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주석, 중국 달구는 항일의 외침…“치욕 잊지 말자”

등록 2014.07.08.
中日전쟁 촉발사건 77주년 기념식… TV에선 反日 드라마-다큐-대담

전국 곳곳 기념관엔 시민들 북적… 난징학살 추모사이트-우표 선보여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발발 77주년 기념식에서 일본을 맹비난하면서 ‘항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내 반일 정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자국에 불리한 과거사를 부정하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7·7사변 50주년을 맞아 1987년 루거우차오 건너편에 지어진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외에도 중국에는 ‘굴욕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많은 기념관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일본이 동북 3성을 점령한 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를 내세워 세웠던 ‘웨이만황궁박물관’은 국토의 일부가 식민통치를 당했던 치욕을 기억하기 위한 장소다. 창춘의 ‘동북윤함사(淪陷史)진열관’은 1931년 ‘9·18사변(류탸오후·柳條湖 사건) 관련 사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윤함’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중국인의 당시 심정을 보여준다. 지린(吉林) 성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관동군 사령부와 관동군 헌병대 사령부 건물을 각각 지린 성 당위원회와 지린 성 정부청사로 사용하는 것도 과거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서양 제국주의에 무릎을 꿇은 아편전쟁보다 1894년 갑오전쟁(청일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더 큰 굴욕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올해 120년째를 맞아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당시의 패배는 군사력의 열세보다는 군의 부패가 원인이었다”고 자성하는 시리즈 기획을 게재했다. 북양함대의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 해전’은 중국이 패배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웨이하이 앞의 섬인 류궁다오(劉公島)의 옛 북양함대 사령부는 ‘중국갑오전쟁기념관’으로 조성돼 당시의 굴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인근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 현장이나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의 ‘침화일군(侵華日軍)난징대도살위난동포기념관’은 중국인의 격분을 자아내게 하는 역사 교육의 현장들이다.

하얼빈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이나 상하이(上海) 항저우(杭州) 등의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등은 중국의 지방정부 예산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중국도 ‘항일’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일 정서는 TV 방송 편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관영 중국중앙(CC)TV 종합채널 채널1의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 5분에 편성된 TV 드라마 ‘스쑹훙쥔(十送紅軍)’은 대장정을 배경으로 한 ‘항일 드라마’다. 이어 오후 10시 30분에도 동북지역의 항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국제채널인 채널4의 대표 시사 대담 프로그램으로 매일 오후 9시 30분부터 30분간 방송되는 ‘오늘의 초점(今日關注)’ 역시 단골 메뉴는 일본이다. 6월 1일 이후 이달 4일까지 11차례가 일본에 관한 내용이었다.

중국은 6일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인터넷에서 추모하는 사이트를 개설했고 앞서 4일에는 항일전쟁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올해 2월에는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12월 13일을 ‘난징대도살 희생자 국가애도일’로 지정하는 등 ‘항일’을 제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또 6월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기록 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中日전쟁 촉발사건 77주년 기념식… TV에선 反日 드라마-다큐-대담

전국 곳곳 기념관엔 시민들 북적… 난징학살 추모사이트-우표 선보여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발발 77주년 기념식에서 일본을 맹비난하면서 ‘항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내 반일 정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자국에 불리한 과거사를 부정하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7·7사변 50주년을 맞아 1987년 루거우차오 건너편에 지어진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외에도 중국에는 ‘굴욕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많은 기념관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일본이 동북 3성을 점령한 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를 내세워 세웠던 ‘웨이만황궁박물관’은 국토의 일부가 식민통치를 당했던 치욕을 기억하기 위한 장소다. 창춘의 ‘동북윤함사(淪陷史)진열관’은 1931년 ‘9·18사변(류탸오후·柳條湖 사건) 관련 사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윤함’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중국인의 당시 심정을 보여준다. 지린(吉林) 성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관동군 사령부와 관동군 헌병대 사령부 건물을 각각 지린 성 당위원회와 지린 성 정부청사로 사용하는 것도 과거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서양 제국주의에 무릎을 꿇은 아편전쟁보다 1894년 갑오전쟁(청일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더 큰 굴욕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올해 120년째를 맞아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당시의 패배는 군사력의 열세보다는 군의 부패가 원인이었다”고 자성하는 시리즈 기획을 게재했다. 북양함대의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 해전’은 중국이 패배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웨이하이 앞의 섬인 류궁다오(劉公島)의 옛 북양함대 사령부는 ‘중국갑오전쟁기념관’으로 조성돼 당시의 굴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인근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 현장이나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의 ‘침화일군(侵華日軍)난징대도살위난동포기념관’은 중국인의 격분을 자아내게 하는 역사 교육의 현장들이다.

하얼빈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이나 상하이(上海) 항저우(杭州) 등의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등은 중국의 지방정부 예산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중국도 ‘항일’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일 정서는 TV 방송 편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관영 중국중앙(CC)TV 종합채널 채널1의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 5분에 편성된 TV 드라마 ‘스쑹훙쥔(十送紅軍)’은 대장정을 배경으로 한 ‘항일 드라마’다. 이어 오후 10시 30분에도 동북지역의 항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국제채널인 채널4의 대표 시사 대담 프로그램으로 매일 오후 9시 30분부터 30분간 방송되는 ‘오늘의 초점(今日關注)’ 역시 단골 메뉴는 일본이다. 6월 1일 이후 이달 4일까지 11차례가 일본에 관한 내용이었다.

중국은 6일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인터넷에서 추모하는 사이트를 개설했고 앞서 4일에는 항일전쟁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올해 2월에는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12월 13일을 ‘난징대도살 희생자 국가애도일’로 지정하는 등 ‘항일’을 제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또 6월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기록 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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