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킹 목사 기념일 지정 30주년…“아직 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등록 2016.01.20.
美 킹 목사 기념일 지정 30주년… 워싱턴 마틴루서킹기념관 가보니

“아직 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18일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 마틴루서킹기념관. 자원봉사자인 흑인 여성 에이미 커티스 씨는 킹 목사의 탄생일이 기념일(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된지 30주년을 맞아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의 생애를 설명하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킹 목사가 1963년 8월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한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역설했지만 아직도 이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백인이 가는 식당에 흑인이 못 가는 일은 없지만 차별은 여전하다”고 했다.

2014년 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퍼거슨 사태 이후 미 전역에서 ‘흑인들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백인사회의 인종 차별은 아직도 남아 있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 베서스다에서 온 히스패닉계 케빈 에르난데스 씨는 킹 목사의 석상 옆에 새겨진 어록 ‘산더미 같은 절망에서 희망이라는 돌을 찾는다’를 보다가 “아직도 희망은 산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사는 흑인 남성 카일 스미스 씨는 “흑인 인권? 웃기지 말라고 해라. 솔직히 경찰 손에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다행이다”라며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놓고 소수 인종을 비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시애틀, 애틀랜타 등 주요 대도시에선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시위와 행사가 열렸다. 흑인 인권단체인 ‘블랙 시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잇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브리지를 30분 넘게 점거해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킹 목사의 딸인 베니스 킹 목사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에버니저 침례교회에서 열린 기념 예배에서 “요즘 미국 사회는 킹 목사의 정신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인종에 따라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미 최대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다음 달 28일)은 올해도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흑인 인권을 다룬 영화 ‘말콤 X’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백합처럼 흰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지할 수 없다. 어떻게 2년 연속 유색 인종이 후보에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배우 제이다 핑킷 스미스는 “유색 인종 나름의 영화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美 킹 목사 기념일 지정 30주년… 워싱턴 마틴루서킹기념관 가보니

“아직 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18일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 마틴루서킹기념관. 자원봉사자인 흑인 여성 에이미 커티스 씨는 킹 목사의 탄생일이 기념일(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된지 30주년을 맞아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의 생애를 설명하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킹 목사가 1963년 8월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한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역설했지만 아직도 이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백인이 가는 식당에 흑인이 못 가는 일은 없지만 차별은 여전하다”고 했다.

2014년 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퍼거슨 사태 이후 미 전역에서 ‘흑인들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백인사회의 인종 차별은 아직도 남아 있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 베서스다에서 온 히스패닉계 케빈 에르난데스 씨는 킹 목사의 석상 옆에 새겨진 어록 ‘산더미 같은 절망에서 희망이라는 돌을 찾는다’를 보다가 “아직도 희망은 산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사는 흑인 남성 카일 스미스 씨는 “흑인 인권? 웃기지 말라고 해라. 솔직히 경찰 손에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다행이다”라며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놓고 소수 인종을 비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시애틀, 애틀랜타 등 주요 대도시에선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시위와 행사가 열렸다. 흑인 인권단체인 ‘블랙 시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잇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브리지를 30분 넘게 점거해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킹 목사의 딸인 베니스 킹 목사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에버니저 침례교회에서 열린 기념 예배에서 “요즘 미국 사회는 킹 목사의 정신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인종에 따라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미 최대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다음 달 28일)은 올해도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흑인 인권을 다룬 영화 ‘말콤 X’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백합처럼 흰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지할 수 없다. 어떻게 2년 연속 유색 인종이 후보에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배우 제이다 핑킷 스미스는 “유색 인종 나름의 영화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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