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제58회 그래미어워드 시상식… ‘무게감 있는 트로피들은 백인에 집중’

등록 2016.02.17.
제58회 그래미어워드 시상식

‘그래미가 다시 퇴보했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랑 다를 게 뭐냐?’

음악 팬들이 화났다. 15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8회 그래미어워드 시상 결과 때문이다.

이날 그래미 주요 4개 부문은 모두 팝 장르의 백인 스타에게 돌아갔다.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올해의 앨범),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의 ‘Thinking Out Loud’(올해의 노래), 영국 DJ 마크 론슨의 ‘Uptown Funk’(올해의 레코드), 미국 가수 메이건 트레이너(최우수 신인)가 각각 가장 ‘무거운’ 트로피를 챙겼다.

지난해 앨범 ‘To Pimp a Butterfly’로 평단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흑인 래퍼 켄드릭 라마는 이날 무려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주요 부문 수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랩과 뮤직비디오 부문에서만 5개의 트로피를 챙긴 걸로 만족해야 했다.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캐나다의 R&B 가수 더 위켄드도 주요 수상 부문에서 제외된 채 해당 장르 부문에서 2개의 상만 받았다.

일부 음악 팬들은 이번 시상식에 대해 인종 차별, 장르 차별, 판매량 눈치 보기가 결합된 총체적 난국이라 비난하고 나섰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본상에서 라마와 위켄드를 외면한 그래미는 신인상 트로피까지 새로운 면모를 못 보여준 트레이너에게 안겼다. 근년에 벡, 아케이드 파이어에 시상하며 그나마 독창성과 예술성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 그래미가 단숨에 퇴보한 듯하다”고 했다. 그래미는 그간 흑인 음악가나 록, 힙합 장르에 대한 시상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아왔다.

축하 무대만큼은 볼만했다. 최근 작고한 거장들에 대한 헌정 무대가 충실했다. 레이디 가가는 고(故) 데이비드 보위의 명곡들을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패션과 함께 메들리로 선보였고, 스티비 원더와 펜타토닉스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리더 고 모리스 화이트를 추모하며 ‘That‘s the Way of the World’를 아카펠라로 불렀다. 동료나 후배 음악인들은 이글스의 글렌 프라이, 모터헤드의 레미 킬마이스터, 비비 킹을 기리는 무대도 준수하게 꾸몄다.

라마는 폭발적인 랩을 난사해 무대 온도를 끓는점 가까이로 달군 반면, 아델은 불안한 음정과 부실한 고음 처리로 실망감을 안겼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제58회 그래미어워드 시상식

‘그래미가 다시 퇴보했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랑 다를 게 뭐냐?’

음악 팬들이 화났다. 15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8회 그래미어워드 시상 결과 때문이다.

이날 그래미 주요 4개 부문은 모두 팝 장르의 백인 스타에게 돌아갔다.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올해의 앨범),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의 ‘Thinking Out Loud’(올해의 노래), 영국 DJ 마크 론슨의 ‘Uptown Funk’(올해의 레코드), 미국 가수 메이건 트레이너(최우수 신인)가 각각 가장 ‘무거운’ 트로피를 챙겼다.

지난해 앨범 ‘To Pimp a Butterfly’로 평단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흑인 래퍼 켄드릭 라마는 이날 무려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주요 부문 수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랩과 뮤직비디오 부문에서만 5개의 트로피를 챙긴 걸로 만족해야 했다.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캐나다의 R&B 가수 더 위켄드도 주요 수상 부문에서 제외된 채 해당 장르 부문에서 2개의 상만 받았다.

일부 음악 팬들은 이번 시상식에 대해 인종 차별, 장르 차별, 판매량 눈치 보기가 결합된 총체적 난국이라 비난하고 나섰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본상에서 라마와 위켄드를 외면한 그래미는 신인상 트로피까지 새로운 면모를 못 보여준 트레이너에게 안겼다. 근년에 벡, 아케이드 파이어에 시상하며 그나마 독창성과 예술성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 그래미가 단숨에 퇴보한 듯하다”고 했다. 그래미는 그간 흑인 음악가나 록, 힙합 장르에 대한 시상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아왔다.

축하 무대만큼은 볼만했다. 최근 작고한 거장들에 대한 헌정 무대가 충실했다. 레이디 가가는 고(故) 데이비드 보위의 명곡들을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패션과 함께 메들리로 선보였고, 스티비 원더와 펜타토닉스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리더 고 모리스 화이트를 추모하며 ‘That‘s the Way of the World’를 아카펠라로 불렀다. 동료나 후배 음악인들은 이글스의 글렌 프라이, 모터헤드의 레미 킬마이스터, 비비 킹을 기리는 무대도 준수하게 꾸몄다.

라마는 폭발적인 랩을 난사해 무대 온도를 끓는점 가까이로 달군 반면, 아델은 불안한 음정과 부실한 고음 처리로 실망감을 안겼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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