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성’ 무기 장착한 보얀, 거친 EPL·롱볼 스토크 시티서 부활하나?

등록 2014.11.11.
‘제 2의 메시’로 불린 보얀 크르키치(24. 스토크 시티)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2007/08시즌 1군에 데뷔한 보얀은 메시의 최연소 출장과 최연소 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성인 무대에 안착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후 3시즌 동안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2011년 AS로마로 이적했고 AC밀란 임대를 거쳐 친정 바르셀로나로 복귀했지만 또다시 아약스에 임대되며 힘겨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뛰어난 패싱 능력과 드리블 실력을 지녔음에도 보얀은 2선 공격수 자리는 물론 측면 공격수로써도 애매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며 재능을 뽐내지 못했다.

또 기존의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는 물론 새롭게 영입된 수아레스에 밀려 더 이상 바르셀로나 내에 설 자리가 없어 보이자 결국 그는 이적을 결심했다.

스페인 언론은 보얀의 차기 행선지로 프리메라리가의 말라가와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를 점쳤다. 같은 리그의 말라가는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 올림피아코스는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얀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얀의 선택은 의외였다. 스페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싸움이 거친 잉글랜드 무대를 선택한 것이다.

‘티키타카’ 패스 플레이에 익숙한 그가 장신 피터 크라우치, 마베 디우프의 머리에 의한 ‘롱볼’ 전술을 구사하는 스토크 시티와 4년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팬들과 언론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키 170cm, 몸무게 65kg의 왜소한 신체조건의 보얀이 거친 수비수를 상대로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었다. 또 보얀의 약점으로 꼽히는 공중볼 경합 능력 역시 팀 색채와 맞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보얀은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샬케, 블랙번, 레알베티스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8월 16일 아스톤 빌라와의 EPL 데뷔전에서는 90분 풀타임을 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BBC 스포츠는 보얀의 활약에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11라운드를 맞은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 경기장. 이곳에서 드디어 보얀은 천재적인 잠재능력을 끄집어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전반 6분 중앙선에서부터 30m 가량을 질주하며 수비 4명을 제친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든 것.

보얀의 인상적인 EPL 데뷔골에 스토크 시티는 토트넘을 2-1로 제압하며 순위를 9위로 끌어올렸다.

앞으로 보얀의 활약이 계속될 것이란 주장은 다양한 기록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보얀은 이번시즌 리그 6경기(선발 4경기)에 출전해 평균 평점 6.86을 기록 중이다. 2010/11 바르셀로나(6.60), 11/12 로마(6.61), 12/13 밀란(6.72)보다 높고 지난해 아약스(6.88)와 비슷하다.

특히 이전 소속팀에서 볼 수 없었던 적극성을 스토크 시티에서 띠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바르셀로나와 밀란에서 각각 경기당 슈팅수가 1.1, 1.3개에 그쳤던 보얀은 현재 2.7개를 기록하고 있다. 찬스가 오면 과감하게 슈팅을 날리며 상대를 위협하고 있는 것.

또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러의 모습도 자주 선보이고 있다. 경기당 드리블 횟수는 바르셀로나(0.7)의 3배가 넘는 2.2회를 기록 중이다.

특히 보얀은 자신의 몸에 맞는 포지션을 찾은 느낌이다. 이번 시즌 2선 공격수로 출전해 경기당 평균 30회의 패스로 87.2%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진에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두드러진다. 보얀의 경기당 태클 횟수는 1.7회로 아약스(0.5), 밀란(0.4), 로마(0.5), 바르셀로나(0.3) 시절보다 높아졌다. 수세에 몰리면 허리라인까지 적극적으로 내려와 상대 공격을 끊어내는 모습이다.

이번 시즌 스토크 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마크 휴즈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보얀의 영입을 발표하며 “능력이 없는 선수는 바르사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독의 신뢰 속에서 보얀은 자신의 가치를 서서히 입증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사라진 천재’ 보얀을 다룬 많은 기사는 대부분 이렇게 마무리 된다.

그의 나이는 아직 24살이다.

사진 l 게티이미지 코리아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제 2의 메시’로 불린 보얀 크르키치(24. 스토크 시티)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2007/08시즌 1군에 데뷔한 보얀은 메시의 최연소 출장과 최연소 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성인 무대에 안착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후 3시즌 동안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2011년 AS로마로 이적했고 AC밀란 임대를 거쳐 친정 바르셀로나로 복귀했지만 또다시 아약스에 임대되며 힘겨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뛰어난 패싱 능력과 드리블 실력을 지녔음에도 보얀은 2선 공격수 자리는 물론 측면 공격수로써도 애매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며 재능을 뽐내지 못했다.

또 기존의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는 물론 새롭게 영입된 수아레스에 밀려 더 이상 바르셀로나 내에 설 자리가 없어 보이자 결국 그는 이적을 결심했다.

스페인 언론은 보얀의 차기 행선지로 프리메라리가의 말라가와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를 점쳤다. 같은 리그의 말라가는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 올림피아코스는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얀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얀의 선택은 의외였다. 스페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싸움이 거친 잉글랜드 무대를 선택한 것이다.

‘티키타카’ 패스 플레이에 익숙한 그가 장신 피터 크라우치, 마베 디우프의 머리에 의한 ‘롱볼’ 전술을 구사하는 스토크 시티와 4년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팬들과 언론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키 170cm, 몸무게 65kg의 왜소한 신체조건의 보얀이 거친 수비수를 상대로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었다. 또 보얀의 약점으로 꼽히는 공중볼 경합 능력 역시 팀 색채와 맞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보얀은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샬케, 블랙번, 레알베티스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8월 16일 아스톤 빌라와의 EPL 데뷔전에서는 90분 풀타임을 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BBC 스포츠는 보얀의 활약에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11라운드를 맞은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 경기장. 이곳에서 드디어 보얀은 천재적인 잠재능력을 끄집어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전반 6분 중앙선에서부터 30m 가량을 질주하며 수비 4명을 제친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든 것.

보얀의 인상적인 EPL 데뷔골에 스토크 시티는 토트넘을 2-1로 제압하며 순위를 9위로 끌어올렸다.

앞으로 보얀의 활약이 계속될 것이란 주장은 다양한 기록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보얀은 이번시즌 리그 6경기(선발 4경기)에 출전해 평균 평점 6.86을 기록 중이다. 2010/11 바르셀로나(6.60), 11/12 로마(6.61), 12/13 밀란(6.72)보다 높고 지난해 아약스(6.88)와 비슷하다.

특히 이전 소속팀에서 볼 수 없었던 적극성을 스토크 시티에서 띠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바르셀로나와 밀란에서 각각 경기당 슈팅수가 1.1, 1.3개에 그쳤던 보얀은 현재 2.7개를 기록하고 있다. 찬스가 오면 과감하게 슈팅을 날리며 상대를 위협하고 있는 것.

또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러의 모습도 자주 선보이고 있다. 경기당 드리블 횟수는 바르셀로나(0.7)의 3배가 넘는 2.2회를 기록 중이다.

특히 보얀은 자신의 몸에 맞는 포지션을 찾은 느낌이다. 이번 시즌 2선 공격수로 출전해 경기당 평균 30회의 패스로 87.2%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진에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두드러진다. 보얀의 경기당 태클 횟수는 1.7회로 아약스(0.5), 밀란(0.4), 로마(0.5), 바르셀로나(0.3) 시절보다 높아졌다. 수세에 몰리면 허리라인까지 적극적으로 내려와 상대 공격을 끊어내는 모습이다.

이번 시즌 스토크 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마크 휴즈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보얀의 영입을 발표하며 “능력이 없는 선수는 바르사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독의 신뢰 속에서 보얀은 자신의 가치를 서서히 입증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사라진 천재’ 보얀을 다룬 많은 기사는 대부분 이렇게 마무리 된다.

그의 나이는 아직 24살이다.

사진 l 게티이미지 코리아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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