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구제역, 결국 소까지 덮쳐… ‘2011년 악몽’ 재현?

등록 2015.01.07.
안성서 백신 맞고도 한마리 확진

2015년겨울엔 예전과 달리 돼지 피해 집중… 일부 농민들 “백신효능 의심스러워”

지금까지 매몰 가축 2만6000여마리… 당국 “4년전과 비교할 수준 안돼”

경기 안성시의 한 농장에서 이번 겨울 들어 처음으로 소 구제역이 발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안성시 한우 농장의 소를 정밀 검사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소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0년 11월 이후 4년여 만이다.

농식품부는 “안성 한우 농장의 소 47마리 중 이상 증세를 보인 것은 한 마리뿐”이라며 “이 소는 백신을 맞았지만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해당 농장의 다른 소는 94%가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 구제역은 이전과 달리 돼지에게만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축산 농가들은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시작돼 그 이듬해 봄까지 145일간 계속됐던 구제역 악몽을 떠올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발생한 구제역은 4년 전의 악몽을 재현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우선 발생 건수 면에서 큰 차가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0∼2011년 당시에는 3748건의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농가 6241곳에서 키우던 소, 돼지 등 가축 약 348만 마리(소 15만864마리, 돼지 331만8298마리, 염소 및 사슴 1만800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이는 당시 국내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의 약 33%와 소의 약 4%에 해당한다. 당시에는 하루 발생 건수가 최대 90건에 이르기도 했다. 구제역 피해를 본 곳은 11개 시도 75개 시군이었다. 거의 전국의 절반가량이 구제역에 노출된 셈이다.

그와 비교하면 이번 겨울 구제역은 그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6일까지 3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피해 지역은 4개 시도 12개 시군에 그치고 있다. 매몰 가축은 2만6000여 마리이며 하루 발생 건수도 최대 4건(지난해 12월 18일)으로 4년 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4년 전에 비해 방역 당국의 감염 가축 매몰 방식도 개선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콘크리트와 강철판으로 지상에 저장 시설을 만들어 처분하거나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형 용기를 구덩이에 넣고 그 안에 가축을 넣어 묻는 식으로 처리해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0∼2011년에는 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해당 농장의 모든 가축을 땅에 묻다 보니 피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가축과 백신 접종 뒤에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개체만을 중심으로 매몰 처분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 사이에서는 구제역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백신은 당초 소를 대상으로 개발한 것이라 돼지는 큰 효과를 얻기 어렵다거나, 유통 방식에 따라 백신의 약효가 천차만별이라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현재 발생하는 구제역은 백신 접종을 안 했거나 올바른 방식으로 접종하지 않은 가축에게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항체가 형성된 돼지는 감염된 돼지와 같은 우리 안에 있더라도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제역이 충청과 경북, 경기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 신고까지 추가로 들어와 가축 질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전남 무안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AI는 지난해 9월 이후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경북 경주와 경남 양산, 경기 성남 등 41곳에서 발생해 총 52만6000마리의 닭과 오리가 매몰 처분됐다.

박창규 kyu@donga.com ·김유영 기자

안성서 백신 맞고도 한마리 확진

2015년겨울엔 예전과 달리 돼지 피해 집중… 일부 농민들 “백신효능 의심스러워”

지금까지 매몰 가축 2만6000여마리… 당국 “4년전과 비교할 수준 안돼”

경기 안성시의 한 농장에서 이번 겨울 들어 처음으로 소 구제역이 발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안성시 한우 농장의 소를 정밀 검사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소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0년 11월 이후 4년여 만이다.

농식품부는 “안성 한우 농장의 소 47마리 중 이상 증세를 보인 것은 한 마리뿐”이라며 “이 소는 백신을 맞았지만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해당 농장의 다른 소는 94%가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 구제역은 이전과 달리 돼지에게만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축산 농가들은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시작돼 그 이듬해 봄까지 145일간 계속됐던 구제역 악몽을 떠올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발생한 구제역은 4년 전의 악몽을 재현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우선 발생 건수 면에서 큰 차가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0∼2011년 당시에는 3748건의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농가 6241곳에서 키우던 소, 돼지 등 가축 약 348만 마리(소 15만864마리, 돼지 331만8298마리, 염소 및 사슴 1만800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이는 당시 국내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의 약 33%와 소의 약 4%에 해당한다. 당시에는 하루 발생 건수가 최대 90건에 이르기도 했다. 구제역 피해를 본 곳은 11개 시도 75개 시군이었다. 거의 전국의 절반가량이 구제역에 노출된 셈이다.

그와 비교하면 이번 겨울 구제역은 그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6일까지 3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피해 지역은 4개 시도 12개 시군에 그치고 있다. 매몰 가축은 2만6000여 마리이며 하루 발생 건수도 최대 4건(지난해 12월 18일)으로 4년 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4년 전에 비해 방역 당국의 감염 가축 매몰 방식도 개선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콘크리트와 강철판으로 지상에 저장 시설을 만들어 처분하거나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형 용기를 구덩이에 넣고 그 안에 가축을 넣어 묻는 식으로 처리해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0∼2011년에는 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해당 농장의 모든 가축을 땅에 묻다 보니 피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가축과 백신 접종 뒤에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개체만을 중심으로 매몰 처분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 사이에서는 구제역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백신은 당초 소를 대상으로 개발한 것이라 돼지는 큰 효과를 얻기 어렵다거나, 유통 방식에 따라 백신의 약효가 천차만별이라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현재 발생하는 구제역은 백신 접종을 안 했거나 올바른 방식으로 접종하지 않은 가축에게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항체가 형성된 돼지는 감염된 돼지와 같은 우리 안에 있더라도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제역이 충청과 경북, 경기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 신고까지 추가로 들어와 가축 질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전남 무안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AI는 지난해 9월 이후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경북 경주와 경남 양산, 경기 성남 등 41곳에서 발생해 총 52만6000마리의 닭과 오리가 매몰 처분됐다.

박창규 kyu@donga.com ·김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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