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d’도 팬도 행복했던 눈물의 150분

등록 2014.07.14.
결성 15주년 맞아 재결합 콘서트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무대에서 춤추는 god. 관절과 체력은 전 같지 않았지만 ‘국민그룹’의 재결합이란 실화는 묵직했다. 왼쪽부터 김태우 데니안 윤계상 손호영 박준형. 싸이더스HQ 제공

1만5000개의 풍선은 여전히 하늘색이었지만 풍선 밑 소녀는 달라져 있었다.

12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남성그룹 ‘god’의 15주년 재결합 콘서트가 눈물바다로 변하는 데는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오후 8시 16분, 무대 양편에 매달린 대형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돌기 시작하자 객석이 끓기 시작했다. 잠시 후 가림막이 열린 무대에는 김태우, 데니안, 박준형은 물론이고 지난해 자살 기도까지 하며 어두운 시간을 보낸 손호영, 2004년 연기자를 꿈꾸며 god를 탈퇴했던 윤계상도 있었다.

god는 2시간 30분 동안 20곡을 소화하면서 무대 위에서 힘든 기색도 보였다. ‘프라이데이 나이트’ ‘관찰’ ‘애수’의 군무가 끝나고 기진맥진 주저앉기도 했다. 가창이나 랩은 전성기 같았다.

1999년 데뷔한 god는 한국 아이돌 그룹 계보의 독특한 위치에 있다. 아이돌 1세대인 ‘H.O.T.’ ‘젝스키스’ ‘신화’ 다음으로 등장해 아이돌 한류를 연 ‘동방신기’(2004년 데뷔) 이전까지 남성그룹 시대의 가교 역할을 했다. ‘어머님께’ ‘거짓말’ ‘길’ 같은 감성적인 곡으로 남녀노소를 끌어들여 ‘국민가수’ 아닌 ‘국민그룹’이란 조어를 만들어냈다. 예능 프로그램 ‘god의 육아일기’를 통해 ‘누나 팬’ ‘이모 팬’ 시대를 열었고, ‘아이돌 그룹을 띄우려면 리얼리티 프로를 찍으라’는 히트 공식도 만들었다. 데뷔 당시 10대였던 막내 김태우는 두 딸의 아버지가 됐다.

2004년 윤계상 탈퇴 후 2005년 4인조로 7집을 내고 그해 12월 고별 콘서트를 했던 god는 공연 후반에 멤버 5명이 모두 모였다는 뜻에서 ‘g5d’라 새긴 모자를 맞춰 쓰고 나왔다. 윤계상이 영상편지를 통해 멤버와 팬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며 “오늘은 너무 행복한, 그냥 ‘보통날’(god 노래 제목)”이라고 하자 멤버와 팬 모두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번 재결합에는 가요기획사를 차리고 가수와 제작자의 길을 밟고 있는 김태우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낸 8집의 공동 프로듀서도 맡은 김태우는 공연 후 기자와 만나 “여전한 팬들의 열기가 형들을 설득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면서 “8월까지 전국 순회공연을 마친 뒤 다시 각자 활동하겠지만 god로서의 공연과 앨범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무단 복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손호영은 소속사를 통해 “지난해 사고(여자친구 사망 후 자살 시도) 이후 더이상 수면제(졸피뎀)를 복용하지 않았다. 최근 약물 검사에서도 명확히 판명됐다”고 전했다.

경기 하남에서 온 이여경 씨(28)는 “god 데뷔 때 초등학생이었는데 어느새 직장인이 됐다. 어릴 때 무심코 지나친 가사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면서 “요즘 아이돌 그룹도 멋지지만 god의 가사나 노래가 주는 정서적인 울림은 남다르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결성 15주년 맞아 재결합 콘서트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무대에서 춤추는 god. 관절과 체력은 전 같지 않았지만 ‘국민그룹’의 재결합이란 실화는 묵직했다. 왼쪽부터 김태우 데니안 윤계상 손호영 박준형. 싸이더스HQ 제공

1만5000개의 풍선은 여전히 하늘색이었지만 풍선 밑 소녀는 달라져 있었다.

12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남성그룹 ‘god’의 15주년 재결합 콘서트가 눈물바다로 변하는 데는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오후 8시 16분, 무대 양편에 매달린 대형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돌기 시작하자 객석이 끓기 시작했다. 잠시 후 가림막이 열린 무대에는 김태우, 데니안, 박준형은 물론이고 지난해 자살 기도까지 하며 어두운 시간을 보낸 손호영, 2004년 연기자를 꿈꾸며 god를 탈퇴했던 윤계상도 있었다.

god는 2시간 30분 동안 20곡을 소화하면서 무대 위에서 힘든 기색도 보였다. ‘프라이데이 나이트’ ‘관찰’ ‘애수’의 군무가 끝나고 기진맥진 주저앉기도 했다. 가창이나 랩은 전성기 같았다.

1999년 데뷔한 god는 한국 아이돌 그룹 계보의 독특한 위치에 있다. 아이돌 1세대인 ‘H.O.T.’ ‘젝스키스’ ‘신화’ 다음으로 등장해 아이돌 한류를 연 ‘동방신기’(2004년 데뷔) 이전까지 남성그룹 시대의 가교 역할을 했다. ‘어머님께’ ‘거짓말’ ‘길’ 같은 감성적인 곡으로 남녀노소를 끌어들여 ‘국민가수’ 아닌 ‘국민그룹’이란 조어를 만들어냈다. 예능 프로그램 ‘god의 육아일기’를 통해 ‘누나 팬’ ‘이모 팬’ 시대를 열었고, ‘아이돌 그룹을 띄우려면 리얼리티 프로를 찍으라’는 히트 공식도 만들었다. 데뷔 당시 10대였던 막내 김태우는 두 딸의 아버지가 됐다.

2004년 윤계상 탈퇴 후 2005년 4인조로 7집을 내고 그해 12월 고별 콘서트를 했던 god는 공연 후반에 멤버 5명이 모두 모였다는 뜻에서 ‘g5d’라 새긴 모자를 맞춰 쓰고 나왔다. 윤계상이 영상편지를 통해 멤버와 팬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며 “오늘은 너무 행복한, 그냥 ‘보통날’(god 노래 제목)”이라고 하자 멤버와 팬 모두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번 재결합에는 가요기획사를 차리고 가수와 제작자의 길을 밟고 있는 김태우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낸 8집의 공동 프로듀서도 맡은 김태우는 공연 후 기자와 만나 “여전한 팬들의 열기가 형들을 설득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면서 “8월까지 전국 순회공연을 마친 뒤 다시 각자 활동하겠지만 god로서의 공연과 앨범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무단 복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손호영은 소속사를 통해 “지난해 사고(여자친구 사망 후 자살 시도) 이후 더이상 수면제(졸피뎀)를 복용하지 않았다. 최근 약물 검사에서도 명확히 판명됐다”고 전했다.

경기 하남에서 온 이여경 씨(28)는 “god 데뷔 때 초등학생이었는데 어느새 직장인이 됐다. 어릴 때 무심코 지나친 가사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면서 “요즘 아이돌 그룹도 멋지지만 god의 가사나 노래가 주는 정서적인 울림은 남다르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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