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한국 축구대표팀, 호주 꺽고 조1위로 8강행 진출

등록 2015.01.19.
축구대표팀 유니폼에는 ‘투혼(鬪魂)’이란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번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그 투혼이 한국 축구를 잠에서 깨워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8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애슬레틱 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뒤 “호주 경기에서 보여준 정신력이나 적극성, 투지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7일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정협(상주)의 결승골로 호주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호주전 승리는 대표팀에 단순한 1승의 의미를 넘어서 우승으로 가는 원동력인 투혼을 가져다줬다. 중앙 수비수로 나온 곽태휘(알 힐랄)와 부상으로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나오지 못했던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호주전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곽태휘는 호통에 가까울 정도로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의 움직임을 독려했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온 몸을 던져 골문을 지켰고, 전반 32분 이정협은 몸을 던진 쇄도로 결승골을 잡아냈다. 전반 28분 박주호(마인츠)는 공중 볼을 다투다 상대 공격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그라운드 위를 굴렀고, 구자철(마인츠)은 후반 초반 상대 수비수에게 밀려 넘어지며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그라운드 밖으로 실려 나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제부터 정신력의 싸움으로 봐야 한다. 호주전에서 보여준 투지라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호주에도 이날 패배는 1패 이상의 충격을 줬다. 6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3만여 명의 안방 관중 앞에서 패배 위기에 몰리자 호주는 스타팅에서 뺐던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과 매슈 레키(잉골슈타트), 로비 크루스(레버쿠젠) 등 주전 공격수 3인방을 후반전에 모두 투입했다. 하지만 되살아난 한국의 투혼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경기 중계를 하며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대표팀의 변화에는 중국대표팀 감독의 말도 자극제가 됐다. 알랭 페랭 감독은 조별 예선리그에서 2연승을 거둔 14일 “8강에서 한국보다는 호주를 더 피하고 싶다”고 말해 한국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18일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호주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따로 회의를 소집했다. 악화된 여론 등을 설명하며 본때를 보여주자고 했다. ‘우리는 더 잃을 게 없을 정도가 됐다’는 말까지 꺼내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투혼은 위기 때마다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이임생은 벨기에전에서 ‘붕대 투혼’을 발휘하며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코뼈가 부러진 김태영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스페인과의 8강전, 독일과의 4강전에 나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대표팀 유니폼에는 ‘투혼(鬪魂)’이란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번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그 투혼이 한국 축구를 잠에서 깨워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8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애슬레틱 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뒤 “호주 경기에서 보여준 정신력이나 적극성, 투지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7일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정협(상주)의 결승골로 호주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호주전 승리는 대표팀에 단순한 1승의 의미를 넘어서 우승으로 가는 원동력인 투혼을 가져다줬다. 중앙 수비수로 나온 곽태휘(알 힐랄)와 부상으로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나오지 못했던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호주전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곽태휘는 호통에 가까울 정도로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의 움직임을 독려했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온 몸을 던져 골문을 지켰고, 전반 32분 이정협은 몸을 던진 쇄도로 결승골을 잡아냈다. 전반 28분 박주호(마인츠)는 공중 볼을 다투다 상대 공격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그라운드 위를 굴렀고, 구자철(마인츠)은 후반 초반 상대 수비수에게 밀려 넘어지며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그라운드 밖으로 실려 나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제부터 정신력의 싸움으로 봐야 한다. 호주전에서 보여준 투지라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호주에도 이날 패배는 1패 이상의 충격을 줬다. 6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3만여 명의 안방 관중 앞에서 패배 위기에 몰리자 호주는 스타팅에서 뺐던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과 매슈 레키(잉골슈타트), 로비 크루스(레버쿠젠) 등 주전 공격수 3인방을 후반전에 모두 투입했다. 하지만 되살아난 한국의 투혼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경기 중계를 하며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대표팀의 변화에는 중국대표팀 감독의 말도 자극제가 됐다. 알랭 페랭 감독은 조별 예선리그에서 2연승을 거둔 14일 “8강에서 한국보다는 호주를 더 피하고 싶다”고 말해 한국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18일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호주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따로 회의를 소집했다. 악화된 여론 등을 설명하며 본때를 보여주자고 했다. ‘우리는 더 잃을 게 없을 정도가 됐다’는 말까지 꺼내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투혼은 위기 때마다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이임생은 벨기에전에서 ‘붕대 투혼’을 발휘하며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코뼈가 부러진 김태영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스페인과의 8강전, 독일과의 4강전에 나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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