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회담 12~13일 서울서 개최 합의

등록 2013.06.10.
[남북 실무접촉]■ 남북장관급회담 12,13일 서울서 개최

9일 열린 판문점 남북 실무접촉은 말 그대로 장관급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행정적, 기술적 실무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남북은 ‘12일 서울 장관급회담 개최’라는 큰 틀에서 합의를 보고도 세부 쟁점에서 견해차를 좁히는 데는 적지 않은 난항을 겪었다.



○ 북, ‘6·15와 7·4 공동행사’ 의제에 집중

이날 실무접촉에서 마지막까지 간극이 컸던 쟁점 중 하나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금강산관광 중단 사태의 ‘재발 방지’를 장관급회담 의제로 포함시키느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치로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까지 이른 만큼 정부는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대북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서도 이 부분은 관철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군인의 총격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한 금강산관광 역시 재개를 위해서는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재발 방지가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신변 안전을 약속한 만큼 이 문제는 해결됐다고 주장해왔다. 이 문제는 천안함 폭침으로 단행된 ‘5·24조치’(방북 및 남북경협 중단)와도 맞물려 있다.

북한은 6일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면서 내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 △6·15선언, 7·4성명 공동행사 가운데 남북공동행사에 방점을 찍어 의제 조율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판문점 실무접촉의 수석대표로 6·15축전, 8·15행사 등 남북공동행사 협상에 수차례 관여한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조평통) 부장을 내보낸 것도 주목된다.

반면 미국 등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이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이날 실무접촉에서 의제로 직접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김양건 통전부장 참가 확정 안 돼

이날 접촉에서 북한의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도 협상 막바지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이슈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금까지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을 장관급회담 대표로 보낸 적이 없다. 남측의 기대처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가 된다면 그는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하는 첫 통전부장이 된다.

1942년 평남 안주시에서 태어난 김양건은 대외 및 남북 관계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1986년 당 국제부 부부장, 1997년 당 국제부장을 맡았다. 2000년부터 남북관계 담당으로 전문 분야를 수정했으며 2007년부터 당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다.

남북회담의 배후에서 조종자 역할을 하던 김 부장이 전면에 나온 적은 2차례 있다. 그는 2009년 8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차 조문단 일원으로 방한했을 때 당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면담했다. 하지만 이는 장관 대(對) 부장의 회담이 아니라 현 장관이 김 부장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을 앞두고 사전 점검차 이뤄진 일종의 면접이었다. 또 같은 해 9월 싱가포르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특사 자격으로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협상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온건파로 알려졌으나 4월 8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직후 북측 근로자를 전원 철수하고 공단 잠정 중단을 선언하는 강경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김 부장이 수석대표를 맡지 않으면 원동연 통전부 제1부부장이나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등이 수석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육로 방문 합의, 군 통신선 이용 여부 관건

12일 서울에서 장관급회담이 열리면 북한 대표단은 개성을 거쳐 육로로 이동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회담 시작에 앞서 남북 군 통신선 회복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전 상태에 있는 남북은 상대 지역에 들어가기에 앞서 상대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북한이 3월 군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뒤 아직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3월 정전협정 무효화와 함께 남북 불가침 선언의 파기도 주장하면서 남북 판문점 연락사무소(적십자 채널)까지 폐쇄해 남북 통신선을 전면 차단했다. 북한은 석 달 만인 이달 6일 남북회담을 제안했고 이튿날인 7일부터 적십자 채널 가동을 재개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남북 실무접촉]■ 남북장관급회담 12,13일 서울서 개최

9일 열린 판문점 남북 실무접촉은 말 그대로 장관급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행정적, 기술적 실무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남북은 ‘12일 서울 장관급회담 개최’라는 큰 틀에서 합의를 보고도 세부 쟁점에서 견해차를 좁히는 데는 적지 않은 난항을 겪었다.



○ 북, ‘6·15와 7·4 공동행사’ 의제에 집중

이날 실무접촉에서 마지막까지 간극이 컸던 쟁점 중 하나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금강산관광 중단 사태의 ‘재발 방지’를 장관급회담 의제로 포함시키느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치로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까지 이른 만큼 정부는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대북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서도 이 부분은 관철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군인의 총격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한 금강산관광 역시 재개를 위해서는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재발 방지가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신변 안전을 약속한 만큼 이 문제는 해결됐다고 주장해왔다. 이 문제는 천안함 폭침으로 단행된 ‘5·24조치’(방북 및 남북경협 중단)와도 맞물려 있다.

북한은 6일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면서 내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 △6·15선언, 7·4성명 공동행사 가운데 남북공동행사에 방점을 찍어 의제 조율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판문점 실무접촉의 수석대표로 6·15축전, 8·15행사 등 남북공동행사 협상에 수차례 관여한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조평통) 부장을 내보낸 것도 주목된다.

반면 미국 등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이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이날 실무접촉에서 의제로 직접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김양건 통전부장 참가 확정 안 돼

이날 접촉에서 북한의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도 협상 막바지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이슈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금까지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을 장관급회담 대표로 보낸 적이 없다. 남측의 기대처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가 된다면 그는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하는 첫 통전부장이 된다.

1942년 평남 안주시에서 태어난 김양건은 대외 및 남북 관계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1986년 당 국제부 부부장, 1997년 당 국제부장을 맡았다. 2000년부터 남북관계 담당으로 전문 분야를 수정했으며 2007년부터 당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다.

남북회담의 배후에서 조종자 역할을 하던 김 부장이 전면에 나온 적은 2차례 있다. 그는 2009년 8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차 조문단 일원으로 방한했을 때 당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면담했다. 하지만 이는 장관 대(對) 부장의 회담이 아니라 현 장관이 김 부장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을 앞두고 사전 점검차 이뤄진 일종의 면접이었다. 또 같은 해 9월 싱가포르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특사 자격으로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협상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온건파로 알려졌으나 4월 8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직후 북측 근로자를 전원 철수하고 공단 잠정 중단을 선언하는 강경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김 부장이 수석대표를 맡지 않으면 원동연 통전부 제1부부장이나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등이 수석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육로 방문 합의, 군 통신선 이용 여부 관건

12일 서울에서 장관급회담이 열리면 북한 대표단은 개성을 거쳐 육로로 이동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회담 시작에 앞서 남북 군 통신선 회복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전 상태에 있는 남북은 상대 지역에 들어가기에 앞서 상대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북한이 3월 군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뒤 아직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3월 정전협정 무효화와 함께 남북 불가침 선언의 파기도 주장하면서 남북 판문점 연락사무소(적십자 채널)까지 폐쇄해 남북 통신선을 전면 차단했다. 북한은 석 달 만인 이달 6일 남북회담을 제안했고 이튿날인 7일부터 적십자 채널 가동을 재개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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