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 허브빌리지 집무실…개인 사우나도 갖춰

등록 2013.07.18.
[전두환 일가 이틀째 압수수색]개인 사우나도 갖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가 소유한 경기 연천군 허브빌리지의 집무실은 마치 ‘비밀 아지트’ 같았다. 17일 오후 2시경 이곳을 찾은 동아일보 취재팀은 집무실 건물 앞에 도착하고서도 한참을 헤매야 했다. 허브빌리지 입구 매표소에서 오르막 경사를 따라 나란히 붙어 있는 허브숍과 커피숍을 오가기를 여러 번. 허브빌리지 안내지도에 공터로 표시된 지점에 수상쩍은 건물이 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은 도착한 지 30분이나 지난 뒤였다.

2층 건물의 집무실은 높이 2m 정도의 나무막대기가 촘촘히 박힌 담장으로 둘러싸여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었다. 허브빌리지 관계자는 “회장님 집무실은 출입이 모두 통제돼 내부를 알고 있는 직원이 없다”며 “열쇠도 회장님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인 16일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형 불상 1점과 그림 도자기 자수 공예품 등 30여 점의 미술품이 쏟아져 나온 바로 그 건물이었다.

2층 외부정원을 통해 전 씨의 집무실 건물로 들어서자 전날 압수수색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책과 미술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이용된 1층 창문 너머에는 압수수색 뒤 남은 그림액자와 책들이 놓여 있었다. 2층 역시 붙박이 옷장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등 전날의 검찰 수사관이 들이닥쳤을 때의 급박했던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나왔다.

평범한 단독주택 같은 건물 외관과는 달리 2층 내부의 인테리어는 무척 화려했다. 2층으로 난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벽면에 ‘금각사리전어수호(金閣舍利殿御守護)’라고 적힌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금각사리전이란 법당이 집을 지켜준다는 의미다. 이 글귀의 좌우에는 작은 글씨로 ‘개운초복(開運招福) 가내안전(家內安全)’이라고 적혀 있었다. 좋은 운수가 열려 복이 들어오며 집안에 화목과 평온이 깃든다는 뜻이다.

거실 곳곳에는 가로 1m, 세로 2.5m 크기의 불화(佛畵)를 비롯해 여러 회화작품이 걸려 있었다. 한쪽 벽을 차지한 거대한 책장은 천장까지 닿아 있었고 ‘세계미술사’ ‘동양화란 어떤 그림인가’ ‘피카소’ 등 수백 권의 미술 관련 책들로 빼곡했다. 화장실에는 개인용 사우나가 마련돼 있었고, 활짝 열린 옷장 안으로 내부 금고도 눈에 띄었다.

2층에는 실내 정원은 물론 외부 정원도 딸려 있었다. 내부 정원에는 8인용 테이블과 벽난로가 있었다. ‘소누스 파베르’ 등 스피커만 5200만 원에 이르는 1억 원대의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도 눈에 띄었다. 허브빌리지 인근 주민 안모 씨(74)는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자주 이곳을 찾아 며칠씩 머물다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적막했던 허브빌리지 집무실과 달리 경기 파주시 문발동 출판단지에 있는 시공사 사옥은 30명이 넘는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어 하루 종일 소란스러웠다. 건물 내부에는 어제 압수수색팀과 교대한 검찰 직원 2명이 머무르다가 오후 7시경 철수했다.

사옥 관리인은 검찰이 압수수색했던 지하 창고와 관련해 “그곳은 내 카드로는 출입이 안 되는 곳이라 잘 모른다”며 “그림이나 고가 물건이 드나드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아직 남아 있는 압수 물품들은 18일 오전에 반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서동일 기자·파주=김성모 기자 dong@donga.com

[전두환 일가 이틀째 압수수색]개인 사우나도 갖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가 소유한 경기 연천군 허브빌리지의 집무실은 마치 ‘비밀 아지트’ 같았다. 17일 오후 2시경 이곳을 찾은 동아일보 취재팀은 집무실 건물 앞에 도착하고서도 한참을 헤매야 했다. 허브빌리지 입구 매표소에서 오르막 경사를 따라 나란히 붙어 있는 허브숍과 커피숍을 오가기를 여러 번. 허브빌리지 안내지도에 공터로 표시된 지점에 수상쩍은 건물이 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은 도착한 지 30분이나 지난 뒤였다.

2층 건물의 집무실은 높이 2m 정도의 나무막대기가 촘촘히 박힌 담장으로 둘러싸여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었다. 허브빌리지 관계자는 “회장님 집무실은 출입이 모두 통제돼 내부를 알고 있는 직원이 없다”며 “열쇠도 회장님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인 16일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형 불상 1점과 그림 도자기 자수 공예품 등 30여 점의 미술품이 쏟아져 나온 바로 그 건물이었다.

2층 외부정원을 통해 전 씨의 집무실 건물로 들어서자 전날 압수수색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책과 미술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이용된 1층 창문 너머에는 압수수색 뒤 남은 그림액자와 책들이 놓여 있었다. 2층 역시 붙박이 옷장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등 전날의 검찰 수사관이 들이닥쳤을 때의 급박했던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나왔다.

평범한 단독주택 같은 건물 외관과는 달리 2층 내부의 인테리어는 무척 화려했다. 2층으로 난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벽면에 ‘금각사리전어수호(金閣舍利殿御守護)’라고 적힌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금각사리전이란 법당이 집을 지켜준다는 의미다. 이 글귀의 좌우에는 작은 글씨로 ‘개운초복(開運招福) 가내안전(家內安全)’이라고 적혀 있었다. 좋은 운수가 열려 복이 들어오며 집안에 화목과 평온이 깃든다는 뜻이다.

거실 곳곳에는 가로 1m, 세로 2.5m 크기의 불화(佛畵)를 비롯해 여러 회화작품이 걸려 있었다. 한쪽 벽을 차지한 거대한 책장은 천장까지 닿아 있었고 ‘세계미술사’ ‘동양화란 어떤 그림인가’ ‘피카소’ 등 수백 권의 미술 관련 책들로 빼곡했다. 화장실에는 개인용 사우나가 마련돼 있었고, 활짝 열린 옷장 안으로 내부 금고도 눈에 띄었다.

2층에는 실내 정원은 물론 외부 정원도 딸려 있었다. 내부 정원에는 8인용 테이블과 벽난로가 있었다. ‘소누스 파베르’ 등 스피커만 5200만 원에 이르는 1억 원대의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도 눈에 띄었다. 허브빌리지 인근 주민 안모 씨(74)는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자주 이곳을 찾아 며칠씩 머물다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적막했던 허브빌리지 집무실과 달리 경기 파주시 문발동 출판단지에 있는 시공사 사옥은 30명이 넘는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어 하루 종일 소란스러웠다. 건물 내부에는 어제 압수수색팀과 교대한 검찰 직원 2명이 머무르다가 오후 7시경 철수했다.

사옥 관리인은 검찰이 압수수색했던 지하 창고와 관련해 “그곳은 내 카드로는 출입이 안 되는 곳이라 잘 모른다”며 “그림이나 고가 물건이 드나드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아직 남아 있는 압수 물품들은 18일 오전에 반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서동일 기자·파주=김성모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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