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쿠르드 협공에 IS 퇴각… 美선 보복테러 경고

등록 2014.08.12.
美전투기, 이라크반군 사흘째 공격… 쿠르드軍, 반격나서 마을 2곳 탈환

알말리키 총리 3선 연임 강행에… 대통령, 새 총리 지명 정면충돌

쿠데타 발발 우려 등 정국 혼란

미군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라크 수니파 무장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주춤하는 사이 쿠르드자치정부(KRG) 군대가 IS 점령지역 두 곳을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총리 직을 놓고 쿠데타 발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이라크 정국이 혼란 속으로 치닫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10일(현지 시간) 전투기와 무인기들을 동원해 KRG의 수도 아르빌을 공격하는 반군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5시간 동안 모두 5차례 이어진 이날 공습으로 반군 무장차량 여러 대와 박격포 진지가 파괴됐다. 미국은 또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소수종파 야지디족이 고립돼 있는 신자르에도 전투기와 무인기를 출격시켰다.

IS 공세에 밀리던 쿠르드군은 미군의 공습에 힘입어 이날 아르빌에서 45km 거리에 있는 마크무르와 그와이르 등 2개 마을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쿠르드군의 슈르코 파티흐 준장은 “미군의 공습 지원에 자극을 받아 몇 주간의 후퇴 끝에 이뤄낸 승리”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쿠르드군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이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 중앙정부에만 무기를 판매해 왔으나 지난 수주일간 쿠르드군이 IS에 패퇴하자 무기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무기 지원은 국방부가 아닌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마수드 바르자니 KRG 대통령은 반군을 격퇴할 중화기를 지원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한 바 있다.

8일 미군의 공습으로 IS의 세력 확장에는 제동이 걸렸으나 여러 종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부 구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은 11일 오후 하이다르 아바디 국회 부의장을 총리로 지명하면서 3선 연임을 강행하려던 누리 알말리키 총리와 정면충돌했다. 시아파 정당 연합체도 투표를 통해 아바디 부의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고 BBC가 전했다.

앞서 알말리키 총리는 10일 0시 긴급 TV 연설을 통해 마숨 대통령이 자신을 총리로 지명하지 않아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설을 전후해 주요 정부기관과 외교사절 건물이 들어선 ‘그린존’ 등 수도 바그다드 시내 곳곳에는 알말리키 총리를 지지하는 특수부대와 시아파 무장대원들이 집중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쿠르드군 대변인은 “우리 모두 쿠데타를 걱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호주 시드니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알말리키 총리가 물을 휘젓지 않길 바란다”며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위해 지금 이 순간 군대가 투입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공습으로 미국 본토가 IS의 보복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테러 전문가인 세스 존스 씨는 10일 시사주간 타임 온라인판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공습 결정으로 그렇잖아도 오래전부터 미국을 위협해 온 IS의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美전투기, 이라크반군 사흘째 공격… 쿠르드軍, 반격나서 마을 2곳 탈환

알말리키 총리 3선 연임 강행에… 대통령, 새 총리 지명 정면충돌

쿠데타 발발 우려 등 정국 혼란

미군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라크 수니파 무장 반군 ‘이슬람국가(IS)’가 주춤하는 사이 쿠르드자치정부(KRG) 군대가 IS 점령지역 두 곳을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총리 직을 놓고 쿠데타 발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이라크 정국이 혼란 속으로 치닫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10일(현지 시간) 전투기와 무인기들을 동원해 KRG의 수도 아르빌을 공격하는 반군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5시간 동안 모두 5차례 이어진 이날 공습으로 반군 무장차량 여러 대와 박격포 진지가 파괴됐다. 미국은 또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소수종파 야지디족이 고립돼 있는 신자르에도 전투기와 무인기를 출격시켰다.

IS 공세에 밀리던 쿠르드군은 미군의 공습에 힘입어 이날 아르빌에서 45km 거리에 있는 마크무르와 그와이르 등 2개 마을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쿠르드군의 슈르코 파티흐 준장은 “미군의 공습 지원에 자극을 받아 몇 주간의 후퇴 끝에 이뤄낸 승리”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쿠르드군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이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 중앙정부에만 무기를 판매해 왔으나 지난 수주일간 쿠르드군이 IS에 패퇴하자 무기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무기 지원은 국방부가 아닌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마수드 바르자니 KRG 대통령은 반군을 격퇴할 중화기를 지원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한 바 있다.

8일 미군의 공습으로 IS의 세력 확장에는 제동이 걸렸으나 여러 종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부 구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은 11일 오후 하이다르 아바디 국회 부의장을 총리로 지명하면서 3선 연임을 강행하려던 누리 알말리키 총리와 정면충돌했다. 시아파 정당 연합체도 투표를 통해 아바디 부의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고 BBC가 전했다.

앞서 알말리키 총리는 10일 0시 긴급 TV 연설을 통해 마숨 대통령이 자신을 총리로 지명하지 않아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설을 전후해 주요 정부기관과 외교사절 건물이 들어선 ‘그린존’ 등 수도 바그다드 시내 곳곳에는 알말리키 총리를 지지하는 특수부대와 시아파 무장대원들이 집중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쿠르드군 대변인은 “우리 모두 쿠데타를 걱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호주 시드니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알말리키 총리가 물을 휘젓지 않길 바란다”며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위해 지금 이 순간 군대가 투입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공습으로 미국 본토가 IS의 보복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테러 전문가인 세스 존스 씨는 10일 시사주간 타임 온라인판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공습 결정으로 그렇잖아도 오래전부터 미국을 위협해 온 IS의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