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난징대학살 부인하는 건, 범죄 반복하겠다는 것”

등록 2014.12.15.
첫 국가추모식서 아베에 직격탄

추모식장 왼쪽에 ‘조난자 30만명’ 한글-영어 등 10개 언어로 표기

“전쟁범죄 소수 군국주의자 책임”… ‘평화’ 강조 日국민엔 우호 메시지

“역사는 시대가 변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며 사실은 교묘한 말로 (부인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난징(南京)대학살의 참상은 ‘산처럼 명백한 증거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올해 처음 지정된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 추모사를 통해 일본의 침략 역사와 이를 부인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 주석은 “난징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의 3대 참사 가운데 하나이자 반인류적 범죄로 인류 역사의 암흑 사건”이라며 “(일본이) 역사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다시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우리가 군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침략전쟁 탓에 이 민족을 모두 원수로 여겨서는 안 되며 전쟁범죄는 소수 군국주의자들에게 있다”고 말해 극단적인 반일 감정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어 “원한을 키워나가자는 뜻이 아니다. 중일 인민은 세대를 넘어 우호관계를 키워 나가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 인류평화를 위해 공동으로 공헌해 나가야 한다”며 추모식 개최 의미를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를 23번 사용했다.

이날 추모식은 난징 시 ‘대도살희생동포 기념관’에서 중국 당정 관계자와 공안, 인민해방군, 희생자 유족, 학생 대표, 외교 사절 등 1만 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평화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가슴에 하얀 꽃을 달았다.

국가추모일 제정을 기념해 동주(東周)시대 제기(祭器)를 토대로 제작한 대형 솥 ‘국가공제정(國家公祭鼎)’이 기념관에 처음 설치됐다. 지름 1.27m, 높이 1.65m인 솥에는 난징대학살의 역사적 사실과 국가추모일 제정 이유가 새겨졌다. 또 추모식장 무대 왼쪽에는 ‘조난자 30만 명’이라는 한글 표기를 포함해 영어 등 10개 언어로 당시의 희생자 수가 표기됐다.



추모식 시작 1분간 난징 시내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묵념이 거행됐다. 난징대학살 77주년을 상징해 난징 시 청소년 대표 77명은 평화의 상징인 흰색 상의 차림으로 나와 ‘평화선언’ 240자를 발표했다. 추모식은 희생자 30만 명을 상징하는 비둘기 3000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약 30분 만에 끝났다.

12월을 추모의 달로 정한 난징 시 곳곳에는 ‘국치를 잊지 말고 중화의 꿈을 실현하자(勿忘國恥 圓夢中華)’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前事不忘 後事之師)’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렸다. 이날 추도식은 푸더쓰(普德寺) 등 희생자 묘소가 있는 시내 17곳은 물론이고 중국 각지와 대만 홍콩에서도 개최했다.

‘청일전쟁 패배 120주년’이기도 한 올해 중국은 마치 ‘항일의 해’라고 할 만큼 여러 활동을 벌였다. 2월에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참관하게 한 것을 시작으로 창춘(長春)과 선양(瀋陽) 기록보관소(당안관)를 외신기자에게 개방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료들을 공개했다. 7월에는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시 주석이 참관한 가운데 중일전쟁의 서막을 연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77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난징 시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난징대학살 관련 초중고교용 교재를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첫 국가추모식서 아베에 직격탄

추모식장 왼쪽에 ‘조난자 30만명’ 한글-영어 등 10개 언어로 표기

“전쟁범죄 소수 군국주의자 책임”… ‘평화’ 강조 日국민엔 우호 메시지

“역사는 시대가 변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며 사실은 교묘한 말로 (부인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난징(南京)대학살의 참상은 ‘산처럼 명백한 증거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올해 처음 지정된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 추모사를 통해 일본의 침략 역사와 이를 부인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 주석은 “난징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의 3대 참사 가운데 하나이자 반인류적 범죄로 인류 역사의 암흑 사건”이라며 “(일본이) 역사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다시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우리가 군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침략전쟁 탓에 이 민족을 모두 원수로 여겨서는 안 되며 전쟁범죄는 소수 군국주의자들에게 있다”고 말해 극단적인 반일 감정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어 “원한을 키워나가자는 뜻이 아니다. 중일 인민은 세대를 넘어 우호관계를 키워 나가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 인류평화를 위해 공동으로 공헌해 나가야 한다”며 추모식 개최 의미를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를 23번 사용했다.

이날 추모식은 난징 시 ‘대도살희생동포 기념관’에서 중국 당정 관계자와 공안, 인민해방군, 희생자 유족, 학생 대표, 외교 사절 등 1만 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평화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가슴에 하얀 꽃을 달았다.

국가추모일 제정을 기념해 동주(東周)시대 제기(祭器)를 토대로 제작한 대형 솥 ‘국가공제정(國家公祭鼎)’이 기념관에 처음 설치됐다. 지름 1.27m, 높이 1.65m인 솥에는 난징대학살의 역사적 사실과 국가추모일 제정 이유가 새겨졌다. 또 추모식장 무대 왼쪽에는 ‘조난자 30만 명’이라는 한글 표기를 포함해 영어 등 10개 언어로 당시의 희생자 수가 표기됐다.



추모식 시작 1분간 난징 시내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묵념이 거행됐다. 난징대학살 77주년을 상징해 난징 시 청소년 대표 77명은 평화의 상징인 흰색 상의 차림으로 나와 ‘평화선언’ 240자를 발표했다. 추모식은 희생자 30만 명을 상징하는 비둘기 3000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약 30분 만에 끝났다.

12월을 추모의 달로 정한 난징 시 곳곳에는 ‘국치를 잊지 말고 중화의 꿈을 실현하자(勿忘國恥 圓夢中華)’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前事不忘 後事之師)’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렸다. 이날 추도식은 푸더쓰(普德寺) 등 희생자 묘소가 있는 시내 17곳은 물론이고 중국 각지와 대만 홍콩에서도 개최했다.

‘청일전쟁 패배 120주년’이기도 한 올해 중국은 마치 ‘항일의 해’라고 할 만큼 여러 활동을 벌였다. 2월에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참관하게 한 것을 시작으로 창춘(長春)과 선양(瀋陽) 기록보관소(당안관)를 외신기자에게 개방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료들을 공개했다. 7월에는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시 주석이 참관한 가운데 중일전쟁의 서막을 연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77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난징 시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난징대학살 관련 초중고교용 교재를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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