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남중국해 분쟁…헤이그재판소 “中, 법적근거 없어”
등록 2016.07.13.시진핑 “중국 영토에 해당” 불복… 美국무부 “中, 최종적 판결 따라야”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현지 시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중국이 암초를 매립해 만든 인공섬에 대해서도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확보할 수 있는 유엔 해양법상 ‘섬’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013년 1월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재판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줘 중국은 사실상 완패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의 핵심 근거인 9단선(九段線)의 효력까지도 인정받지 못하자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판결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판결은 무효이며 구속력이 없다”고 반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남중국해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의 영토”라며 “PCA가 내린 결정에 근거한 어떤 주장이나 행동도 수용할 수 없다”며 흥분했다.
미국과 일본은 PCA 판결 수용을 중국에 촉구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최종적이고 중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며 “양국 모두 의무를 준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성명에서 “중재 판결은 최종적이므로 분쟁 당사국을 법적으로 구속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도 환영 성명을 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성격을 띤 이번 판결이 중국의 참패로 막을 내림에 따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해상 패권 다툼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판결에 반발해 필리핀과 가까운 암초에 추가로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 강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13년 동중국해에 선포했던 것처럼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판결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 인공섬 12해리 안으로 군함을 진입시켜 중국과 ‘신(新)냉전’ 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을 상대로 남중국해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한 상태다. PCA 판결은 법적 구속력은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중국이 이를 무시하더라도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도쿄=서영아 특파원
헤이그재판소 “中, 법적근거 없어” 美-中 대리전 국제판결서 참패
시진핑 “중국 영토에 해당” 불복… 美국무부 “中, 최종적 판결 따라야”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현지 시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중국이 암초를 매립해 만든 인공섬에 대해서도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확보할 수 있는 유엔 해양법상 ‘섬’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013년 1월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재판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줘 중국은 사실상 완패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의 핵심 근거인 9단선(九段線)의 효력까지도 인정받지 못하자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판결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판결은 무효이며 구속력이 없다”고 반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남중국해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의 영토”라며 “PCA가 내린 결정에 근거한 어떤 주장이나 행동도 수용할 수 없다”며 흥분했다.
미국과 일본은 PCA 판결 수용을 중국에 촉구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최종적이고 중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며 “양국 모두 의무를 준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성명에서 “중재 판결은 최종적이므로 분쟁 당사국을 법적으로 구속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도 환영 성명을 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성격을 띤 이번 판결이 중국의 참패로 막을 내림에 따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해상 패권 다툼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판결에 반발해 필리핀과 가까운 암초에 추가로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 강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13년 동중국해에 선포했던 것처럼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판결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 인공섬 12해리 안으로 군함을 진입시켜 중국과 ‘신(新)냉전’ 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을 상대로 남중국해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한 상태다. PCA 판결은 법적 구속력은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중국이 이를 무시하더라도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도쿄=서영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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