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52세 두 남자의 요트세계일주
등록 2014.11.01.김승진 선장과 윤태근 선장. 김 선장은 10월 19일, 윤 선장은 나흘 뒤인 23일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의 단독 요트 세계일주에 나섰다. 작년 4월 중국의 궈촨(郭川·48)과 인도의 아브힐라시 토미(33)가 각각 무기항 항해에 성공해 국가적 영웅이 된 적은 있으나, 한 나라에서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도전을 시작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예상 항해 거리는 대략 2만2000해리(海里·nautical mile), 미터법으로는 4만 km쯤 된다. 7개월을 잡고 있으니 하루에 100해리를 가야 한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매일 6, 7노트로 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항해 규정도 까다롭다. 혼자서 바람의 힘에만 의지해 요트를 조종하되 항구나 육지에 기항해서는 안 되고, 설사 응급의료라도 외부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항해 기간 내내 경도(經度)를 한쪽 방향으로만 통과해 출발지로 돌아와야 한다.
두 사람 모두 서쪽에서 동쪽으로 항해한다. 태평양∼남극해∼대서양∼인도양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바다의 에베레스트’라 불리는 칠레 최남단 혼 곶(Cape Horn) 앞바다를 통과해야 한다. 유빙(流氷)이 떠다니고, 집채만 한 파도가 달려드는 바다, 오직 죽은 자의 넋만이 건널 수 있다는 바다, 그래서 잿빛 하늘을 나는 앨버트로스 새를 가리키며 ‘뱃사람들의 환생’이라고 불렀던, 그 바다를 지나야 한다.
“안 가면 안 돼?” 경남 창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는 윤 선장의 부인은 출항 이틀 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으로 떠나는 남편에게 그렇게 말했다.
두 남자는 그렇게 바다로 떠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필자의 가슴엔 묘한 설렘이 일었다. 김승진 선장의 아라파니(ARAPANI)호가 충남 당진 왜목항을 출발할 때, 특히 그랬다.
동년배라서 그랬을까? 필자도 소띠지만, 호적상으로는 1962년생이다. 분명, 극한의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에 대한 외경(畏敬)이나 미지(未知)의 대양(大洋)에 대한 호기심과는 또 다른 그 무엇이 가슴을 덥히는 듯했다.
“Someday will never come!”
김창혁 전문기자 chang@donga.com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똑같이 1962년생, 52세 동갑내기다.
김승진 선장과 윤태근 선장. 김 선장은 10월 19일, 윤 선장은 나흘 뒤인 23일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의 단독 요트 세계일주에 나섰다. 작년 4월 중국의 궈촨(郭川·48)과 인도의 아브힐라시 토미(33)가 각각 무기항 항해에 성공해 국가적 영웅이 된 적은 있으나, 한 나라에서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도전을 시작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예상 항해 거리는 대략 2만2000해리(海里·nautical mile), 미터법으로는 4만 km쯤 된다. 7개월을 잡고 있으니 하루에 100해리를 가야 한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매일 6, 7노트로 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항해 규정도 까다롭다. 혼자서 바람의 힘에만 의지해 요트를 조종하되 항구나 육지에 기항해서는 안 되고, 설사 응급의료라도 외부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항해 기간 내내 경도(經度)를 한쪽 방향으로만 통과해 출발지로 돌아와야 한다.
두 사람 모두 서쪽에서 동쪽으로 항해한다. 태평양∼남극해∼대서양∼인도양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바다의 에베레스트’라 불리는 칠레 최남단 혼 곶(Cape Horn) 앞바다를 통과해야 한다. 유빙(流氷)이 떠다니고, 집채만 한 파도가 달려드는 바다, 오직 죽은 자의 넋만이 건널 수 있다는 바다, 그래서 잿빛 하늘을 나는 앨버트로스 새를 가리키며 ‘뱃사람들의 환생’이라고 불렀던, 그 바다를 지나야 한다.
“안 가면 안 돼?” 경남 창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는 윤 선장의 부인은 출항 이틀 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으로 떠나는 남편에게 그렇게 말했다.
두 남자는 그렇게 바다로 떠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필자의 가슴엔 묘한 설렘이 일었다. 김승진 선장의 아라파니(ARAPANI)호가 충남 당진 왜목항을 출발할 때, 특히 그랬다.
동년배라서 그랬을까? 필자도 소띠지만, 호적상으로는 1962년생이다. 분명, 극한의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에 대한 외경(畏敬)이나 미지(未知)의 대양(大洋)에 대한 호기심과는 또 다른 그 무엇이 가슴을 덥히는 듯했다.
“Someday will never come!”
김창혁 전문기자 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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