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뒤흔드는 난민 행렬… 3000명 유로터널 진입 시도

등록 2015.07.30.
佛 칼레항 터미널 들어갔다 쫓겨나… 터키 국경 넘어 그리스 밀입국 급증

EU는 난민 봉쇄-본국 송환 방침

내전의 공포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으로 몰리는 난민과 이를 막으려는 유럽 각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난민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데다 대규모 기습 형식의 밀입국 시도까지 이어지면서 유럽의 국경 지대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BBC는 “전쟁과 학대, 곤궁을 피해 유럽을 찾는 난민이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영불 해협의 해저 터널인 유로터널에서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영국행을 원하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 3000여 명이 영국 포크스턴과 프랑스 칼레를 잇는 이 터널로 진입을 시도해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8일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칼레 항 터미널에 난민 2000여 명이 기습적인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페리에 실려 해협을 건너는 화물트럭에 올라타 영국으로 향하던 난민들로 최근 하루에 몰려든 인원으로는 이날이 가장 많았다.

29일 새벽에는 난민 1500명이 또다시 유로터널 진입을 시도하다가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수단 출신의 20대 후반 남성이 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수백 명의 난민이 터널 주변에서 진입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난민들이 이처럼 목숨을 걸고 영국으로 가려는 이유는 일단 입국하면 망명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최소한의 생활비가 나오고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부터 이날까지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다 목숨을 잃은 난민이 8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프랑스가 트럭에 아예 타지 못하도록 도로변에 차단 벽을 설치해 밀입국 시도도 어려워지고 있다.

터키 국경을 넘어 그리스에 밀입국하려는 시리아 난민도 급증 추세다.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7월 터키를 거쳐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1만510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6% 늘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적발된 난민 대부분을 본국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유럽에 온다고 정착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적발된) 난민을 서아프리카 등지로 돌려보내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줄지 않아 ‘넘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간의 숨 막히는 숨바꼭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佛 칼레항 터미널 들어갔다 쫓겨나… 터키 국경 넘어 그리스 밀입국 급증

EU는 난민 봉쇄-본국 송환 방침

내전의 공포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으로 몰리는 난민과 이를 막으려는 유럽 각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난민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데다 대규모 기습 형식의 밀입국 시도까지 이어지면서 유럽의 국경 지대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BBC는 “전쟁과 학대, 곤궁을 피해 유럽을 찾는 난민이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영불 해협의 해저 터널인 유로터널에서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영국행을 원하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 3000여 명이 영국 포크스턴과 프랑스 칼레를 잇는 이 터널로 진입을 시도해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8일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칼레 항 터미널에 난민 2000여 명이 기습적인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페리에 실려 해협을 건너는 화물트럭에 올라타 영국으로 향하던 난민들로 최근 하루에 몰려든 인원으로는 이날이 가장 많았다.

29일 새벽에는 난민 1500명이 또다시 유로터널 진입을 시도하다가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수단 출신의 20대 후반 남성이 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수백 명의 난민이 터널 주변에서 진입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난민들이 이처럼 목숨을 걸고 영국으로 가려는 이유는 일단 입국하면 망명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최소한의 생활비가 나오고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부터 이날까지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다 목숨을 잃은 난민이 8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프랑스가 트럭에 아예 타지 못하도록 도로변에 차단 벽을 설치해 밀입국 시도도 어려워지고 있다.

터키 국경을 넘어 그리스에 밀입국하려는 시리아 난민도 급증 추세다.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7월 터키를 거쳐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1만510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6% 늘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적발된 난민 대부분을 본국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유럽에 온다고 정착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적발된) 난민을 서아프리카 등지로 돌려보내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줄지 않아 ‘넘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간의 숨 막히는 숨바꼭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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