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국가지도자 60여명 ‘파리 행진’…“모든 인종주의에 반대”

등록 2015.01.12.
佛 연쇄테러]

전승훈 특파원 파리 현지르포 3信

시민 100만명과 함께 테러 규탄… 反테러회의선 국경통제 강화 합의

佛,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 선포… ‘샤를리 에브도’ 특집 100만부 발행

“우리는 모두 샤를리(테러 당한 잡지사)다.” “모든 인종주의에 반대한다.” “단결하자.”

11일 오후 프랑스 파리가 거대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파리 시민 1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프랑스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끔찍한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파리 시민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집회가 예정된 레퓌블리크 광장과 나시옹 광장으로 인파가 몰려들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국민들에게 “테러 희생자들과의 연대감을 표출하고, 테러를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벽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점을 보여주자”며 동참을 호소했다. 발스 총리는 전날 연설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테러 피해를 입은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 직원들도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다음 주 ‘생존자 특집’호 100만 부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100만 인파는 전날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열린 집회에서 기록한 70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평화 시위행진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전 세계 60여 명의 국가지도자가 참석해 ‘상처 입은’ 프랑스를 위로했다. 또한 이슬람국가인 터키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총리와 팔레스타인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도 참석해 테러 행위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프랑스 대테러 당국은 이날 행진에 참가한 세계 지도자들과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경찰 2000명과 군인 1350명을 동원한 데 이어 건물 옥상에 저격수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오전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을 비롯해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미국 유럽 내무장관들과 함께 ‘반테러 국제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장관들은 테러 방지를 위해 유럽 국경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무기 밀매와 인터넷에 대한 감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홀더 장관은 이 자리에서 “다음 달 18일 워싱턴에서 반테러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범 3명이 사살되면서 파리 테러는 일단락됐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에 대한 추가 테러를 예고한 상태다. 프랑스 당국은 잠복 중인 테러 조직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는 정보에 따라 이날 모든 경찰과 군인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기록을 지우고 항상 총기를 휴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유대인 공동체는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10일 오후 6시경 기자가 찾은 파리 동부의 인질극 현장 유대인 식료품 가게에는 수천 명의 추모객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찰이 쳐놓은 저지선 주위에서 침묵 속에 헌화하고, 촛불을 켰다. 평범한 동네 이웃이 참변을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흐느끼는 아주머니들도 많았다. 유대계 주민인 조엘 왈리드 씨(46)는 “이제 집 앞에 장보러 나갈 때까지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가”라며 공포에 떨었다.

한편 11일 새벽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풍자만화를 게재한 독일 신문사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사무실과 서류 일부가 불에 탔다. 독일 경찰은 방화 용의자 두 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佛 연쇄테러]

전승훈 특파원 파리 현지르포 3信

시민 100만명과 함께 테러 규탄… 反테러회의선 국경통제 강화 합의

佛,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 선포… ‘샤를리 에브도’ 특집 100만부 발행

“우리는 모두 샤를리(테러 당한 잡지사)다.” “모든 인종주의에 반대한다.” “단결하자.”

11일 오후 프랑스 파리가 거대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파리 시민 1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프랑스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끔찍한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파리 시민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집회가 예정된 레퓌블리크 광장과 나시옹 광장으로 인파가 몰려들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국민들에게 “테러 희생자들과의 연대감을 표출하고, 테러를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벽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점을 보여주자”며 동참을 호소했다. 발스 총리는 전날 연설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테러 피해를 입은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 직원들도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다음 주 ‘생존자 특집’호 100만 부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100만 인파는 전날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열린 집회에서 기록한 70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평화 시위행진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전 세계 60여 명의 국가지도자가 참석해 ‘상처 입은’ 프랑스를 위로했다. 또한 이슬람국가인 터키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총리와 팔레스타인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도 참석해 테러 행위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프랑스 대테러 당국은 이날 행진에 참가한 세계 지도자들과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경찰 2000명과 군인 1350명을 동원한 데 이어 건물 옥상에 저격수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오전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을 비롯해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미국 유럽 내무장관들과 함께 ‘반테러 국제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장관들은 테러 방지를 위해 유럽 국경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무기 밀매와 인터넷에 대한 감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홀더 장관은 이 자리에서 “다음 달 18일 워싱턴에서 반테러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범 3명이 사살되면서 파리 테러는 일단락됐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에 대한 추가 테러를 예고한 상태다. 프랑스 당국은 잠복 중인 테러 조직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는 정보에 따라 이날 모든 경찰과 군인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기록을 지우고 항상 총기를 휴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유대인 공동체는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10일 오후 6시경 기자가 찾은 파리 동부의 인질극 현장 유대인 식료품 가게에는 수천 명의 추모객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찰이 쳐놓은 저지선 주위에서 침묵 속에 헌화하고, 촛불을 켰다. 평범한 동네 이웃이 참변을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흐느끼는 아주머니들도 많았다. 유대계 주민인 조엘 왈리드 씨(46)는 “이제 집 앞에 장보러 나갈 때까지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가”라며 공포에 떨었다.

한편 11일 새벽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풍자만화를 게재한 독일 신문사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사무실과 서류 일부가 불에 탔다. 독일 경찰은 방화 용의자 두 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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