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지구촌… ‘테러패권’ 경쟁

등록 2016.01.18.
부르키나파소 호텔서 32명 사망… 소말리아서 케냐軍 63명 피살

IS-알카에다 등 곳곳서 유혈극

15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알카에다 추종 세력이 4성급 호텔을 겨냥한 무차별 테러를 저질러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부상했다. 호텔에 투숙하던 인질 176명은 당국의 진압 후 무사히 구출됐다. 국제테러단체들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가 새해 들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경쟁적으로 테러를 저지르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세계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 18개국 출신 28명 사망

와가두구 ‘스플렌디드 호텔’에 테러범 4명이 난입한 것은 15일 저녁. 괴한들은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총기를 난사했다. 테러범들은 호텔에 진입하기 전 인근 카푸치노 카페에 들어가 이탈리아인 주인과 아내, 5세짜리 딸 등 10명을 살해한 뒤 카페에 불을 질렀다.

급작스러운 기습에 사람들은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지붕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테러범들은 정부군이 투입되자 투숙객을 인질로 잡고 대치했다. 이 호텔은 유엔 직원과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4성급 호텔로 아프리카 주둔 프랑스군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인질극은 미군 특수부대와 인근 말리에서 급파된 프랑스군까지 합세해 다음 날인 16일 인질범 4명을 사살하면서 막을 내렸다. 테러범 중 2명은 여성이었다. 이 테러로 캐나다인 6명, 부르키나파소인 5명, 프랑스인과 스위스인 각 2명, 미국인과 네덜란드인 각 1명 등 모두 28명이 숨졌다고 BBC가 전했다.



이번 테러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사하라 사막의 테러 단체 ‘알무라비툰’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두 단체는 21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북아프리카 말리 호텔 인질극에서도 공동 작전을 폈다.

알카에다는 테러 이후 공개한 ‘피와 시신으로 서명한 메시지’라는 음성테이프를 통해 “이번 사건은 파리 테러와 유사하게 최대한 많은 이교도들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S가 세계 각지의 테러 단체를 조직에 편입시키는 등 공세적으로 세력을 확장하자 알카에다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로 존재감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평화유지군도 63명 사살

같은 날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아데 지역에선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테러단체 알 샤바브가 아프리카연합(AU)군 기지를 공격해 최소 63명의 케냐군이 사살됐다. 알샤바브 대변인은 “무자헤딘 전사들의 공격으로 63명의 케냐 기독교인이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6월에도 모가디슈 북서쪽 AU군 진지를 공격해 수십 명의 부룬디군 병사를 사살했다. 또 67명이 사망한 2013년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와 148명이 숨진 지난해 4월 가리사 대학 테러 등 등 케냐에서도 크고 작은 테러를 자행했다. 알샤바브의 일부 분파는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16일 시리아 동부의 데이르에즈조르 마을을 공격해 민간인 300여 명을 학살했다고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5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 동안 하루 사망자로는 최다 숫자다.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테러를 주도한 IS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추가 테러를 노렸으나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번화가 지하철에서 자살폭탄 테러 공격을 시도하던 IS 추종자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15일 자카르타 테러 관련 용의자 12명을 체포했다. 이 중 1명은 IS로부터 돈을 송금받아 테러를 기획한 자금책으로 밝혀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부르키나파소 호텔서 32명 사망… 소말리아서 케냐軍 63명 피살

IS-알카에다 등 곳곳서 유혈극

15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알카에다 추종 세력이 4성급 호텔을 겨냥한 무차별 테러를 저질러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부상했다. 호텔에 투숙하던 인질 176명은 당국의 진압 후 무사히 구출됐다. 국제테러단체들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가 새해 들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경쟁적으로 테러를 저지르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세계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 18개국 출신 28명 사망

와가두구 ‘스플렌디드 호텔’에 테러범 4명이 난입한 것은 15일 저녁. 괴한들은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총기를 난사했다. 테러범들은 호텔에 진입하기 전 인근 카푸치노 카페에 들어가 이탈리아인 주인과 아내, 5세짜리 딸 등 10명을 살해한 뒤 카페에 불을 질렀다.

급작스러운 기습에 사람들은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지붕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테러범들은 정부군이 투입되자 투숙객을 인질로 잡고 대치했다. 이 호텔은 유엔 직원과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4성급 호텔로 아프리카 주둔 프랑스군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인질극은 미군 특수부대와 인근 말리에서 급파된 프랑스군까지 합세해 다음 날인 16일 인질범 4명을 사살하면서 막을 내렸다. 테러범 중 2명은 여성이었다. 이 테러로 캐나다인 6명, 부르키나파소인 5명, 프랑스인과 스위스인 각 2명, 미국인과 네덜란드인 각 1명 등 모두 28명이 숨졌다고 BBC가 전했다.



이번 테러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사하라 사막의 테러 단체 ‘알무라비툰’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두 단체는 21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북아프리카 말리 호텔 인질극에서도 공동 작전을 폈다.

알카에다는 테러 이후 공개한 ‘피와 시신으로 서명한 메시지’라는 음성테이프를 통해 “이번 사건은 파리 테러와 유사하게 최대한 많은 이교도들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S가 세계 각지의 테러 단체를 조직에 편입시키는 등 공세적으로 세력을 확장하자 알카에다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로 존재감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평화유지군도 63명 사살

같은 날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아데 지역에선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테러단체 알 샤바브가 아프리카연합(AU)군 기지를 공격해 최소 63명의 케냐군이 사살됐다. 알샤바브 대변인은 “무자헤딘 전사들의 공격으로 63명의 케냐 기독교인이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6월에도 모가디슈 북서쪽 AU군 진지를 공격해 수십 명의 부룬디군 병사를 사살했다. 또 67명이 사망한 2013년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와 148명이 숨진 지난해 4월 가리사 대학 테러 등 등 케냐에서도 크고 작은 테러를 자행했다. 알샤바브의 일부 분파는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16일 시리아 동부의 데이르에즈조르 마을을 공격해 민간인 300여 명을 학살했다고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5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 동안 하루 사망자로는 최다 숫자다.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테러를 주도한 IS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추가 테러를 노렸으나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번화가 지하철에서 자살폭탄 테러 공격을 시도하던 IS 추종자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15일 자카르타 테러 관련 용의자 12명을 체포했다. 이 중 1명은 IS로부터 돈을 송금받아 테러를 기획한 자금책으로 밝혀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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