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후보 10년전 위증교사 의혹… ‘위증혐의’ 40대女 “변호사가 시키는대로 해”

등록 2014.07.15.
[재보선 D-15]권은희후보 10년전 위증교사 의혹

2004년 남편 흉기폭행사건 변호… 피해아내, 법정서 검찰진술 번복

權씨 사건서 손떼고 사임계 제출… 權측 “문제없어 檢내사 안받아”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주 광산을 후보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공천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사건 피고인의 아내가 위증 혐의로 처벌을 받았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법정에서) 말했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권 전 과장은 2004년 8월경 1m가 넘는 길이의 칼 등을 휘두르며 아내 A 씨(44)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B 씨(43)의 변호인을 맡았다. A 씨는 남편 B 씨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이기도 했지만 아내로서 남편의 변호인 선임을 주도했으며 변호인과 의논하며 공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해 10월에 열린 공판에서 A 씨가 흉기로 폭행을 당했다고 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뒤집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공판검사는 여러 증거와는 명백히 다른 진술을 한 점을 입증해 위증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A 씨가 ‘변호인의 지시에 따랐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집행하진 않고 법원에 반환했으며, A 씨를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위증 소동이 벌어지고 며칠 뒤 당시 권은희 변호사는 사건에서 손을 떼고 사임계를 냈다.

10년 전 사건에 대해 지역 법조계와 사건 관련자들은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었다. 충북 진천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B 씨의 아버지는 “지금은 아들 부부가 이혼한 상태”라면서 “당시 변호사가 시켜서 며느리가 말을 바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변호사에게 이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변호사는 “권 변호사가 위증교사 혐의로 수사를 받을 상황에 몰렸는데 지역 변호사회는 변호사 단체니까 먼저 나서서 조사할 순 없어서 추이를 지켜봤다”면서 “그러다 기소되는 것 없이 잘 지나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 권 전 과장 측은 “2005년 충북 지역 한 언론에서 ‘위증교사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는데 ‘내사한 사실이 없다’는 검찰 확인서를 받아 정정보도를 했다”면서 “문제가 있었으면 검찰이 수사를 했겠지만 내사 사실이 없다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위증 사건 이후 왜 변호인을 사임했는지, A 씨의 진술 번복 경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엔 “정정보도가 나왔다는 것을 답변으로 갈음한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한편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14일 권 전 과장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위증한 혐의(모해위증)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들은 “권 전 과장은 ‘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보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등 서울경찰청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최우열 dnsp@donga.com

진천=변종국 / 청주=장기우 기자

[재보선 D-15]권은희후보 10년전 위증교사 의혹

2004년 남편 흉기폭행사건 변호… 피해아내, 법정서 검찰진술 번복

權씨 사건서 손떼고 사임계 제출… 權측 “문제없어 檢내사 안받아”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주 광산을 후보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공천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사건 피고인의 아내가 위증 혐의로 처벌을 받았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법정에서) 말했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권 전 과장은 2004년 8월경 1m가 넘는 길이의 칼 등을 휘두르며 아내 A 씨(44)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B 씨(43)의 변호인을 맡았다. A 씨는 남편 B 씨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이기도 했지만 아내로서 남편의 변호인 선임을 주도했으며 변호인과 의논하며 공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해 10월에 열린 공판에서 A 씨가 흉기로 폭행을 당했다고 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뒤집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공판검사는 여러 증거와는 명백히 다른 진술을 한 점을 입증해 위증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A 씨가 ‘변호인의 지시에 따랐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집행하진 않고 법원에 반환했으며, A 씨를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위증 소동이 벌어지고 며칠 뒤 당시 권은희 변호사는 사건에서 손을 떼고 사임계를 냈다.

10년 전 사건에 대해 지역 법조계와 사건 관련자들은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었다. 충북 진천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B 씨의 아버지는 “지금은 아들 부부가 이혼한 상태”라면서 “당시 변호사가 시켜서 며느리가 말을 바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변호사에게 이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변호사는 “권 변호사가 위증교사 혐의로 수사를 받을 상황에 몰렸는데 지역 변호사회는 변호사 단체니까 먼저 나서서 조사할 순 없어서 추이를 지켜봤다”면서 “그러다 기소되는 것 없이 잘 지나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 권 전 과장 측은 “2005년 충북 지역 한 언론에서 ‘위증교사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는데 ‘내사한 사실이 없다’는 검찰 확인서를 받아 정정보도를 했다”면서 “문제가 있었으면 검찰이 수사를 했겠지만 내사 사실이 없다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위증 사건 이후 왜 변호인을 사임했는지, A 씨의 진술 번복 경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엔 “정정보도가 나왔다는 것을 답변으로 갈음한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한편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14일 권 전 과장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위증한 혐의(모해위증)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들은 “권 전 과장은 ‘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보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등 서울경찰청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최우열 dnsp@donga.com

진천=변종국 / 청주=장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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