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무덤 개방… 다음달 10일부터 공개 ‘무료입장’

‘마지막 황태자 무덤 개방’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과 그의 부인 이방자가 잠든 무덤인 경기 남양주시 홍유릉 경내 영원(英園)이 제향일인 다음달 10일 처음으로 개방된다.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소장 김정남)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과 그의 부인 이방자가 묻힌 무덤을 5월 10일부터 국민들에게 최초로 시범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영친왕(1897~1970)은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순종의 이복동생으로, 11세의 나이에 1907년 황태자로 책봉됐지만 그 해에 일본으로 끌려간다. 이후 일본 왕족 마사코(이방자·1901~1989)와 정략결혼을 하고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56년 만인 1963년 귀국했다가 병환에 시달리다 1970년 별세해 영원에 묻혔다.

문화재청은 “비운의 황태자로도 불리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 잠든 무덤 영원의 개방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일제에 의해 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영친왕의 굴곡진 생애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친왕의 둘째 아들 이구가 묻힌 영원 왼편의 회인원(懷仁園) 또한 10월 31일까지 시범개방을 거쳐 다음해 1월 전면개방한다. 관람료는 무료로 알려졌다.

마지막 황태자 무덤 영원 개방을 기념하는 부대행사로 홍유릉 내 유릉(裕陵, 순종과 순명효황후, 순정효황후의 능)의 재실에서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대한제국을 다시 기억하다’를 주제로 사진전이 열릴 예정이다.

30일 오전 11시 30분 개막식으로 문을 열며, 5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사진전에는 대한제국 황실가족의 다양한 사진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이날 개막식에는 이방자 여사가 생전에 세운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명휘(明暉)원(‘명휘’는 영친왕의 호)의 임원과 원생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을 통해 홍유릉 유적 보존활동을 하는 우리은행이 문화재 관리를 위한 다목적 차량과 순찰 오토바이를 기증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조선 말기 유입된 일본 자본에 맞서 1899년 창립된 민족계 은행 ‘대한천일은행’이 모태인 회사로, 영친왕은 제2대 은행장을 지냈다. 이에 우리은행은 2010년 이래 홍유릉 문화재지킴이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으며, 회사 시무식도 홍유릉 참배로 대신한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민들의 문화유산 접근성과 향유권을 높이고 그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자 궁궐과 왕릉의 정비를 통한 개방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덕수궁 석조전을 복원하여 대한제국역사관을 개관하고 비공개 능이었던 사릉(思陵)과 강릉(康陵)을 공개했다. 또한, 올해는 궁중의 부엌이자 드라마 대장금의 주 무대였던 경복궁 소주방의 복원을 마치고 오는 5월 2일 제1회 궁중문화축전 기간에 국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 황태자 무덤 개방’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마지막 황태자 무덤 개방, 방문해야겠다”, “마지막 황태자 무덤 개방, 우리은행이랑 연관성이 있구나”, “마지막 황태자 무덤 개방, 슬픈 이야기가 있는 능이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