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화보]中언론 “北특권층, 그들만의 평양”

등록 2014.12.09.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가 발행하는 월간지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된 북한 사회를 비판했다. 런민(人民)일보 산하 런민원자이(文摘)는 최근 보통 사람은 접근할 수 없는 북한의 복지 실상을 전하며 북한 최고의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잡지에 따르면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있는 평양산원은 복도가 모두 대리석으로 깔려 있다. 또 로비 바닥은 청옥(靑玉) 등 100여 t의 천연석과 각종 색깔의 돌로 치장돼 있다.

북한은 평양산원을 평양시민들을 위한 의료기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잡지는 임산부가 이 시설을 이용하려면 특별한 ‘배경’이 있거나 병원 근무자들과 연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평양산원은 대지 6만 m²에 지상 13층 규모로 1980년 문을 열었다. 이후 2010년 개원 30주년을 맞아 내·외부를 리모델링했다.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2005년 방북해 딸을 낳은 병원이기도 하다.

잡지는 평양의 고급 주거시설도 특정 계층이 독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내에 원형으로 된 최고급 고층 아파트 두 동은 가극 ‘꽃 파는 처녀’와 ‘홍루몽’에 출연한 ‘인민예술가’들을 위한 전용 주택이다. 도로 위의 자가용도 모두 당정 간부나 인민예술가, 국유기업 간부들의 차량이며 보통 사람은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차를 살 수 없다.

북한에선 평양 주민이냐 아니냐에 따른 차별도 확연하다. 북한의 명문대는 평양에 집중돼 있으며 여기에 들어가려면 대부분 평양에서 태어나 현지 호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평양 시내에서 도보로 30분 거리 안에서는 24시간 전기를 쓸 수 있다. 1990년대 대기근 기간에 평양에서 아사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것도 평양 위주로 자원을 분배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잡지는 “북한의 지방 주민이 평양 호적 없이 평양에 사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이라며 이를 ‘이루기 힘든 평양의 꿈(平壤夢)’이라고 표현했다.

이 기사는 과거 다른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관영 잡지가 왜 이를 게재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편한 북-중 관계 속에서 북한에 비판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가 발행하는 월간지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된 북한 사회를 비판했다. 런민(人民)일보 산하 런민원자이(文摘)는 최근 보통 사람은 접근할 수 없는 북한의 복지 실상을 전하며 북한 최고의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잡지에 따르면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있는 평양산원은 복도가 모두 대리석으로 깔려 있다. 또 로비 바닥은 청옥(靑玉) 등 100여 t의 천연석과 각종 색깔의 돌로 치장돼 있다.

북한은 평양산원을 평양시민들을 위한 의료기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잡지는 임산부가 이 시설을 이용하려면 특별한 ‘배경’이 있거나 병원 근무자들과 연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평양산원은 대지 6만 m²에 지상 13층 규모로 1980년 문을 열었다. 이후 2010년 개원 30주년을 맞아 내·외부를 리모델링했다.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2005년 방북해 딸을 낳은 병원이기도 하다.

잡지는 평양의 고급 주거시설도 특정 계층이 독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내에 원형으로 된 최고급 고층 아파트 두 동은 가극 ‘꽃 파는 처녀’와 ‘홍루몽’에 출연한 ‘인민예술가’들을 위한 전용 주택이다. 도로 위의 자가용도 모두 당정 간부나 인민예술가, 국유기업 간부들의 차량이며 보통 사람은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차를 살 수 없다.

북한에선 평양 주민이냐 아니냐에 따른 차별도 확연하다. 북한의 명문대는 평양에 집중돼 있으며 여기에 들어가려면 대부분 평양에서 태어나 현지 호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평양 시내에서 도보로 30분 거리 안에서는 24시간 전기를 쓸 수 있다. 1990년대 대기근 기간에 평양에서 아사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것도 평양 위주로 자원을 분배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잡지는 “북한의 지방 주민이 평양 호적 없이 평양에 사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이라며 이를 ‘이루기 힘든 평양의 꿈(平壤夢)’이라고 표현했다.

이 기사는 과거 다른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관영 잡지가 왜 이를 게재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편한 북-중 관계 속에서 북한에 비판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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