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커집단, 北사이트 ‘우리민족끼리’ 계정 9001개 공개

등록 2013.04.05.
한국 교수-교사-기자 e메일 포함돼 파문

국내 포털 주소로 1800여명 가입… 누리꾼들 ‘종북인사’ 신상캐기 나서

국정원 “스스로 가입땐 국보법 위반”

북한의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국제해킹단체에 해킹당해 회원 9001명의 신상이 유출됐다. 이 명단에는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 국내 포털사이트의 e메일 계정으로 북한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 다수 발견돼 파문이 예상된다.

국제해킹단체 어나니머스(‘익명’이라는 뜻)는 4일 ‘우리민족끼리’ 회원 9001명의 아이디와 e메일 주소, 성별과 생년월일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어나니머스는 3일 △북한의 핵위협 중단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사퇴 △북한의 자유민주주의화 △북한 주민의 인터넷 제한 해제를 요구하며 “북한 내부 인트라넷과 메일서버, 웹서버를 해킹해 우리민족끼리 회원 1만5000명의 신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뒤 다음 날인 4일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어나니머스는 “우선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을 삭제한 뒤 북한의 나쁜 독재정부도 지워버리겠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가 공개된 회원 9001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국내 포털의 e메일 주소로 가입한 회원이 1800명을 넘었다. 다음과 한메일이 1590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226개)와 네이트(38개)가 뒤를 이었다. 중국 사이트 ‘시나닷컴’이나 미국 사이트인 ‘야후’ ‘라이코스’ 등의 계정을 이용한 회원도 여럿 눈에 띄었다. 북한식 이름인 ‘리명철’ ‘리순영’ ‘리만철’ 등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회원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이날 유출된 명단에 적힌 신상정보를 통해 ‘종북인사’ 찾기에 나섰다. 이들은 국내인사들의 실명을 찾아 속속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회원 중에는 대학교수, 친북 성향 정당원, 인터넷 매체 기자, 대학생, 교사,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회원 등도 있었다. 회원 명단에 적힌 인물이 자발적으로 회원으로 가입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정보를 도용당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공개된 회원 9001명의 정보를 토대로 신상 파악에 나섰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북한 사이트에 가입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트와는 별도로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도 해킹됐다. 이 트위터 계정은 ‘hacked’라는 문구를 앞에 붙인 북한 사이트 주소를 적은 글을 여러 개 올렸다. 이 주소는 구국전선, 우리민족강당 등 또 다른 대남선전용 홈페이지였지만 이 사이트들도 모두 해킹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 사이트가 외부에 의해 해킹당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해킹한 주체가 누구인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는 4일 한때 김정은을 희화화한 사진과 함께 현상금 100만 달러(약 11억2800만 원)를 적어놓은 ‘현상수배문’이 걸렸다. 이 사진은 김정은과 만화 서유기의 돼지 캐릭터 저팔계를 합성한 뒤 배에 만화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그렸다. 사진 밑엔 “핵과 미키마우스를 사랑하는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조동주·권오혁 기자 djc@donga.com

한국 교수-교사-기자 e메일 포함돼 파문

국내 포털 주소로 1800여명 가입… 누리꾼들 ‘종북인사’ 신상캐기 나서

국정원 “스스로 가입땐 국보법 위반”

북한의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국제해킹단체에 해킹당해 회원 9001명의 신상이 유출됐다. 이 명단에는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 국내 포털사이트의 e메일 계정으로 북한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 다수 발견돼 파문이 예상된다.

국제해킹단체 어나니머스(‘익명’이라는 뜻)는 4일 ‘우리민족끼리’ 회원 9001명의 아이디와 e메일 주소, 성별과 생년월일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어나니머스는 3일 △북한의 핵위협 중단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사퇴 △북한의 자유민주주의화 △북한 주민의 인터넷 제한 해제를 요구하며 “북한 내부 인트라넷과 메일서버, 웹서버를 해킹해 우리민족끼리 회원 1만5000명의 신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뒤 다음 날인 4일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어나니머스는 “우선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을 삭제한 뒤 북한의 나쁜 독재정부도 지워버리겠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가 공개된 회원 9001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국내 포털의 e메일 주소로 가입한 회원이 1800명을 넘었다. 다음과 한메일이 1590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226개)와 네이트(38개)가 뒤를 이었다. 중국 사이트 ‘시나닷컴’이나 미국 사이트인 ‘야후’ ‘라이코스’ 등의 계정을 이용한 회원도 여럿 눈에 띄었다. 북한식 이름인 ‘리명철’ ‘리순영’ ‘리만철’ 등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회원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이날 유출된 명단에 적힌 신상정보를 통해 ‘종북인사’ 찾기에 나섰다. 이들은 국내인사들의 실명을 찾아 속속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회원 중에는 대학교수, 친북 성향 정당원, 인터넷 매체 기자, 대학생, 교사,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회원 등도 있었다. 회원 명단에 적힌 인물이 자발적으로 회원으로 가입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정보를 도용당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공개된 회원 9001명의 정보를 토대로 신상 파악에 나섰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북한 사이트에 가입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트와는 별도로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도 해킹됐다. 이 트위터 계정은 ‘hacked’라는 문구를 앞에 붙인 북한 사이트 주소를 적은 글을 여러 개 올렸다. 이 주소는 구국전선, 우리민족강당 등 또 다른 대남선전용 홈페이지였지만 이 사이트들도 모두 해킹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 사이트가 외부에 의해 해킹당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해킹한 주체가 누구인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는 4일 한때 김정은을 희화화한 사진과 함께 현상금 100만 달러(약 11억2800만 원)를 적어놓은 ‘현상수배문’이 걸렸다. 이 사진은 김정은과 만화 서유기의 돼지 캐릭터 저팔계를 합성한 뒤 배에 만화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그렸다. 사진 밑엔 “핵과 미키마우스를 사랑하는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조동주·권오혁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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