량이 도심을 질주하는데도 왜 다른 경찰차는 출동하지 않았을까.

용산경찰서는 3일 0시 임성묵 순경(30)이 도주한 차량을 뒤쫓기 시작한 3분 뒤 관내 5곳에 경찰 인력 배치를 지시했다. 용산구 보광동 폴리텍대학 인근과 청화아파트 녹사평 교차로 등이다. 하지만 해당 교차로에는 도주차량이 지나가지 않거나 이미 떠난 뒤였다.

서울지방경찰청도 2일 오후 11시 53분경 112신고가 접수되자마자 13개 경찰서에 “총기관련 사건이 접수됐으니 긴급배치를 준비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사건 장소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경찰차가 도주하는 미군을 따라가지 못했다. 또 긴급배치도 이미 사전에 정해진 길목을 차단하는 것이어서 해당 길목을 지나가지 않은 미군차량에는 아무 효과도 없었다. 강력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12지령실과 치안상황실을 합쳐 통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도주차량 추격에는 유명무실했던 것이다.

미군 차량을 뒤쫓다 부상한 임 순경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막다른 골목에서) 미군이 웅크리거나 당황하는 표정 없이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며 “교육에서 배운 대로 했지만 실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 순경은 미군 차량에 치였지만 병원을 찾는 대신 바로 이태원지구대에 복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임 순경은 “아팠지만 사건을 수습하고 보고를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준일·김성모 기자 jikim@donga.com

▼ 미군범죄 2012년에만 344건 ▼

■ 2007년 283건서 해마다 늘어 “獨-日 주둔 미군보다 불안정, 신변보호 특혜도 범죄 한몫”

최근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2007년 283건이던 미군 범죄는 2011년 341건, 지난해에는 344건으로 늘었다.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부분이 뺑소니, 도로교통법 등 교통질서를 어긴 것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강간 추행 폭행 등 강력범죄도 매해 50건 가까이 일어났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박정경수 씨는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미군에 비해 한국으로 오는 미군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상당수 미군들이 한국을 ‘전쟁 진행 중인 국가’로 알고 근무를 꺼리면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병력은 유럽이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2011년 미국 국방부 국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미군 병력 현황’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괌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6만5221명, 아프가니스탄에 10만9200명, 중동 국가에 1만4028명의 미군을 배치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사령부에는 7만985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박 씨는 “독일, 일본 등에는 가족들을 동반해 파견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주둔하는 장병은 대부분 홀로 파견된다”면서 “불안정한 상태의 미군이 많은 것도 범죄율이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라크 파병 인원이 많아지면서 미국에서는 병사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집 인원이 늘면서 예전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장병이 유입돼 주한미군 범죄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군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특혜를 악용하는 게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범죄를 저질러도 미군 영내로 도망가면 신변을 보호받는다. 그 후 시간을 끌며 가벼운 선고를 받고 한국을 떠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주한미군 사이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박 씨는 “현행범은 우리가 체포해 1차 조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서울 도심에서 행인들에게 장난감 총을 쏘아댄 뒤 경찰과 시민을 차로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한미군 3명 중 2명이 4일 경찰에 출석해 관련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이 쏜 총에 맞은 리처드 베커 딕슨 상병(23)은 상처 치료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관의 생명이 위협당한 범죄가 발생했는데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강제수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 총상 입은 미군은 출석 안 해

사건 차량인 회색 옵티마의 소유주 로페즈 크리스천 하사(26)는 이날 오후 2시 전투복 차림으로 미군 대표, 민간인 변호사 등과 함께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약 7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사고 차량 뒷자리에 탔던 여군 웬디 상병(22)은 같은 날 오후 6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당초 뒷자리에 동승한 여성이 크리스천 하사의 부인으로 알려졌지만 미군 범죄수사대(CID)의 조사결과 웬디 상병으로 확인됐다.

크리스천 하사는 이날 조사에서 “장난감 총(비비탄총·Ball Bullet)을 쏘고 경찰 검문에 불응해 차를 타고 도주한 것이 맞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도주차량이 경찰관을 들이받은 혐의도 시인했다. 경찰은 “크리스천 하사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그는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이날 오전 경찰에서 조사받은 첫 신고자는 “미군들이 나를 겨냥해 (비비탄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크리스천 하사는 조사를 마친 뒤 미군 헌병대에 신병이 인도돼 구금됐다. 구금되면 출국이 금지되고 경찰이 요구하면 언제든 조사에 응해야 한다. 경찰은 이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와 도로교통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미군은 도주차량을 운전하다 총상을 입은 딕슨 상병에 대해서는 “왼쪽 어깨를 다쳐 진통제를 맞으며 육군병원에서 치료 중이라 당장은 조사가 어렵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딕슨 상병의 어깨에 박힌 유탄을 확보해 경찰이 발사한 총알인지 확인하려 했지만 딕슨 상병과 미군 의사는 몸에 박힌 유탄을 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은 미군 측으로부터 탄두를 제출받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미군과 시기를 조율해 딕슨 상병의 조사 시점을 정할 계획이지만 2, 3일 내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영장을 발부받아도 강제구인은 SOFA 규정에 따라 미군의 동의 없이는 힘들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한국 경찰이 자체적으로 영내 조사를 벌일 수 있다는 규정은 없지만 미군 측에서 조사 자료를 실시간으로 보낼 정도로 협조적이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도주 차량 혈흔과 함께 발견

이날 오전 8시 55분경 경찰은 미군이 사용한 옵티마 차량을 용산구 문배동의 한 고가도로 밑에서 발견했다. 주한미군 부대 입구와 불과 1km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미군이 차량을 이곳에 버리고 걸어서 영내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차 안에는 30여 개의 비비탄 총알과 뜯겨진 차량 앞 번호판이 있었다. 운전석과 운전석 문 손잡이에서 각각 한 점과 두 점의 혈흔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이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명확히 밝히려면 딕슨 상병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딕슨 상병의 음주 여부를 가리기 위해 CID에 그의 혈액 제출을 요구했다. 차량에서 발견된 혈흔과 유전자(DNA)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구강세포 제출도 요구했다.

미8군은 3일 해당 미군들이 음주를 하지 않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미군이 단지 비비탄총으로 행인들을 쏜 행위 때문에 도주했다는 설명은 석연치 않다고 보고 마약검사를 위해 미군에 모발 채취도 요구할 계획이다. 차량에서 사건 당시 사용했던 비비탄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 도심 질주하는데 왜 순찰차는 보이지 않았나

미군과 경찰의 심야추격전은 약 13분간 계속됐다. 하지만 미군을 뒤쫓은 것은 초급 경찰관 한 명과 택시운전사였다. 성수사거리 인근 막다른 골목에서 진로가 막혀 있는 미군의 위치를 제보한 것도 주민이었다. 난동을 부린 차량이 도심을 질주하는데도 왜 다른 경찰차는 출동하지 않았을까.

용산경찰서는 3일 0시 임성묵 순경(30)이 도주한 차량을 뒤쫓기 시작한 3분 뒤 관내 5곳에 경찰 인력 배치를 지시했다. 용산구 보광동 폴리텍대학 인근과 청화아파트 녹사평 교차로 등이다. 하지만 해당 교차로에는 도주차량이 지나가지 않거나 이미 떠난 뒤였다.

서울지방경찰청도 2일 오후 11시 53분경 112신고가 접수되자마자 13개 경찰서에 “총기관련 사건이 접수됐으니 긴급배치를 준비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사건 장소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경찰차가 도주하는 미군을 따라가지 못했다. 또 긴급배치도 이미 사전에 정해진 길목을 차단하는 것이어서 해당 길목을 지나가지 않은 미군차량에는 아무 효과도 없었다. 강력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12지령실과 치안상황실을 합쳐 통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도주차량 추격에는 유명무실했던 것이다.

미군 차량을 뒤쫓다 부상한 임 순경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막다른 골목에서) 미군이 웅크리거나 당황하는 표정 없이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며 “교육에서 배운 대로 했지만 실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 순경은 미군 차량에 치였지만 병원을 찾는 대신 바로 이태원지구대에 복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임 순경은 “아팠지만 사건을 수습하고 보고를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준일·김성모 기자 jikim@donga.com

▼ 미군범죄 2012년에만 344건 ▼

■ 2007년 283건서 해마다 늘어 “獨-日 주둔 미군보다 불안정, 신변보호 특혜도 범죄 한몫”

최근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2007년 283건이던 미군 범죄는 2011년 341건, 지난해에는 344건으로 늘었다.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부분이 뺑소니, 도로교통법 등 교통질서를 어긴 것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강간 추행 폭행 등 강력범죄도 매해 50건 가까이 일어났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박정경수 씨는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미군에 비해 한국으로 오는 미군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상당수 미군들이 한국을 ‘전쟁 진행 중인 국가’로 알고 근무를 꺼리면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병력은 유럽이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2011년 미국 국방부 국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미군 병력 현황’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괌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6만5221명, 아프가니스탄에 10만9200명, 중동 국가에 1만4028명의 미군을 배치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사령부에는 7만985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박 씨는 “독일, 일본 등에는 가족들을 동반해 파견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주둔하는 장병은 대부분 홀로 파견된다”면서 “불안정한 상태의 미군이 많은 것도 범죄율이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라크 파병 인원이 많아지면서 미국에서는 병사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집 인원이 늘면서 예전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장병이 유입돼 주한미군 범죄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군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특혜를 악용하는 게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범죄를 저질러도 미군 영내로 도망가면 신변을 보호받는다. 그 후 시간을 끌며 가벼운 선고를 받고 한국을 떠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주한미군 사이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박 씨는 “현행범은 우리가 체포해 1차 조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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