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위대 최대규모 화력훈련 현장

등록 2014.08.20.
육해공 각종 화기 불뿜자 2만여 관람객 탄성 연발… “전쟁은 안된다” 선 그어

전투용 헬기 AH-64D가 “타타타” 소리를 내며 일본 후지(富士) 산 앞자락에 나타났다. 가상의 적이 머무는 산중턱에 기관포 포탄이 쏟아졌다. 탄피가 비 오듯 땅으로 흘러내렸다. 참관인 2만3000여 명은 일제히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19일 시즈오카(靜岡) 현 고텐바(御殿場) 시 외곽의 ‘히가시후지 군사연습장’. 육해공 자위대가 모두 출동하는 자위대 최대 규모의 실탄사격 훈련인 ‘후지종합화력연습’이 열렸다. 연습에 참여한 자위대원은 약 2300명. 전차와 장갑차 80여 대, 화포 60여 문, 전투기 20여 대도 동원됐다. 자위대는 1966년부터 이 훈련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날 연습은 일본의 한 낙도가 공격받는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실시됐다. 2012년 9월 중일 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이 일어나면서 ‘낙도 사수’는 자위대 훈련의 단골 메뉴가 됐다.

본격 연습에 들어가자 먼저 초계기(경계 정찰 임무의 항공기) P-3C가 ‘적 출현’을 알렸다. 구름 속에 가려 있던 전투기 F-2가 굉음을 내며 연습장 위를 곧바로 날아와 폭탄을 떨어뜨렸다.

뒤이어 항공기와 함정을 타고 온 자위대원들이 연습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산자락으로 적을 압박해 들어갔다. 뒤에서는 헬기 AH-64D와 전차, 박격포가 엄호 사격을 했다. 화기가 동시에 불을 뿜자 100m 이상 떨어진 관람석이 흔들렸다.

연습이 끝난 뒤 도쿄(東京)에서 온 초등학생 후지타(藤田·12) 군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말 없이 엄지손가락을 폈다. 연습장을 빠져나오는 참관인들은 연신 “대단하다”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이 다른 나라의 전투에 참가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즈오카 현 출신의 60대 남성은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자위대는 어디까지나 일본을 지키는 게 임무다. 다른 나라에 가 전투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고야(名古屋)에서 친구 5명과 함께 온 나카다이라 히로코(中平廣子·35·여) 씨는 “전쟁은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고텐바=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육해공 각종 화기 불뿜자 2만여 관람객 탄성 연발… “전쟁은 안된다” 선 그어

전투용 헬기 AH-64D가 “타타타” 소리를 내며 일본 후지(富士) 산 앞자락에 나타났다. 가상의 적이 머무는 산중턱에 기관포 포탄이 쏟아졌다. 탄피가 비 오듯 땅으로 흘러내렸다. 참관인 2만3000여 명은 일제히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19일 시즈오카(靜岡) 현 고텐바(御殿場) 시 외곽의 ‘히가시후지 군사연습장’. 육해공 자위대가 모두 출동하는 자위대 최대 규모의 실탄사격 훈련인 ‘후지종합화력연습’이 열렸다. 연습에 참여한 자위대원은 약 2300명. 전차와 장갑차 80여 대, 화포 60여 문, 전투기 20여 대도 동원됐다. 자위대는 1966년부터 이 훈련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날 연습은 일본의 한 낙도가 공격받는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실시됐다. 2012년 9월 중일 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이 일어나면서 ‘낙도 사수’는 자위대 훈련의 단골 메뉴가 됐다.

본격 연습에 들어가자 먼저 초계기(경계 정찰 임무의 항공기) P-3C가 ‘적 출현’을 알렸다. 구름 속에 가려 있던 전투기 F-2가 굉음을 내며 연습장 위를 곧바로 날아와 폭탄을 떨어뜨렸다.

뒤이어 항공기와 함정을 타고 온 자위대원들이 연습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산자락으로 적을 압박해 들어갔다. 뒤에서는 헬기 AH-64D와 전차, 박격포가 엄호 사격을 했다. 화기가 동시에 불을 뿜자 100m 이상 떨어진 관람석이 흔들렸다.

연습이 끝난 뒤 도쿄(東京)에서 온 초등학생 후지타(藤田·12) 군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말 없이 엄지손가락을 폈다. 연습장을 빠져나오는 참관인들은 연신 “대단하다”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이 다른 나라의 전투에 참가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즈오카 현 출신의 60대 남성은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자위대는 어디까지나 일본을 지키는 게 임무다. 다른 나라에 가 전투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고야(名古屋)에서 친구 5명과 함께 온 나카다이라 히로코(中平廣子·35·여) 씨는 “전쟁은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고텐바=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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