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30년 해양산업… 영하50도 북극엔 인공섬 · 심해엔 유인 잠수정 누빈다

등록 2014.08.29.
미리보는 2030년 해양산업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바다 위에 ‘인공 섬’이 떠 있다. 거대한 쇄빙 수송선은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항로를 헤치고 인공 섬에 무사히 도착한다. 인공 섬에서 캐낸 해저 광물을 실은 수송선은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이들을 실어 나른다. 바다 밑 6000m 심해에선 최첨단 로봇 잠수정이 새로운 자원을 찾느라 분주하다.

우리나라가 해양 강대국으로 거듭나려면 어떤 기술에 집중해야 할까. 국내 과학계와 산업계 해양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 해양산업위원회가 1년에 걸친 연구 끝에 최근 ‘2030 미래해양산업 전략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미래 해양기술 ‘톱 3’를 꼽아봤다.



○ 극지에서도 버틸 수 있는 첨단 인공 섬

인공 섬은 해양플랜트 기술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무게가 수천 t에 육박하는 원유 시추장비인 ‘터렛’과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가 합쳐져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인공 섬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공 섬 기술을 한층 발전시켜 영하 50도 이하의 혹한에 견디고 유빙 충돌에도 견딜 수 있는 ‘극지 전용 인공 섬’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극지는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가스 하이드레이트 등 천연 자원의 보고로 불린다. 특히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연소 시에 이산화탄소와 물만 생성해 미래 청정에너지로 꼽히는데, 알래스카 북극 지역에는 1억이 넘는 가구가 10년 이상 난방할 수 있는 양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공 섬 기술은 현대중공업이 FPSO 전용 독(dock)을 운영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이다. 박영일 해양산업위원회 위원장(이화여대 부총장)은 “극지 인공 섬 기술은 미래 해양산업 기술 0순위로 꼽힌다”며 “영하 수십 도에서 대량의 원유와 가스를 캐내고 보관하는 극한기술의 결정체인 만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북극항로 헤치는 쇄빙·내빙 수송선

최근 북극항로가 개척되면서 극지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쇄빙 수송선도 필수 기술로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쇄빙선 아라온이 있다. 하지만 아라온은 과학 탐사와 연구용으로 최적화돼 있어 천연 자원이나 수출용 제품을 운반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화물선에 쇄빙 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김진석 극지연구소 북극환경자원연구센터 팀장은 “쇄빙선 건조 기술은 아라온 개발을 통해 확보한 만큼 쇄빙 수송선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북극항로를 오가는 일반 화물선에 혹한이나 유빙에 견딜 수 있는 내빙 기술을 추가하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아라온 설계에 참여한 삼성중공업은 쇄빙선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에서 쇄빙 능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선 10척을 수주하며 이 분야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 해저 6000m 누빌 유인 잠수정

해저 6000m에서 곳곳을 누비며 자원이 묻힌 곳을 찾아낼 로봇 잠수정 기술도 중요하다. 인공 섬을 세워 해저 자원을 채취하려면 어느 곳에 자원이 얼마나 묻혀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6000m 심해 탐사가 가능한 무인 잠수정 ‘해미래’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해저 6000m를 누빌 유인 잠수정을 개발할 계획이다.

6000m급 유인 잠수정을 보유하면 전 세계 바다의 95%를 탐사할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소수 국가만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로 분류된다. 6000m 깊이에선 손톱 위에 소형차 한 대를 올려놓은 것 같은 초고압이 잠수정 전체를 짓누르기 때문에 이런 수압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소재와 초정밀 설계가 필요하다.

이판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해저 정거장 건설을 발표할 만큼 각국의 해저탐사 경쟁이 치열하다”며 “심해 잠수정 연구는 정밀 공학기술과 경험이 오랫동안 축적돼야 실현 가능한 최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미리보는 2030년 해양산업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바다 위에 ‘인공 섬’이 떠 있다. 거대한 쇄빙 수송선은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항로를 헤치고 인공 섬에 무사히 도착한다. 인공 섬에서 캐낸 해저 광물을 실은 수송선은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이들을 실어 나른다. 바다 밑 6000m 심해에선 최첨단 로봇 잠수정이 새로운 자원을 찾느라 분주하다.

우리나라가 해양 강대국으로 거듭나려면 어떤 기술에 집중해야 할까. 국내 과학계와 산업계 해양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 해양산업위원회가 1년에 걸친 연구 끝에 최근 ‘2030 미래해양산업 전략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미래 해양기술 ‘톱 3’를 꼽아봤다.



○ 극지에서도 버틸 수 있는 첨단 인공 섬

인공 섬은 해양플랜트 기술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무게가 수천 t에 육박하는 원유 시추장비인 ‘터렛’과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가 합쳐져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인공 섬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공 섬 기술을 한층 발전시켜 영하 50도 이하의 혹한에 견디고 유빙 충돌에도 견딜 수 있는 ‘극지 전용 인공 섬’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극지는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가스 하이드레이트 등 천연 자원의 보고로 불린다. 특히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연소 시에 이산화탄소와 물만 생성해 미래 청정에너지로 꼽히는데, 알래스카 북극 지역에는 1억이 넘는 가구가 10년 이상 난방할 수 있는 양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공 섬 기술은 현대중공업이 FPSO 전용 독(dock)을 운영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이다. 박영일 해양산업위원회 위원장(이화여대 부총장)은 “극지 인공 섬 기술은 미래 해양산업 기술 0순위로 꼽힌다”며 “영하 수십 도에서 대량의 원유와 가스를 캐내고 보관하는 극한기술의 결정체인 만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북극항로 헤치는 쇄빙·내빙 수송선

최근 북극항로가 개척되면서 극지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쇄빙 수송선도 필수 기술로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쇄빙선 아라온이 있다. 하지만 아라온은 과학 탐사와 연구용으로 최적화돼 있어 천연 자원이나 수출용 제품을 운반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화물선에 쇄빙 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김진석 극지연구소 북극환경자원연구센터 팀장은 “쇄빙선 건조 기술은 아라온 개발을 통해 확보한 만큼 쇄빙 수송선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북극항로를 오가는 일반 화물선에 혹한이나 유빙에 견딜 수 있는 내빙 기술을 추가하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아라온 설계에 참여한 삼성중공업은 쇄빙선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에서 쇄빙 능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선 10척을 수주하며 이 분야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 해저 6000m 누빌 유인 잠수정

해저 6000m에서 곳곳을 누비며 자원이 묻힌 곳을 찾아낼 로봇 잠수정 기술도 중요하다. 인공 섬을 세워 해저 자원을 채취하려면 어느 곳에 자원이 얼마나 묻혀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6000m 심해 탐사가 가능한 무인 잠수정 ‘해미래’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해저 6000m를 누빌 유인 잠수정을 개발할 계획이다.

6000m급 유인 잠수정을 보유하면 전 세계 바다의 95%를 탐사할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소수 국가만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로 분류된다. 6000m 깊이에선 손톱 위에 소형차 한 대를 올려놓은 것 같은 초고압이 잠수정 전체를 짓누르기 때문에 이런 수압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소재와 초정밀 설계가 필요하다.

이판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해저 정거장 건설을 발표할 만큼 각국의 해저탐사 경쟁이 치열하다”며 “심해 잠수정 연구는 정밀 공학기술과 경험이 오랫동안 축적돼야 실현 가능한 최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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