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내부거래 통해 비자금 조성… 兪측에 흘러간 정황

등록 2014.04.24.
[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아이원아이-천해지 수상한 거래 포착… 의심계좌 40여개 정밀분석 하기로

2008년 법정관리중이던 세모도… 위장회사 내세워 재인수 의혹

23일 인천지검이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핵심 계열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무려 16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촬영한 사진작품 8점(거래가 기준 1억500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3, 4개 회사에 대해선 전날 국세청이 각 사무실에 직원을 보내 미리 관련 서류와 물품을 압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의 합동수사다. 검찰은 조만간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임직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 횡령 자금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은 계열사 간 허위 내부거래로 지출금을 빼돌린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의 구체적인 거래 기록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빼돌려진 흔적이 있다는 것.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와 한국기업평가 신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천해지의 지분 70.13%를 가지고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는 2012년 천해지와의 거래에서 84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적시했지만 천해지 측은 아이원아이홀딩스에 3억8416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아이원아이홀딩스가 매출 3억 원을 누락해 횡령한 뒤 유 전 회장 측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이원아이홀딩스가 문진미디어, 청해진해운, 아해 등 계열사와 거래한 내용을 보면 홀딩스와 계열사가 거래 액수를 다르게 기재한 것도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의 정황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개당 500만 원을 받고 13개 계열사에 수억 원어치 팔아 온 정황도 파악했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사진작품을 고가로 평가한 뒤 계열사의 돈을 빼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횡령한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각종 사업의 인허가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유 전 회장 일가와 회사 임직원들의 2000만 원 이상 금융거래 계좌 40여 개를 비자금 의심계좌로 분류해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이 계좌들엔 수억 원의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흔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망했던 ㈜세모도 유병언 일가 손으로

검찰은 1997년 부도가 난 세모그룹의 조선사업부를 청해진해운의 모회사인 ㈜천해지가 사들인 경위 등 각 계열사의 인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특히 세모의 하청업체들이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다시 사들여 유 전 회장 일가 쪽으로 지분을 넘긴 것처럼 2008년 법정관리 중이던 ㈜세모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유 전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정황도 발견했다.

2008년 ‘새무리컨소시엄’은 세모를 169억 원에 인수했다. 이 컨소시엄은 ㈜새무리(49억 원), ㈜다판다(52억 원), ㈜문진미디어(34억 원), 세모 우리사주조합(34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새무리의 주요 주주로 세모의 생산관리부장이었던 황모 씨가 들어가 있고 다판다와 문진미디어 등은 모두 유 전 회장의 일가가 대주주인 회사다. 당시 인천지법은 세모의 회생 과정에서 채무 735억 원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아이원아이-천해지 수상한 거래 포착… 의심계좌 40여개 정밀분석 하기로

2008년 법정관리중이던 세모도… 위장회사 내세워 재인수 의혹

23일 인천지검이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핵심 계열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무려 16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촬영한 사진작품 8점(거래가 기준 1억500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3, 4개 회사에 대해선 전날 국세청이 각 사무실에 직원을 보내 미리 관련 서류와 물품을 압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의 합동수사다. 검찰은 조만간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임직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 횡령 자금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은 계열사 간 허위 내부거래로 지출금을 빼돌린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의 구체적인 거래 기록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빼돌려진 흔적이 있다는 것.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와 한국기업평가 신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천해지의 지분 70.13%를 가지고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는 2012년 천해지와의 거래에서 84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적시했지만 천해지 측은 아이원아이홀딩스에 3억8416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아이원아이홀딩스가 매출 3억 원을 누락해 횡령한 뒤 유 전 회장 측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이원아이홀딩스가 문진미디어, 청해진해운, 아해 등 계열사와 거래한 내용을 보면 홀딩스와 계열사가 거래 액수를 다르게 기재한 것도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의 정황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개당 500만 원을 받고 13개 계열사에 수억 원어치 팔아 온 정황도 파악했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사진작품을 고가로 평가한 뒤 계열사의 돈을 빼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횡령한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각종 사업의 인허가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유 전 회장 일가와 회사 임직원들의 2000만 원 이상 금융거래 계좌 40여 개를 비자금 의심계좌로 분류해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이 계좌들엔 수억 원의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흔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망했던 ㈜세모도 유병언 일가 손으로

검찰은 1997년 부도가 난 세모그룹의 조선사업부를 청해진해운의 모회사인 ㈜천해지가 사들인 경위 등 각 계열사의 인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특히 세모의 하청업체들이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다시 사들여 유 전 회장 일가 쪽으로 지분을 넘긴 것처럼 2008년 법정관리 중이던 ㈜세모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유 전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정황도 발견했다.

2008년 ‘새무리컨소시엄’은 세모를 169억 원에 인수했다. 이 컨소시엄은 ㈜새무리(49억 원), ㈜다판다(52억 원), ㈜문진미디어(34억 원), 세모 우리사주조합(34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새무리의 주요 주주로 세모의 생산관리부장이었던 황모 씨가 들어가 있고 다판다와 문진미디어 등은 모두 유 전 회장의 일가가 대주주인 회사다. 당시 인천지법은 세모의 회생 과정에서 채무 735억 원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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