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에 …

등록 2013.03.07.

정치계를 은퇴한 후 자유인으로 돌아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신의 인생론을 담은 에세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출간했다. 제목처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철학적 질문에 대해 유시민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나름의 해법을 담았다.

유시민의 전환점은 어느 날 문득 화장실 거울에 비친 본인의 얼굴을 보면서 시작됐다. “얼마남았지?” 처음으로 자신에게 남은 시간과 죽음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시작한지 십여 년. “썩 행복하고 즐거운 삶은 아니었다...돌이켜보면 행복한 날이 거의 없었다”고 헛헛한 고백을 토해낸다. “조금 늦었다 싶지만 이제부터라도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본인이 밝히는 그의 공식 직업은 ‘지식소매상’. “낚시도 하고 당구도 치고 바둑도 두고 글도 쓰면서 지낸다”는 그를 만났다.

Q: 어떻게 지냈나?

A: 파주에 작업실을 하나 만들어서 책 읽고 글 쓰고 대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뒹굴면서 책 읽는 것. 그게 제일 좋아요. 그 다음에 책을 읽고 생각하다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글을 쓰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아무나가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좋아하죠.

Q: 요즘 취미 생활은?

A: 축구. 어릴 때부터 축구광이었어요. 그리고 낚시 또 가끔은 당구, 그리고 우리 집 꼬마랑 바둑. 예전에는 고스톱이나 포커도 좀 쳤는데 공적 영역으로 들어온 후로는 그런 거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요즘은 제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고 해서 하자는 사람이 없어요.(웃음)

Q: 정치인 유시민을 돌아보면?

A: 음… 나는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바꾸고 싶었죠. 근데 정치를 못 바꿨어요. 대통령이 되려고 정치를 했다 이런 건 처음부터 아니었고요. 정치를 바꾸자. 정당을 바꾸자. 정책을 바꾸자. 그게 저의 목표였죠.

잘 못살아왔다 그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기쁠 때가 별로 없었거든요...어떤 사람에게는 정치가 굉장히 많은 즐거움과 보람을 주기도 하고,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괴로움들을 아주 작게 느끼기도 해요. 그런 분들에게는 정치 자체가 굉장히 즐거운 일이죠. 그런데 제 경우에는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면 좋은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죠. 그런데 5분 축사를 하기 위해 아침 첫 비행기로 출발을 해서 축사를 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요. 집에 오면 밤이 되어 있어요. 5분을 위해 하루를 순전히 길에다 깔고 다녀오는 거에요. 그 행위를 통해서 정치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거라면 그것이 즐거운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 경우에는 굉장히 인생을 소모하고 있다는 느낌, 제 자신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무척 강하게 들었어요. 제 경우에는 정치의 일상이 어떤 귀한 삶을 소비해버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들 때문에 소소한 기쁨이 있어도 상실감을 메울 만큼이 안 되는 거죠.

Q: 책에 ‘정치인으로 살면서 참을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는데...

A: 누군가 사실에 의거해서 또는 사실이 아닌 걸로 날 비난할 때 그럴 때 맞서 싸우기가 참 힘들어요. 왜냐하면 유권자하고 싸우는 게 되고 또는 언론하고 싸우는 게 되기 때문에 싸우면 싸울수록 더 많은 공격이 날아와요. 그러니까 목숨 걸린 것 아니면 그냥 욕 얻어먹고 지나가야죠.

Q: 정계에 뛰어든 것에 대해 후회하나?

A: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직업정치는 우연히, 준비 없이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제 10년을 그렇게 산 거죠. 사전에 정치의 일상이 요구하는 괴로움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또 그것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 충분히 심사숙고 했더라면 정치를 안 했겠죠. 제 경우라면….

Q: 앞으로는 어떻게 살 계획인가?

A: 내 자신이 생각할 때 의미 있는 삶. 그 다음에 기쁜 삶...그런 일상을 살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요.(웃음)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을 하는 것도 의미 있고 좋은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인생을 채우기에는 좀 너무 억울한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강하게 지금 있는 거죠.
제공: 교보문고 북뉴스
정리: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정치계를 은퇴한 후 자유인으로 돌아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신의 인생론을 담은 에세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출간했다. 제목처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철학적 질문에 대해 유시민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나름의 해법을 담았다.

유시민의 전환점은 어느 날 문득 화장실 거울에 비친 본인의 얼굴을 보면서 시작됐다. “얼마남았지?” 처음으로 자신에게 남은 시간과 죽음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시작한지 십여 년. “썩 행복하고 즐거운 삶은 아니었다...돌이켜보면 행복한 날이 거의 없었다”고 헛헛한 고백을 토해낸다. “조금 늦었다 싶지만 이제부터라도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본인이 밝히는 그의 공식 직업은 ‘지식소매상’. “낚시도 하고 당구도 치고 바둑도 두고 글도 쓰면서 지낸다”는 그를 만났다.

Q: 어떻게 지냈나?

A: 파주에 작업실을 하나 만들어서 책 읽고 글 쓰고 대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뒹굴면서 책 읽는 것. 그게 제일 좋아요. 그 다음에 책을 읽고 생각하다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글을 쓰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아무나가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좋아하죠.

Q: 요즘 취미 생활은?

A: 축구. 어릴 때부터 축구광이었어요. 그리고 낚시 또 가끔은 당구, 그리고 우리 집 꼬마랑 바둑. 예전에는 고스톱이나 포커도 좀 쳤는데 공적 영역으로 들어온 후로는 그런 거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요즘은 제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고 해서 하자는 사람이 없어요.(웃음)

Q: 정치인 유시민을 돌아보면?

A: 음… 나는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바꾸고 싶었죠. 근데 정치를 못 바꿨어요. 대통령이 되려고 정치를 했다 이런 건 처음부터 아니었고요. 정치를 바꾸자. 정당을 바꾸자. 정책을 바꾸자. 그게 저의 목표였죠.

잘 못살아왔다 그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기쁠 때가 별로 없었거든요...어떤 사람에게는 정치가 굉장히 많은 즐거움과 보람을 주기도 하고,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괴로움들을 아주 작게 느끼기도 해요. 그런 분들에게는 정치 자체가 굉장히 즐거운 일이죠. 그런데 제 경우에는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면 좋은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죠. 그런데 5분 축사를 하기 위해 아침 첫 비행기로 출발을 해서 축사를 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요. 집에 오면 밤이 되어 있어요. 5분을 위해 하루를 순전히 길에다 깔고 다녀오는 거에요. 그 행위를 통해서 정치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거라면 그것이 즐거운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 경우에는 굉장히 인생을 소모하고 있다는 느낌, 제 자신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무척 강하게 들었어요. 제 경우에는 정치의 일상이 어떤 귀한 삶을 소비해버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들 때문에 소소한 기쁨이 있어도 상실감을 메울 만큼이 안 되는 거죠.

Q: 책에 ‘정치인으로 살면서 참을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는데...

A: 누군가 사실에 의거해서 또는 사실이 아닌 걸로 날 비난할 때 그럴 때 맞서 싸우기가 참 힘들어요. 왜냐하면 유권자하고 싸우는 게 되고 또는 언론하고 싸우는 게 되기 때문에 싸우면 싸울수록 더 많은 공격이 날아와요. 그러니까 목숨 걸린 것 아니면 그냥 욕 얻어먹고 지나가야죠.

Q: 정계에 뛰어든 것에 대해 후회하나?

A: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직업정치는 우연히, 준비 없이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제 10년을 그렇게 산 거죠. 사전에 정치의 일상이 요구하는 괴로움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또 그것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 충분히 심사숙고 했더라면 정치를 안 했겠죠. 제 경우라면….

Q: 앞으로는 어떻게 살 계획인가?

A: 내 자신이 생각할 때 의미 있는 삶. 그 다음에 기쁜 삶...그런 일상을 살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요.(웃음)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을 하는 것도 의미 있고 좋은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인생을 채우기에는 좀 너무 억울한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강하게 지금 있는 거죠.
제공: 교보문고 북뉴스
정리: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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