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AG 더그아웃] ‘코리안 대포’가 부러운 대만감독

등록 2014.09.25.
[인천아시아경기/허구연의 AG 더그아웃]

뤼밍츠 감독 “마이너 출신은 소총”, 역시나 단타 6개뿐… 위협 못줘

한국은 1회 강정호 스리런 등 3방, 8회 콜드勝… 中과 준결승 유력

《 아시아경기는 국내 프로야구와 달리 경기 전 모든 언론 매체가 그라운드에 접근할 수 없다. 예선에서는 공식 기자회견도 마련되지 않는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예외였다. 그는 전 아시아야구연맹(BFA) 기술위원장 자격으로 자유롭게 그라운드에서 양 팀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미리 보는 결승전’ 한국과 대만의 대결을 허구연 위원의 눈으로 들여다봤다. 》  



뤼밍츠 대만 대표팀 감독(50)과는 인연이 깊다. 미리 마련한 한국 방문 선물도 줄 겸 경기 전에 찾아갔다. 제일 먼저 선발투수 이야기를 나눴다.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전력 노출을 꺼리느라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뤼 감독은 “장사오칭(21·클리블랜드)이 등이 좋지 않아 왕야오린(23·시카고 컵스)으로 바꿨다”고 하더라. 왕야오린은 원래 1+1(선발+롱릴리프) 정도로 생각하던 투수였다. 역시나 좌익수 장즈셴(26·볼티모어)의 실책에 이어 강정호(27·넥센)가 3점 홈런을 치면서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양현종(26·KIA)이 볼넷 없이 1회 위기를 넘긴 것도 좋았다.

뤼 감독의 고민대로 타선도 문제였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만 대표팀에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홈런왕 출신 천다펑(51·일본명 다이호 야스아키)이 4번 타자 자리를 지켰고 3번에는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천진펑(37·라미고)도 있었다. 장타이산(38·퉁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뤼 감독에게 “확실히 그때가 타선이 더 좋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뤼 감독은 “지금까지 대만은 장타력이 강점이었다”며 “정교하지는 않아도 일발장타를 무기로 앞세웠는데 이번 대표팀은 그런 면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만은 안타를 6개 때렸지만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알고 보면 뤼 감독부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장타력 하나는 알아주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대신 1988년 일본 요미우리에서 데뷔한 뤼 감독은 입단 후 첫 18경기에서 홈런을 10개나 때렸다. 뤼 감독은 “전에는 대만 리그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 힘 있는 타자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꾸리다 보니 세밀한 선수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대만도 남자들이 병역의 의무를 진다. 하지만 사실상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 한국 선수들과 달리 대만 선수들은 대회 참가 기간만 군 복무 기간에서 빼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만야구협회(CTBA)에서 원하는 선수가 있어도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의 협조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 역시 뤼 감독이 원하는 대표팀 전력을 꾸리는 데 걸림돌이 됐을 것이다. 마이너리그 구단 중에서도 선수 차출에 비협조적인 팀이 있었다. 일부 대만 언론에서 “역사상 최약체 대표팀”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한국은 이날 8회말 10-0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며 B조 1위로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 이러면 한국은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과 준결승을 치르게 된다. 반면 대만은 A조 1위 일본을 상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은메달을 목표로 하는 대만 상황을 감안하면 에이스 후즈웨이(21·미네소타)를 투입해 일본 타선을 상대하게 할 확률이 높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를 쉽게 끝내지 못했지만 왼손 천관위(24·요코하마)와 강속구 투수 뤄자런(28·대만 EDA)을 미리 경험한 건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 스윙이 커지면 안된다.

허구연 gyheo7@hanmail.net

[인천아시아경기/허구연의 AG 더그아웃]

뤼밍츠 감독 “마이너 출신은 소총”, 역시나 단타 6개뿐… 위협 못줘

한국은 1회 강정호 스리런 등 3방, 8회 콜드勝… 中과 준결승 유력

《 아시아경기는 국내 프로야구와 달리 경기 전 모든 언론 매체가 그라운드에 접근할 수 없다. 예선에서는 공식 기자회견도 마련되지 않는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예외였다. 그는 전 아시아야구연맹(BFA) 기술위원장 자격으로 자유롭게 그라운드에서 양 팀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미리 보는 결승전’ 한국과 대만의 대결을 허구연 위원의 눈으로 들여다봤다. 》  



뤼밍츠 대만 대표팀 감독(50)과는 인연이 깊다. 미리 마련한 한국 방문 선물도 줄 겸 경기 전에 찾아갔다. 제일 먼저 선발투수 이야기를 나눴다.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전력 노출을 꺼리느라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뤼 감독은 “장사오칭(21·클리블랜드)이 등이 좋지 않아 왕야오린(23·시카고 컵스)으로 바꿨다”고 하더라. 왕야오린은 원래 1+1(선발+롱릴리프) 정도로 생각하던 투수였다. 역시나 좌익수 장즈셴(26·볼티모어)의 실책에 이어 강정호(27·넥센)가 3점 홈런을 치면서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양현종(26·KIA)이 볼넷 없이 1회 위기를 넘긴 것도 좋았다.

뤼 감독의 고민대로 타선도 문제였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만 대표팀에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홈런왕 출신 천다펑(51·일본명 다이호 야스아키)이 4번 타자 자리를 지켰고 3번에는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천진펑(37·라미고)도 있었다. 장타이산(38·퉁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뤼 감독에게 “확실히 그때가 타선이 더 좋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뤼 감독은 “지금까지 대만은 장타력이 강점이었다”며 “정교하지는 않아도 일발장타를 무기로 앞세웠는데 이번 대표팀은 그런 면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만은 안타를 6개 때렸지만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알고 보면 뤼 감독부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장타력 하나는 알아주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대신 1988년 일본 요미우리에서 데뷔한 뤼 감독은 입단 후 첫 18경기에서 홈런을 10개나 때렸다. 뤼 감독은 “전에는 대만 리그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 힘 있는 타자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꾸리다 보니 세밀한 선수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대만도 남자들이 병역의 의무를 진다. 하지만 사실상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 한국 선수들과 달리 대만 선수들은 대회 참가 기간만 군 복무 기간에서 빼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만야구협회(CTBA)에서 원하는 선수가 있어도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의 협조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 역시 뤼 감독이 원하는 대표팀 전력을 꾸리는 데 걸림돌이 됐을 것이다. 마이너리그 구단 중에서도 선수 차출에 비협조적인 팀이 있었다. 일부 대만 언론에서 “역사상 최약체 대표팀”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한국은 이날 8회말 10-0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며 B조 1위로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 이러면 한국은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과 준결승을 치르게 된다. 반면 대만은 A조 1위 일본을 상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은메달을 목표로 하는 대만 상황을 감안하면 에이스 후즈웨이(21·미네소타)를 투입해 일본 타선을 상대하게 할 확률이 높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를 쉽게 끝내지 못했지만 왼손 천관위(24·요코하마)와 강속구 투수 뤄자런(28·대만 EDA)을 미리 경험한 건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 스윙이 커지면 안된다.

허구연 gyheo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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