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놀이공원서 자폭테러…부활절 나들이 가족들 참변

등록 2016.03.29.
파키스탄탈레반 강경파 소행… 15개월 전에도 151명 학살 악명

부활절 나들이 가족들 참변

27일 오후 파키스탄 라호르의 어린이공원은 부활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독교 신자도 많았지만 무슬림 주민들도 함께 섞여 있었다. 평온했던 공원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아이들이 몰려 있던 그네로부터 몇 m 이내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순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폭탄 속에 있던 볼 베어링(쇠구슬로 된 금속장치)이 폭발과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져 인명 피해가 컸다. 이날 폭탄 테러로 어린이와 여성 등 70여 명이 희생됐다. 파키스탄 일간 돈은 28일 기독교도를 겨냥한 테러로 무슬림도 4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테러로 여동생을 잃은 한 덴마크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공원은 더이상 입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파로 가득했다”며 “간식을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큰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주민 하산 임란 씨는 로이터통신에 “폭발이 일어났을 때 불길이 나무 위에 닿을 만큼 높이 치솟았다”며 “시신들이 공중에 떠오르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테러를 자행한 자마트울아라르는 파키스탄탈레반(TTP) 안에서도 강경 분파로 분류된다. ‘자유의 전사’라는 뜻인 자마트울아라르는 2014년 9월 노선 차이를 이유로 TTP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분리 독립 두 달 뒤인 2014년 11월 파키스탄·인도 접경 와가 국경검문소 국기하강식 행사장에서 자폭 테러를 벌어 관광객 등 60명을 숨지게 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엔 라호르의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 교회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폭탄 테러를 벌였다. 테러 직후 다시 TTP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일정 부분 독자성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TP는 파키스탄 전역에 보수적 이슬람 관행을 강요하면서 미국 등 서구 국가와 동맹 관계를 맺는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2012년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했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총격을 가했고 2014년 12월에는 페샤와르의 군 부설 학교에 침입해 학생 등 151명을 살해해 악명을 떨쳤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파키스탄탈레반 강경파 소행… 15개월 전에도 151명 학살 악명

부활절 나들이 가족들 참변

27일 오후 파키스탄 라호르의 어린이공원은 부활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독교 신자도 많았지만 무슬림 주민들도 함께 섞여 있었다. 평온했던 공원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아이들이 몰려 있던 그네로부터 몇 m 이내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순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폭탄 속에 있던 볼 베어링(쇠구슬로 된 금속장치)이 폭발과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져 인명 피해가 컸다. 이날 폭탄 테러로 어린이와 여성 등 70여 명이 희생됐다. 파키스탄 일간 돈은 28일 기독교도를 겨냥한 테러로 무슬림도 4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테러로 여동생을 잃은 한 덴마크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공원은 더이상 입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파로 가득했다”며 “간식을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큰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주민 하산 임란 씨는 로이터통신에 “폭발이 일어났을 때 불길이 나무 위에 닿을 만큼 높이 치솟았다”며 “시신들이 공중에 떠오르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테러를 자행한 자마트울아라르는 파키스탄탈레반(TTP) 안에서도 강경 분파로 분류된다. ‘자유의 전사’라는 뜻인 자마트울아라르는 2014년 9월 노선 차이를 이유로 TTP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분리 독립 두 달 뒤인 2014년 11월 파키스탄·인도 접경 와가 국경검문소 국기하강식 행사장에서 자폭 테러를 벌어 관광객 등 60명을 숨지게 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엔 라호르의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 교회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폭탄 테러를 벌였다. 테러 직후 다시 TTP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일정 부분 독자성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TP는 파키스탄 전역에 보수적 이슬람 관행을 강요하면서 미국 등 서구 국가와 동맹 관계를 맺는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2012년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했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총격을 가했고 2014년 12월에는 페샤와르의 군 부설 학교에 침입해 학생 등 151명을 살해해 악명을 떨쳤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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