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연금-노동 개혁 수용 못해”

등록 2015.06.23.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 막판 담판

EU에 제출한 협상안과 딴소리… 재무장관회의 결론 못낸채 끝나

EU 정상들 “추가협상 없다” 압박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탈퇴의 운명을 가를 막판 담판을 벌였다.

이날 유로존 정상회의는 5개월째 교착 상태인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외신들이 풀이했다. 72억 유로(약 9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 협상 마감 시한(6월 30일)이 도래하기 전에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회의(25, 26일)가 한 차례 더 열리지만 일부 정상은 이날 담판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추가 협상은 없다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는 시한 내에 부채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부채 15억4000만 유로(약 1조9300억 원)를 갚을 수 없게 돼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의 가능성이 커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국제통화기금(IMF), 유로그룹 등 국제채권단과 가진 회동에서 채권단의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요구를 거부해 정상회의에서의 협상 타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 후 “연금 삭감과 전기요금의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거부하고, 노동관계의 정상화를 통한 공정한 구조개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요구를 거부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며칠간 진전이 이뤄졌지만 아직 합의까지 가진 않았다. 오늘 합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도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2시간 동안 그리스 협상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 없이 2시간 만에 끝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의 협상안이 너무 늦게 도착해 오늘 최종 평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협상안을 두고 며칠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이번 주에 또 한 차례의 재무장관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의도 협상 전망이 어두워 25, 2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 앞서 EU 관리들은 그리스 정부가 전날 제출한 새로운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스의 새 협상안은 △고소득층(8만 명 이내)의 연금 삭감 △조기 퇴직수당 삭감 △연간 매출 50만 유로 이상인 기업에 대한 추가 과세, 소득 3만 유로 이상의 개인에 대한 ‘연대세’(가난한 사람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부유층에게 물리는 세금) 인상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재정긴축 방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뱅크런’ 위기에 빠진 그리스 은행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 한도를 또다시 증액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ECB의 긴급유동성지원 확대는 최근 엿새간 세 번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 막판 담판

EU에 제출한 협상안과 딴소리… 재무장관회의 결론 못낸채 끝나

EU 정상들 “추가협상 없다” 압박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탈퇴의 운명을 가를 막판 담판을 벌였다.

이날 유로존 정상회의는 5개월째 교착 상태인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외신들이 풀이했다. 72억 유로(약 9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 협상 마감 시한(6월 30일)이 도래하기 전에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회의(25, 26일)가 한 차례 더 열리지만 일부 정상은 이날 담판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추가 협상은 없다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는 시한 내에 부채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부채 15억4000만 유로(약 1조9300억 원)를 갚을 수 없게 돼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의 가능성이 커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국제통화기금(IMF), 유로그룹 등 국제채권단과 가진 회동에서 채권단의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요구를 거부해 정상회의에서의 협상 타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 후 “연금 삭감과 전기요금의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거부하고, 노동관계의 정상화를 통한 공정한 구조개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요구를 거부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며칠간 진전이 이뤄졌지만 아직 합의까지 가진 않았다. 오늘 합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도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2시간 동안 그리스 협상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 없이 2시간 만에 끝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의 협상안이 너무 늦게 도착해 오늘 최종 평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협상안을 두고 며칠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이번 주에 또 한 차례의 재무장관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의도 협상 전망이 어두워 25, 2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 앞서 EU 관리들은 그리스 정부가 전날 제출한 새로운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스의 새 협상안은 △고소득층(8만 명 이내)의 연금 삭감 △조기 퇴직수당 삭감 △연간 매출 50만 유로 이상인 기업에 대한 추가 과세, 소득 3만 유로 이상의 개인에 대한 ‘연대세’(가난한 사람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부유층에게 물리는 세금) 인상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재정긴축 방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뱅크런’ 위기에 빠진 그리스 은행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 한도를 또다시 증액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ECB의 긴급유동성지원 확대는 최근 엿새간 세 번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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