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선 침몰로 익사 시리아 아기…끝모를 ‘쿠르디의 비극’

등록 2016.06.01.
한살도 채 안된 시리아 아기, 5월 넷째주 난민선 침몰로 익사

“인형처럼… 편안히 잠든 모습”

9월 터키의 한 해안에서 엎드린 채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진 사진이 공개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세 살배기 난민 알란 쿠르디. 그로부터 8개월여가 지난 5월 30일 ‘제2의 쿠르디’를 연상시키는, 익사한 난민 아기의 사진이 공개돼 심금을 울리고 있다.

독일 비영리 난민구호단체 시워치(Sea-Watch)가 이날 배포한 사진에는 한 구조대원이 눈을 감은 채 편안하게 잠든 것 같은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채 한 살도 안 돼 보이는 이 아이는 낡은 목선을 타고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지중해를 건너다 불과 사흘 전 전복사고로 익사한 시리아 난민이다. 이탈리아 해군이 출동해 사고 선박에서 135명을 구했지만 45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제2의 쿠르디’를 처음 발견한 구조대원 마르틴 씨는 “아기가 팔을 뻗은 인형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아이의 두 팔을 잡고 건져 올린 뒤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팔에 안았다. 하지만 아기의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불과 6시간 전에만 해도 이 아기는 살아 있었다”며 비통해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 음악치료사로 활동 중인 마르틴 씨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e메일에서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며 “이해할 수 없고 가슴 아픈 순간에 대한 일종의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사진 한 장으로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린 이 아기는 이름은 물론이고 성별, 부모의 탑승 여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아빠 엄마 형과 함께 고향을 떠나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던 꼬마 쿠르디의 시신 사진 한 장으로 난민 문제는 지구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한때 유럽 국가들이 난민 수용에 호의적이었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31일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한 주에만 리비아 해안을 떠나 지중해를 건너던 보트 난민 1000여 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되는 등 난민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워치는 “우리가 이런 장면을 또 보고 싶지 않다면 더 이상 난민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한살도 채 안된 시리아 아기, 5월 넷째주 난민선 침몰로 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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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쿠르디’를 처음 발견한 구조대원 마르틴 씨는 “아기가 팔을 뻗은 인형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아이의 두 팔을 잡고 건져 올린 뒤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팔에 안았다. 하지만 아기의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불과 6시간 전에만 해도 이 아기는 살아 있었다”며 비통해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 음악치료사로 활동 중인 마르틴 씨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e메일에서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며 “이해할 수 없고 가슴 아픈 순간에 대한 일종의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사진 한 장으로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린 이 아기는 이름은 물론이고 성별, 부모의 탑승 여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아빠 엄마 형과 함께 고향을 떠나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던 꼬마 쿠르디의 시신 사진 한 장으로 난민 문제는 지구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한때 유럽 국가들이 난민 수용에 호의적이었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31일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한 주에만 리비아 해안을 떠나 지중해를 건너던 보트 난민 1000여 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되는 등 난민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워치는 “우리가 이런 장면을 또 보고 싶지 않다면 더 이상 난민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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