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경협-안보 손잡은 아베, 中포위망 조인다

등록 2013.04.30.
■ 푸틴과 모스크바서 정상회담… 평화조약 체결교섭 재개 합의

쿠릴 4개섬 반환협상 함께 진행… 외교-국방장관 회담도 정례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9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쿠릴 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문제 및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교섭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양국 간 안전보장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과 공동전선을 펼치던 대만과 10일 어업협정을 체결한 데 이은 것으로 일본의 우방을 늘려 중국 포위망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평화조약 체결 교섭을 재개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조건인 쿠릴 4개 섬 반환과 관련해 “상호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 작성을 가속화하도록 각국 외교부에 지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을 포함해 접촉을 확대하고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을 주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일본이 2+2 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미국, 호주에 이어 러시아가 세 번째로 중국 포위망 구축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내년에 일본에 초대했다”며 “이번에 양국 정상 간에 신뢰관계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북한 문제를 포함해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에너지 통상 투자 문화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전폭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미쓰비시 등 극동아시아에 투자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일본 기업인 120명이 동반했다.

일-러 양국이 쿠릴 4개 섬 반환 협상에 성공하면 동아시아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등에 업은 러시아의 극동아시아 진출이 본격화되면 중국은 물론이고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일본과 러시아는 1956년 일-소 공동선언에서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평화조약은 체결하지 못했다. 쿠릴 4개 섬 반환 문제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

쿠릴 4개 섬은 홋카이도 동북쪽 쿠릴 열도 최남단의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國後) 이투루프(에토로후·擇捉) 시코탄(시코탄·色丹) 하보마이(하보마이·齒舞) 등 4개 섬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옛 소련이 점령했다. 소련은 공동선언에서 평화조약 체결 후 시코탄과 하보마이 2개 섬 양도를 약속했으나 일본 정부가 4개 섬 일괄 반환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양국은 2개 섬 양도를 약속한 공동선언을 토대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4개 섬 반환을 요구하면서도 2개 섬, 3개 섬 우선 반환, 면적 2등분 등 다양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섬 주민들의 생활을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며 전면 반환 주장을 경계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의 결단이 없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내가 직접 협상안을 챙기겠다”고 말해 러시아와의 대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헌법 어디에도 군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을 수정하는 것은 자민당의 책임이다.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에 합당한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생각이다”라고 말해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 방침을 분명히 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푸틴과 모스크바서 정상회담… 평화조약 체결교섭 재개 합의

쿠릴 4개섬 반환협상 함께 진행… 외교-국방장관 회담도 정례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9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쿠릴 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문제 및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교섭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양국 간 안전보장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과 공동전선을 펼치던 대만과 10일 어업협정을 체결한 데 이은 것으로 일본의 우방을 늘려 중국 포위망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평화조약 체결 교섭을 재개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조건인 쿠릴 4개 섬 반환과 관련해 “상호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 작성을 가속화하도록 각국 외교부에 지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을 포함해 접촉을 확대하고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을 주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일본이 2+2 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미국, 호주에 이어 러시아가 세 번째로 중국 포위망 구축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내년에 일본에 초대했다”며 “이번에 양국 정상 간에 신뢰관계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북한 문제를 포함해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에너지 통상 투자 문화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전폭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미쓰비시 등 극동아시아에 투자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일본 기업인 120명이 동반했다.

일-러 양국이 쿠릴 4개 섬 반환 협상에 성공하면 동아시아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등에 업은 러시아의 극동아시아 진출이 본격화되면 중국은 물론이고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일본과 러시아는 1956년 일-소 공동선언에서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평화조약은 체결하지 못했다. 쿠릴 4개 섬 반환 문제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

쿠릴 4개 섬은 홋카이도 동북쪽 쿠릴 열도 최남단의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國後) 이투루프(에토로후·擇捉) 시코탄(시코탄·色丹) 하보마이(하보마이·齒舞) 등 4개 섬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옛 소련이 점령했다. 소련은 공동선언에서 평화조약 체결 후 시코탄과 하보마이 2개 섬 양도를 약속했으나 일본 정부가 4개 섬 일괄 반환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양국은 2개 섬 양도를 약속한 공동선언을 토대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4개 섬 반환을 요구하면서도 2개 섬, 3개 섬 우선 반환, 면적 2등분 등 다양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섬 주민들의 생활을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며 전면 반환 주장을 경계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의 결단이 없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내가 직접 협상안을 챙기겠다”고 말해 러시아와의 대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헌법 어디에도 군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을 수정하는 것은 자민당의 책임이다.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에 합당한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생각이다”라고 말해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 방침을 분명히 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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