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환자들에게 희망 주던 ‘29번 도로의 배트맨’, 교통사고로 사망

‘29번 도로의 배트맨’

‘29번 도로의 배트맨’이 교통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그는 배트맨 복장을 하고 병상에서 고통 받는 미국 어린이 환자들에게 선행을 베풀면서 ‘29번 도로의 배트맨’이라 불렸다.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알려진 메릴랜드 주의 사업가 레니 로빈슨(51)은 16일(현지 시각) 저녁 10시 30분경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는 배트모빌을 타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70번 고속도로로 나갔다가 엔진에 문제가 생겨 갓길에 차를 대고 불을 켜지 않은 채로 점검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보지 못한 도요타 캠리 자동차가 차를 들이받았고, 그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29번 도로의 배트맨’인 로빈슨은 영화 보다 더 사실 같은 배트맨 복장을 한 뒤 람보르기니를 개조한 배트맨 차량인 ‘배트모빌(Batmobile)’을 타고 지역 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어린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며 선행을 실천했다.

청소 사업으로 돈을 번 로빈슨은 당초 배트맨 영화에 빠진 아들 브랜던 때문에 배트맨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배트맨에 열광하는 것을 보며, 아픈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이같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유족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로빈슨은 아픈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전 분장하는 데만 평균 45분을 썼다”면서 “그동안 차와 복장, 어린이 환자들에게 준 선물 비용 등으로 수십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가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경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3월 메릴랜드 주의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29번 도로에서 경찰은 배트맨 복장을 한 채 배트모빌인 람보르기니를 운전하고 있는 레니를 멈추게 했다. 그의 차량이 실제 번호판이 아닌 배트맨의 상징을 새겨놨기 때문.

경찰은 그가 번호판이 제대로 있는 지를 확인한 뒤, 실제 배트맨 같은 그의 모습에 사진을 함께 찍었다.

이를 찍은 동영상을 실버스프링 경찰이 페이스북에 게재했고, 실제 배트맨과 흡사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는 인터넷상에서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9번 도로의 배트맨’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29번 도로의 배트맨, 너무 안타깝다”, “29번 도로의 배트맨, 좋은 곳으로 가셨길”, “29번 도로의 배트맨, 슬프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