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알파고에 불계패…‘대국장 빠져나가는 이세돌 9단’

등록 2016.03.09.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을 꺾는 혁명을 일으켰다.

9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호텔 서울 6층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1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 9단에게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는 충격적 일이 벌어졌다.

알파고의 승리는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워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바둑에서 세계 최고수와 비슷한 수준의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의미여서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돌 가리기에서 흑번을 선택했다. 한국 룰보다 덤이 1집 많은 상황에서 백을 잡는 것이 보통인데 흑은 선택한 것은 포석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세돌 9단은 흑 6의 수를 평소 프로들이 전혀 두지 않는 수법을 구사했다.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미리 준비해온 수 같다”며 “패턴에 의해 두는 알파고를 상대로 혼란을 주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실제 불리하지도 않는 수”라고 해석했다.

알파고는 백 10의 수 역시 프로로서는 두지 않는 수였다. 이 수는 좋은 수가 아니라는 평가로서 두지 않는 수. 이어 16역시 프로 감각으로는 악수로 평가받는 수였다. 김성룡 9단은 “실망스럽다. 지난해 10월 이후 실력이 늘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알파고와 이 9단은 이어 탐색전 없이 전투에 돌입했다. 이 결과는 알파고의 우세로 끝났다. 이 9단이 알파고의 전투 능력을 너무 간과해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투가 벌어지자 알파고가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바둑을 지켜본 프로기사들의 말이다. 김성룡 9단은 “60수까지 봤는데 초반 완착이 있었지만 결코 이 9단이 유리하지 않다”며 “알파고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9단은 “알파고의 실력을 파악하려면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초반 실망스런 모습과는 사뭇 대비되게 전투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해설을 하던 김성룡 9단도 알파고의 전투 실력에 놀란 듯 “앉아서 해설하던 저를 일어서게 하네요”하며 얼굴을 붉혔다.

이 9단은 흑 67 수 때 바둑 판 위에 돌을 거의 놓았다가 황급히 거둬들인 뒤 멋쩍게 웃기도 했다. 이 9단이 두려고 했던 자리에 뒀다면 대실착이었다.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알파고의 전투 실력에 당황해 순간 착각한 듯 하다”며 “실제 그곳에 놨으면 바둑은 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좌하 쪽에서 알파고가 엄청난 실수를 하며 흑에게 큰 집을 헌납해선 이 9단 유리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9단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순간 알파고의 우변 백 102 날카로운 침입수가 국면을 반전시켰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이 바꿔치기를 하면서 쉽게 정리했다. 형세는 아직 흑이 앞선다는 평가. 그런데 흑 127수가 느슨한 수였다는 지적이다. 이 수로 인해 우하 귀에서 흑 집이 날 곳이 백집으로 변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김성룡 9단은 “여기서 흑이 잘 뒀으면 미세한 가운데 흑이 약간 우세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전 이후엔 찬스가 없었다. 알파고는 최후의 큰 자리인 150의 곳을 차지하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 9단은 형세가 결정되자 허탈한 웃음을 짓다가 백 186 때 돌을 던졌다.

양건 9단은 “알파고가 프로들은 하지 않는 실수를 여러차례 저지르자 이세돌 9단이 지나치게 방심해 역전당한 것 같다”며 “알파고의 실력이 놀랍긴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이기지 못할 실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벌어지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 이번 대결은 중국룰을 채택해 7집반이 주어진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을 꺾는 혁명을 일으켰다.

9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호텔 서울 6층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1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 9단에게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는 충격적 일이 벌어졌다.

알파고의 승리는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워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바둑에서 세계 최고수와 비슷한 수준의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의미여서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돌 가리기에서 흑번을 선택했다. 한국 룰보다 덤이 1집 많은 상황에서 백을 잡는 것이 보통인데 흑은 선택한 것은 포석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세돌 9단은 흑 6의 수를 평소 프로들이 전혀 두지 않는 수법을 구사했다.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미리 준비해온 수 같다”며 “패턴에 의해 두는 알파고를 상대로 혼란을 주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실제 불리하지도 않는 수”라고 해석했다.

알파고는 백 10의 수 역시 프로로서는 두지 않는 수였다. 이 수는 좋은 수가 아니라는 평가로서 두지 않는 수. 이어 16역시 프로 감각으로는 악수로 평가받는 수였다. 김성룡 9단은 “실망스럽다. 지난해 10월 이후 실력이 늘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알파고와 이 9단은 이어 탐색전 없이 전투에 돌입했다. 이 결과는 알파고의 우세로 끝났다. 이 9단이 알파고의 전투 능력을 너무 간과해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투가 벌어지자 알파고가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바둑을 지켜본 프로기사들의 말이다. 김성룡 9단은 “60수까지 봤는데 초반 완착이 있었지만 결코 이 9단이 유리하지 않다”며 “알파고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9단은 “알파고의 실력을 파악하려면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초반 실망스런 모습과는 사뭇 대비되게 전투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해설을 하던 김성룡 9단도 알파고의 전투 실력에 놀란 듯 “앉아서 해설하던 저를 일어서게 하네요”하며 얼굴을 붉혔다.

이 9단은 흑 67 수 때 바둑 판 위에 돌을 거의 놓았다가 황급히 거둬들인 뒤 멋쩍게 웃기도 했다. 이 9단이 두려고 했던 자리에 뒀다면 대실착이었다.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알파고의 전투 실력에 당황해 순간 착각한 듯 하다”며 “실제 그곳에 놨으면 바둑은 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좌하 쪽에서 알파고가 엄청난 실수를 하며 흑에게 큰 집을 헌납해선 이 9단 유리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9단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순간 알파고의 우변 백 102 날카로운 침입수가 국면을 반전시켰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이 바꿔치기를 하면서 쉽게 정리했다. 형세는 아직 흑이 앞선다는 평가. 그런데 흑 127수가 느슨한 수였다는 지적이다. 이 수로 인해 우하 귀에서 흑 집이 날 곳이 백집으로 변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김성룡 9단은 “여기서 흑이 잘 뒀으면 미세한 가운데 흑이 약간 우세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전 이후엔 찬스가 없었다. 알파고는 최후의 큰 자리인 150의 곳을 차지하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 9단은 형세가 결정되자 허탈한 웃음을 짓다가 백 186 때 돌을 던졌다.

양건 9단은 “알파고가 프로들은 하지 않는 실수를 여러차례 저지르자 이세돌 9단이 지나치게 방심해 역전당한 것 같다”며 “알파고의 실력이 놀랍긴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이기지 못할 실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벌어지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 이번 대결은 중국룰을 채택해 7집반이 주어진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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