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배치 K-9 자주포, 구룡 다연장로켓포 전력

등록 2013.03.15.
북한이 백령도 맞은편인 황해남도 내륙 지역에 장사정포를 배치한 것은 더 먼 거리에서 ‘긴 펀치’로 서북도서를 타격해 한국군의 대응 계획에 차질을 초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은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K-9 자주포와 130mm 다연장로켓인 ‘구룡’을 증강 배치했다. 당시 북한군이 ‘일제타격(TOT)’ 방식으로 포탄 170여 발을 연평도와 인근 해상에 쏟아 부은 데 반해 적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격파할 수 있는 대응 전력이 부족해 아군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북한이 서북도서 인근에 집중 배치한 포병 전력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고려한 조치였다.

K-9 자주포와 구룡은 정확도와 파괴력 측면에서 북한이 서해 최전방 지역 섬과 해안지역에 배치한 122mm 방사포나 76mm 해안포보다 월등하다. 실제 서북도서에 K-9 자주포와 구룡이 보강되면서 대북전력과 화력 면에서 연평도 도발 이전보다 4, 5배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또다시 서북도서에 포격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증강된 포병 전력으로 도발원점을 강력 응징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은 한국군의 이런 경고가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꿰뚫어 보고 있다. 연평도 도발과 같은 수법으로 백령도를 건드릴 경우 한국군 해병부대에 치명타를 입히기는커녕 호되게 당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히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포병학과를 다녔고, 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백령도를 겨냥해 한층 강력하고 기발한 도발 수법을 예하부대에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일환으로 장사정포를 백령도와 마주 보고 있는 서해 내륙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북한군 장사정포는 사거리 연장탄(RAP)을 사용할 경우 최대사거리가 54∼65km에 달한다. 특히 240mm 방사포는 군용트럭에 20여 개의 로켓 발사관을 탑재한 다연장포로 한 차례 발사로 축구장 4, 5배 면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무차별 포격을 가할 수 있다. 강력한 기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김정은이 백령도와 가까운 월내도 방어대에 이어 서해 내륙의 ‘백령도 타격부대’인 641장사정포 부대를 방문했을 때도 170mm 자주포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백령도에서 50km 이상 떨어진 황해남도 내륙기지에서 장사정포로 기습포격을 감행해 ‘제2의 연평도 도발’을 획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런 도발을 일으킬 경우 군 당국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아닌 합동참모본부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전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서게 된다. 공군 전투기를 이용한 정밀폭격이나 육상에 배치된 사거리 60km 이상의 육군 다연장로켓포(MLRS)와 사거리 160km급의 전술지대지미사일(에이테킴스) 등으로 도발원점과 지원, 지휘세력에 대한 보복 타격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다. 공군 전투기가 정밀타격을 하려면 북한 서해지역의 지대공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정밀유도무기를 발사해야 한다. SA-10, KN-06 등 북한이 서해 지역에 배치한 지대공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100km에 달한다. 이만큼 먼 거리에서 적진을 공격할 수 있는 정밀유도무기는 공대지미사일(SLAM-ER) 정도인데 최근 성능에 일부 문제가 생긴 데다 수량도 40여 발에 불과하다. 연평도 도발 이후 북한의 서해 내륙기지의 갱도 속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해온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도 기술적 문제로 서북도서의 실전 배치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대사거리가 100km 이상으로 산 뒤편에 숨은 북한 장사정포를 잡을 수 있는 한국형중거리정밀유도폭탄(KGGB)도 지난해 말부터 일부 전투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해 아직 수량이 충분치 않다.

북한이 황해남도 서해안을 따라 배치한 함대함·지대함 미사일도 우리 군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최대사거리 80km인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은 북한 해군 함정에서 발사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에 접근하는 아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2002년 6월 제2차 연평해전 당시 한국 해군 초계함이 북한 경비정을 쫓다가 서해기지에 정박한 북 경비정의 스틱스 미사일 발사 신호를 포착하자 결국 채프(적의 레이더 신호를 교란하는 물질)를 뿌리면서 추격을 포기해야 했다. 최대사거리가 80km인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은 한 발로 구축함을 격침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다.

합참의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지역의 각종 미사일로 아군 해·공군 전력의 손발을 묶는 동시에 장사정포로 서북도서를 타격할 경우 충분한 보복 응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영상은 한국군 K-9자주포, 구룡 다연장 로켓포의 훈련시 발사 영상이다.

북한이 백령도 맞은편인 황해남도 내륙 지역에 장사정포를 배치한 것은 더 먼 거리에서 ‘긴 펀치’로 서북도서를 타격해 한국군의 대응 계획에 차질을 초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은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K-9 자주포와 130mm 다연장로켓인 ‘구룡’을 증강 배치했다. 당시 북한군이 ‘일제타격(TOT)’ 방식으로 포탄 170여 발을 연평도와 인근 해상에 쏟아 부은 데 반해 적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격파할 수 있는 대응 전력이 부족해 아군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북한이 서북도서 인근에 집중 배치한 포병 전력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고려한 조치였다.

K-9 자주포와 구룡은 정확도와 파괴력 측면에서 북한이 서해 최전방 지역 섬과 해안지역에 배치한 122mm 방사포나 76mm 해안포보다 월등하다. 실제 서북도서에 K-9 자주포와 구룡이 보강되면서 대북전력과 화력 면에서 연평도 도발 이전보다 4, 5배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또다시 서북도서에 포격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증강된 포병 전력으로 도발원점을 강력 응징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은 한국군의 이런 경고가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꿰뚫어 보고 있다. 연평도 도발과 같은 수법으로 백령도를 건드릴 경우 한국군 해병부대에 치명타를 입히기는커녕 호되게 당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히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포병학과를 다녔고, 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백령도를 겨냥해 한층 강력하고 기발한 도발 수법을 예하부대에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일환으로 장사정포를 백령도와 마주 보고 있는 서해 내륙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북한군 장사정포는 사거리 연장탄(RAP)을 사용할 경우 최대사거리가 54∼65km에 달한다. 특히 240mm 방사포는 군용트럭에 20여 개의 로켓 발사관을 탑재한 다연장포로 한 차례 발사로 축구장 4, 5배 면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무차별 포격을 가할 수 있다. 강력한 기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김정은이 백령도와 가까운 월내도 방어대에 이어 서해 내륙의 ‘백령도 타격부대’인 641장사정포 부대를 방문했을 때도 170mm 자주포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백령도에서 50km 이상 떨어진 황해남도 내륙기지에서 장사정포로 기습포격을 감행해 ‘제2의 연평도 도발’을 획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런 도발을 일으킬 경우 군 당국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아닌 합동참모본부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전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서게 된다. 공군 전투기를 이용한 정밀폭격이나 육상에 배치된 사거리 60km 이상의 육군 다연장로켓포(MLRS)와 사거리 160km급의 전술지대지미사일(에이테킴스) 등으로 도발원점과 지원, 지휘세력에 대한 보복 타격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다. 공군 전투기가 정밀타격을 하려면 북한 서해지역의 지대공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정밀유도무기를 발사해야 한다. SA-10, KN-06 등 북한이 서해 지역에 배치한 지대공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100km에 달한다. 이만큼 먼 거리에서 적진을 공격할 수 있는 정밀유도무기는 공대지미사일(SLAM-ER) 정도인데 최근 성능에 일부 문제가 생긴 데다 수량도 40여 발에 불과하다. 연평도 도발 이후 북한의 서해 내륙기지의 갱도 속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해온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도 기술적 문제로 서북도서의 실전 배치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대사거리가 100km 이상으로 산 뒤편에 숨은 북한 장사정포를 잡을 수 있는 한국형중거리정밀유도폭탄(KGGB)도 지난해 말부터 일부 전투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해 아직 수량이 충분치 않다.

북한이 황해남도 서해안을 따라 배치한 함대함·지대함 미사일도 우리 군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최대사거리 80km인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은 북한 해군 함정에서 발사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에 접근하는 아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2002년 6월 제2차 연평해전 당시 한국 해군 초계함이 북한 경비정을 쫓다가 서해기지에 정박한 북 경비정의 스틱스 미사일 발사 신호를 포착하자 결국 채프(적의 레이더 신호를 교란하는 물질)를 뿌리면서 추격을 포기해야 했다. 최대사거리가 80km인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은 한 발로 구축함을 격침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다.

합참의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지역의 각종 미사일로 아군 해·공군 전력의 손발을 묶는 동시에 장사정포로 서북도서를 타격할 경우 충분한 보복 응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영상은 한국군 K-9자주포, 구룡 다연장 로켓포의 훈련시 발사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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