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프란치스코 교황 訪美 첫날 …“가난한 이들의 희망, 파파가 오셨다”
등록 2015.09.24.숙소앞 흑인-히스패닉 수백명
찬송가 부르며 美방문 환영… “멀리서라도 영접하게 돼 행복”
교황 맞이하는 인파 북적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 워싱턴의 바티칸 외교 공관을 떠나며 구경 나온 미국 시민들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교황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국빈 도착 행사를 열었다. 워싱턴=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차량 행렬이 22일 오후 5시경 그의 워싱턴 숙소인 교황청 대사관 앞에 도착하자 매사추세츠 도로 건너에 운집한 수백 명의 인파가 환호성을 질렀다.
기자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것은 그가 타고 온 작은 차였다. 사이드카와 경호차량에 이어 나타난 교황의 차는 대형 세단이나 방탄차가 아니라 이탈리아 피아트사가 만든 소형 ‘500L’이었다. 이 모델은 배기량 1400cc 안팎의 소형차에 속한다. 지난해 8월 방한 당시 기아차의 소형 쏘울을 선택하고, 올 1월 필리핀에서 이 나라의 대표적인 서민 교통수단 ‘지프니’를 이용한 것처럼 이번에도 소형차를 택한 것이다.
교황이 탄 차는 방탄 기능을 갖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경호차량들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SCV 1’이라고 쓰인 번호판만이 ‘바티칸 1호차’임을 알려줬다.
교황을 거리에 나가 직접 마중한 이들 역시 대부분은 히스패닉과 흑인, 여성과 어린이 등 소수 그룹에 속한 이들이었다. 1964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가장 가난한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단체인 ‘The Neocatechumenal Way’ 신도 100여 명은 이날 교황 도착 2시간 전부터 대사관 길 건너편 잔디밭에 모여 찬송가를 부르다가 교황을 맞이했다.
남편과 딸 등 가족 모두가 왔다는 글로리아 씨(여·53)에게 ‘교황에게 무엇을 바라느냐’고 묻자 “교황은 우리에게 가족과 평화 등 모든 것을 가르쳐 줬다”면서 “그저 그를 멀리서라도 영접하게 된 것이 행복할 뿐”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자들을 인솔해 나온 라파엘 바르비에리 신부(34)는 “교황이 24일 의회 연설 뒤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 가서 이민자, 노숙인, 장애인 등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이번 미국 방문 일정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일로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황은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뒤 의원들과 점심을 하지 않고 거리의 노숙인들과 식사를 할 예정이다.
올해 103세 된 앨리스 할머니는 “교황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 환영하러 나왔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마중을 나온 미국인들이 교황에게 바라는 것은 ‘변화’였다. 레베카 씨는 “세상은 아직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 중요한 이슈마다 자신의 의견을 밝혀 온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기대된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생인 다니엘라 양(14)은 “교황이 미국에서 18차례 연설을 한다는데 사랑의 가치를 전해줬으면 한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낙태에 대해 경고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황이 방문하는 워싱턴과 뉴욕, 필라델피아는 특별 보안행사구역으로 선포됐지만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민들이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교황 환영 행사가 끝난 뒤 인파는 질서를 지키며 해산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 訪美 첫날
숙소앞 흑인-히스패닉 수백명
찬송가 부르며 美방문 환영… “멀리서라도 영접하게 돼 행복”
교황 맞이하는 인파 북적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 워싱턴의 바티칸 외교 공관을 떠나며 구경 나온 미국 시민들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교황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국빈 도착 행사를 열었다. 워싱턴=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차량 행렬이 22일 오후 5시경 그의 워싱턴 숙소인 교황청 대사관 앞에 도착하자 매사추세츠 도로 건너에 운집한 수백 명의 인파가 환호성을 질렀다.
기자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것은 그가 타고 온 작은 차였다. 사이드카와 경호차량에 이어 나타난 교황의 차는 대형 세단이나 방탄차가 아니라 이탈리아 피아트사가 만든 소형 ‘500L’이었다. 이 모델은 배기량 1400cc 안팎의 소형차에 속한다. 지난해 8월 방한 당시 기아차의 소형 쏘울을 선택하고, 올 1월 필리핀에서 이 나라의 대표적인 서민 교통수단 ‘지프니’를 이용한 것처럼 이번에도 소형차를 택한 것이다.
교황이 탄 차는 방탄 기능을 갖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경호차량들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SCV 1’이라고 쓰인 번호판만이 ‘바티칸 1호차’임을 알려줬다.
교황을 거리에 나가 직접 마중한 이들 역시 대부분은 히스패닉과 흑인, 여성과 어린이 등 소수 그룹에 속한 이들이었다. 1964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가장 가난한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단체인 ‘The Neocatechumenal Way’ 신도 100여 명은 이날 교황 도착 2시간 전부터 대사관 길 건너편 잔디밭에 모여 찬송가를 부르다가 교황을 맞이했다.
남편과 딸 등 가족 모두가 왔다는 글로리아 씨(여·53)에게 ‘교황에게 무엇을 바라느냐’고 묻자 “교황은 우리에게 가족과 평화 등 모든 것을 가르쳐 줬다”면서 “그저 그를 멀리서라도 영접하게 된 것이 행복할 뿐”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자들을 인솔해 나온 라파엘 바르비에리 신부(34)는 “교황이 24일 의회 연설 뒤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 가서 이민자, 노숙인, 장애인 등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이번 미국 방문 일정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일로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황은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뒤 의원들과 점심을 하지 않고 거리의 노숙인들과 식사를 할 예정이다.
올해 103세 된 앨리스 할머니는 “교황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 환영하러 나왔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마중을 나온 미국인들이 교황에게 바라는 것은 ‘변화’였다. 레베카 씨는 “세상은 아직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 중요한 이슈마다 자신의 의견을 밝혀 온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기대된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생인 다니엘라 양(14)은 “교황이 미국에서 18차례 연설을 한다는데 사랑의 가치를 전해줬으면 한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낙태에 대해 경고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황이 방문하는 워싱턴과 뉴욕, 필라델피아는 특별 보안행사구역으로 선포됐지만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민들이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교황 환영 행사가 끝난 뒤 인파는 질서를 지키며 해산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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