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폭격기 中방공구역 훈련 비행… 동북아 패권경쟁 먹구름

등록 2013.11.28.
핵무장이 가능한 미국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 출격은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한 지 사흘 만에 신속하게 단행됐다. 올해 3월 28일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북한을 향해 B-2 스텔스 폭격기 두 대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과 마찬가지로 필요하면 자국과 동맹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결정이었다. 하지만 중국도 27일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패권 경쟁에서 물러설 수 없는 기회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동중국해에서의 관련국 영토 갈등이 ‘자유로운 해상 통상 통행로 유지’와 ‘역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의 안녕’ 등 자국 국가 이익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떠오르는 강대국’(중국)과 ‘쇠퇴하는 강대국’(미국)의 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양국 간 군사적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국제정치의 역학 구도에서 불가피한 일”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도발 초기에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이는 것이 추가적인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지난해 권력을 잡느라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제동을 걸 수 없었던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군부 밀착 관계를 형성하며 군사대국화에 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단에 따른 대처도 신속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의 ADIZ 선포 직후 중국의 발표를 ‘일방적 조치’로 규정한 뒤 중국에 대해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측은 일단 맞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미국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 측은 이 공역(空域)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능력이 있다”며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항공기 식별규정 공고’에 따라 향후 이 구역 내의 어떠한 항공기 활동에 대해서도 식별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미국 측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미 항공기는 중국 시간으로 26일 오전 11시∼오후 1시 22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동쪽 부분 경계선에서 남북 방향으로 왕복 비행을 했다며 추적 과정을 설명했다. 비행 지점은 댜오위다오에서 동쪽 약 200km 지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괌에서 댜오위다오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2470km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노출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사전 통지 없이 폭격기를 (중국의 ADIZ에) 보낸 것은 중국을 ‘종이호랑이’로 여긴 것으로 보느냐”는 도발적인 질문에 “그 단어는 특별한 함의를 갖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말한 ‘종이호랑이’가 뭘 의미하는지 찾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 마오쩌둥은 미국 등을 제국주의라며 종종 ‘종이호랑이’로 비유했다.

실질적인 무력시위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은 25일 처음으로 항모 전단을 구성해 모항인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항을 출발해 남중국해로 향했다. 민감한 시점에 랴오닝함의 전력화 움직임이 나온 것. 중국 내부의 강경한 목소리도 향후 이번 사안을 둘러싼 파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군 공군 소장인 차오량(喬良) 국방대 교수는 26일 중국중앙(CC)TV에서 “만약 상대방이 경고를 듣지 않고 영공 내로 진입한다면 중국은 이를 격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국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중국은 일본이 동중국해에서 ‘중간선’을 수호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간선은 중-일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과 관련해 일본이 주장하는 경계로 동경 125도30분에 걸쳐 있다. 공교롭게도 이 선은 일본 방공식별구역과 중국 방공식별구역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환추(環球)시보는 2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찰기와 순시선, 어구(漁具)를 싣지 않은 오키나와 어선들이 동경 125도30분의 동쪽, 즉 일본에 더 가까운 지점에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재무상의 자문기구인 ‘재정제도 등 심의회’가 정부 예산을 방위비에 중점적으로 배분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보다 3% 늘어난 내년도 방위예산 요구안(4조8194억 엔·약 50조3000억 원)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 전투기가 중국의 ADIZ에 들어가도 별도로 통보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일본항공(ANA)과 일본항공(JAL) 등 일본 국내 항공 4사는 27일부터 비행계획 제출을 중단했다.

한편 대만 중국시보는 중-일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하이난(海南) 성 싼야(三亞)에 건설하는 제2항공모함 기지가 유사시 일본의 석유 수송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갈등을 두고 “시장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T는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센카쿠 영유권을 둘러싼 중-일 분쟁이 돌발적인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은 아직 ‘화성인 침공’ 같은 이 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베이징=고기정 / 도쿄=박형준 특파원

핵무장이 가능한 미국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 출격은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한 지 사흘 만에 신속하게 단행됐다. 올해 3월 28일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북한을 향해 B-2 스텔스 폭격기 두 대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과 마찬가지로 필요하면 자국과 동맹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결정이었다. 하지만 중국도 27일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패권 경쟁에서 물러설 수 없는 기회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동중국해에서의 관련국 영토 갈등이 ‘자유로운 해상 통상 통행로 유지’와 ‘역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의 안녕’ 등 자국 국가 이익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떠오르는 강대국’(중국)과 ‘쇠퇴하는 강대국’(미국)의 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양국 간 군사적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국제정치의 역학 구도에서 불가피한 일”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도발 초기에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이는 것이 추가적인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지난해 권력을 잡느라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제동을 걸 수 없었던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군부 밀착 관계를 형성하며 군사대국화에 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단에 따른 대처도 신속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의 ADIZ 선포 직후 중국의 발표를 ‘일방적 조치’로 규정한 뒤 중국에 대해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측은 일단 맞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미국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 측은 이 공역(空域)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능력이 있다”며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항공기 식별규정 공고’에 따라 향후 이 구역 내의 어떠한 항공기 활동에 대해서도 식별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미국 측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미 항공기는 중국 시간으로 26일 오전 11시∼오후 1시 22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동쪽 부분 경계선에서 남북 방향으로 왕복 비행을 했다며 추적 과정을 설명했다. 비행 지점은 댜오위다오에서 동쪽 약 200km 지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괌에서 댜오위다오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2470km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노출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사전 통지 없이 폭격기를 (중국의 ADIZ에) 보낸 것은 중국을 ‘종이호랑이’로 여긴 것으로 보느냐”는 도발적인 질문에 “그 단어는 특별한 함의를 갖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말한 ‘종이호랑이’가 뭘 의미하는지 찾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 마오쩌둥은 미국 등을 제국주의라며 종종 ‘종이호랑이’로 비유했다.

실질적인 무력시위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은 25일 처음으로 항모 전단을 구성해 모항인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항을 출발해 남중국해로 향했다. 민감한 시점에 랴오닝함의 전력화 움직임이 나온 것. 중국 내부의 강경한 목소리도 향후 이번 사안을 둘러싼 파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군 공군 소장인 차오량(喬良) 국방대 교수는 26일 중국중앙(CC)TV에서 “만약 상대방이 경고를 듣지 않고 영공 내로 진입한다면 중국은 이를 격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국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중국은 일본이 동중국해에서 ‘중간선’을 수호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간선은 중-일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과 관련해 일본이 주장하는 경계로 동경 125도30분에 걸쳐 있다. 공교롭게도 이 선은 일본 방공식별구역과 중국 방공식별구역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환추(環球)시보는 2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찰기와 순시선, 어구(漁具)를 싣지 않은 오키나와 어선들이 동경 125도30분의 동쪽, 즉 일본에 더 가까운 지점에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재무상의 자문기구인 ‘재정제도 등 심의회’가 정부 예산을 방위비에 중점적으로 배분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보다 3% 늘어난 내년도 방위예산 요구안(4조8194억 엔·약 50조3000억 원)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 전투기가 중국의 ADIZ에 들어가도 별도로 통보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일본항공(ANA)과 일본항공(JAL) 등 일본 국내 항공 4사는 27일부터 비행계획 제출을 중단했다.

한편 대만 중국시보는 중-일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하이난(海南) 성 싼야(三亞)에 건설하는 제2항공모함 기지가 유사시 일본의 석유 수송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갈등을 두고 “시장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T는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센카쿠 영유권을 둘러싼 중-일 분쟁이 돌발적인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은 아직 ‘화성인 침공’ 같은 이 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베이징=고기정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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