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삼성 포수’ 진갑용, 은퇴 결정 “팀과 후배 위해 선택했다”

‘진갑용 은퇴’

17년간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 살림을 도맡아온 포수 진갑용이 전력분석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올 시즌까지 KBO 등록선수 신분은 유지하되, 포수 미트가 아닌 노트북 컴퓨터를 벗 삼게 됐다. 선수로서의 공식 은퇴는 올 시즌 종료 후 이뤄진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와 함께 후배 포수들을 위한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갑용은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이지영, 이흥련 등 후배 포수들과 함께 번갈아 1군 경기에서 뛰었다. 지난 6월6일 마산 NC전에서 7회에 대타로 나선 것이 그의 마지막 출전이었다. 선수로서 일주일에 두세 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을 여전히 갖추고 있지만, 진갑용은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는 쪽을 선택했다.

궁극적으로는 지도자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진갑용은 “공식 은퇴를 한 뒤에는 코치 연수를 고려하고 있다. 당장은 선수가 아닌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며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오랜 기간 선수로서 뛰었다.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섭섭하지 않을 리 없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9년간 1군 무대를 누빈 포수 진갑용의 풍부한 경험이 이제 삼성 라이온즈 전력분석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OB에서 데뷔한 진갑용은 1999년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게됐다. 현역 19시즌 중 17시즌을 삼성에서 뛰었다. 트레이드 3년 뒤인 2002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1985년의 전후반기 통합 우승 외에 2000년대 들어 삼성이 달성한 총 7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에 항상 그가 함께 있었다.

프로 통산 19시즌 동안 1823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2할7푼6리, 567득점, 1445안타, 154홈런, 753타점, 13도루, 4사구 566개의 성적을 올렸다. 각종 타격 수치 외에도 포수로서 최고의 인사이드워크를 자랑하며, 2000년대 ‘투수 왕국’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었다. 1974년 5월8일생인 진갑용은 지난 5월14일 대구 한화전 6회에 홈런을 쏘아올리며 국내선수 최고령 홈런 대기록(만 41세6일)을 세우기도 했다. 외국인선수까지 포함하면 롯데에서 뛴 펠릭스 호세(42세8일)에 이어 두번째 최고령 홈런 기록에 해당한다.

‘진갑용 은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갑용 은퇴, 안타깝네요”, “진갑용 은퇴, 진갑용이 은퇴라니 안 믿긴다”, “진갑용 은퇴,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