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13세 소녀의 죽음, 결석1년… ‘또 아무도 몰랐다’

등록 2016.02.04.
목사 아빠 폭행으로 11개월전 사망… 시신냄새 없애려 방향제까지

부모의 학대를 받던 자녀가 숨진 지 1년 가까이 방치되다 발견됐다. 아버지는 딸이 죽은 뒤에도 경찰에 버젓이 실종신고를 했고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3일 딸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목사인 아버지 이모 씨(47)와 부인 백모 씨(40)를 긴급체포했다. 백 씨는 숨진 딸의 계모다. 또 2년간 이 양을 데리고 있던 백 씨의 여동생(39)도 폭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집에서 이 양을 빗자루 등으로 때렸는데 같은 날 오후 7시경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3일 오전 이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작은 방에서 이 양의 시신을 확인했다. 시신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고 주위에는 냄새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초와 방향제, 습기제거제 등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이 씨는 2007년 전처와 사별한 뒤 2009년 백 씨와 재혼했다. 그러나 자녀들과 계모 사이에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아들(19)은 가출해 따로 살았으며 큰딸(18)은 지인 집에서, 숨진 이 양은 2012년경부터 백 씨의 여동생 집에서 살았다. 이 양은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인 지난해 3월 12일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담임교사가 이 양 부모에게 가출신고를 하라고 종용하자 이 씨는 같은 달 31일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 양은 이미 숨진 뒤였다.

미궁에 빠질 뻔한 이 양의 실종 사건은 지난해 말 인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재조사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이 양의 친구 A 양으로부터 “이 양의 몸에 멍이 있었고 ‘부모로부터 맞았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 경찰은 이 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이날 시신을 찾아냈다. 이 씨 부부는 딸이 숨진 당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시신을 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시신 훼손이 심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종신고 후 이 씨가 딸의 사망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신고 후 3차례에 걸쳐 이 씨를 만났는데 자택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거절해 밖에서 면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종아동전문기관도 지난해 4월 초부터 3차례 이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씨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모두 외면했다. 이 씨는 또 이 양의 실종 3개월째인 지난해 6월 학교 측이 장기결석자에 대한 ‘정원외’ 처리를 하려고 하자 학교를 직접 찾아와 ‘유예신청서’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박창규 kyu@donga.com / 김재형 기자

목사 아빠 폭행으로 11개월전 사망… 시신냄새 없애려 방향제까지

부모의 학대를 받던 자녀가 숨진 지 1년 가까이 방치되다 발견됐다. 아버지는 딸이 죽은 뒤에도 경찰에 버젓이 실종신고를 했고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3일 딸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목사인 아버지 이모 씨(47)와 부인 백모 씨(40)를 긴급체포했다. 백 씨는 숨진 딸의 계모다. 또 2년간 이 양을 데리고 있던 백 씨의 여동생(39)도 폭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집에서 이 양을 빗자루 등으로 때렸는데 같은 날 오후 7시경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3일 오전 이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작은 방에서 이 양의 시신을 확인했다. 시신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고 주위에는 냄새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초와 방향제, 습기제거제 등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이 씨는 2007년 전처와 사별한 뒤 2009년 백 씨와 재혼했다. 그러나 자녀들과 계모 사이에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아들(19)은 가출해 따로 살았으며 큰딸(18)은 지인 집에서, 숨진 이 양은 2012년경부터 백 씨의 여동생 집에서 살았다. 이 양은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인 지난해 3월 12일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담임교사가 이 양 부모에게 가출신고를 하라고 종용하자 이 씨는 같은 달 31일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 양은 이미 숨진 뒤였다.

미궁에 빠질 뻔한 이 양의 실종 사건은 지난해 말 인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재조사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이 양의 친구 A 양으로부터 “이 양의 몸에 멍이 있었고 ‘부모로부터 맞았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 경찰은 이 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이날 시신을 찾아냈다. 이 씨 부부는 딸이 숨진 당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시신을 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시신 훼손이 심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종신고 후 이 씨가 딸의 사망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신고 후 3차례에 걸쳐 이 씨를 만났는데 자택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거절해 밖에서 면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종아동전문기관도 지난해 4월 초부터 3차례 이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씨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모두 외면했다. 이 씨는 또 이 양의 실종 3개월째인 지난해 6월 학교 측이 장기결석자에 대한 ‘정원외’ 처리를 하려고 하자 학교를 직접 찾아와 ‘유예신청서’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박창규 kyu@donga.com / 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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