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봤네 ‘큰손 유커’

등록 2014.12.07.
‘찰칵.’

아직 직원들이 모두 출근하기 전인 오전 9시. 병원에 스마트폰 카메라의 촬영음이 울려 퍼진다. 빈 사무실 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병원장 ○○○’이라고 쓰인 검은색 명패. 사람들이 문 앞에서 찍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명패다. 병원 계단 벽에는 ‘2011년 프리미엄 브랜드 선정’이라는 문구의 상패가 걸려 있다. 또 스마트폰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병원 관계자가 지방흡입수술 전후를 비교한 사진을 프로젝터로 보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찰칵’ 소리가 계속해서 울린다.



지난달 19일 아침, 서울 서초구의 서울365mc지방흡입병원. 이곳에서는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14명이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베이징(北京)과 시안(西安), 청두(成都) 등지에서 온 이들은 11월 17일부터 4박 5일 일정의 ‘의료 관광 전문 여행사 직원 초청 양성 교육’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들을 비롯해 모두 41명이 국내 유명 병원을 돌아보며 교육을 받았다.

중국 여행사 직원들은 마치 관광을 온 듯 병원 구석구석의 사진을 찍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가이드에게 “저스선머(這是什요·이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대답을 듣고 나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들이댔다.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는 건 중국의 손님들에게 ‘인증’을 하기 위해서였다. 여행사에서만 12년을 일했다는 황샤오(黃笑) 씨는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 의료관광을 홍보할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여행 및 관광 담당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은 모두 9818만5200명이었다. 올해 해외여행을 즐긴 중국인 관광객은 1억 명을 돌파해 1억1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의 대표적인 여행 목적지 중 하나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단순한 통계 자료를 넘어 보다 세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잘 몰랐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권기범 kaki@donga.com ·이상연·최고야 기자

‘찰칵.’

아직 직원들이 모두 출근하기 전인 오전 9시. 병원에 스마트폰 카메라의 촬영음이 울려 퍼진다. 빈 사무실 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병원장 ○○○’이라고 쓰인 검은색 명패. 사람들이 문 앞에서 찍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명패다. 병원 계단 벽에는 ‘2011년 프리미엄 브랜드 선정’이라는 문구의 상패가 걸려 있다. 또 스마트폰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병원 관계자가 지방흡입수술 전후를 비교한 사진을 프로젝터로 보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찰칵’ 소리가 계속해서 울린다.



지난달 19일 아침, 서울 서초구의 서울365mc지방흡입병원. 이곳에서는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14명이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베이징(北京)과 시안(西安), 청두(成都) 등지에서 온 이들은 11월 17일부터 4박 5일 일정의 ‘의료 관광 전문 여행사 직원 초청 양성 교육’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들을 비롯해 모두 41명이 국내 유명 병원을 돌아보며 교육을 받았다.

중국 여행사 직원들은 마치 관광을 온 듯 병원 구석구석의 사진을 찍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가이드에게 “저스선머(這是什요·이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대답을 듣고 나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들이댔다.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는 건 중국의 손님들에게 ‘인증’을 하기 위해서였다. 여행사에서만 12년을 일했다는 황샤오(黃笑) 씨는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 의료관광을 홍보할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여행 및 관광 담당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은 모두 9818만5200명이었다. 올해 해외여행을 즐긴 중국인 관광객은 1억 명을 돌파해 1억1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의 대표적인 여행 목적지 중 하나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단순한 통계 자료를 넘어 보다 세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잘 몰랐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권기범 kaki@donga.com ·이상연·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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