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29년만에 열린 ‘구로을 투표함’
등록 2016.07.22.21일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부정투표 논란으로 개봉되지 못한 ‘구로을 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열렸다.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구로을 투표함을 열기로 한 것이다. 뉴스1청명한 푸른빛을 내뿜던 외관은 탁한 하늘색으로 빛이 바랬다. 표지에 적힌 ‘우편투표함’이란 글씨는 세월을 머금은 채 잉크가 흐릿하게 번졌다. 울퉁불퉁 찌그러진 상판은 ‘이 물건’이 겪은 굴곡진 사연을 표현했다.
29년 동안 봉인됐던 ‘구로을 투표함’이 21일 오전 열렸다.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는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일부터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구로을 우편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진행됐다.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시 ‘투표함 바꿔치기’ 논란으로 야당 참관인들이 서울 구로을 투표함 이송을 막고 항의하고 있다. 동아일보DB이른바 ‘구로을 투표함 사건’은 13대 대선 투표가 진행된 1987년 12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서울 구로을 선거관리위원들이 트럭에 부재자 투표함을 싣고 개표소로 가기 위해 구로구청을 나설 때 “투표함이 외부로 반출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온 시민들이 트럭을 둘러쌌다. 시민들은 4325명의 부재자 투표가 담긴 투표함을 발견하고 이를 부정투표함으로 의심했다. 이어 구로구청 3층 선관위 사무실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투표함 한 개를 발견했다. ‘투표함 바꿔치기’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구로구청에는 시민 1000여 명이 모였다. 선관위 사무실을 점거한 시민들은 점거 44시간 만인 18일 오전 경찰에 진압됐다. 부정투표함으로 낙인찍힌 구로을 투표함은 선관위가 무효 처리했고 결국 열리지 못했다. 투표함은 이후 20년 동안 구로구 선관위에 보관되다 2007년 중앙선관위 수장고로 옮겨졌다.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관위는 최근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여겨지던 구로을 투표함을 열기로 결정했다. 강원택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내년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함을 여는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다. ‘구로구청 부정선거 항의투쟁 동지회’ 소속 회원 일부는 진행을 막고 “선관위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 끝에 10시 10분경 투표함의 뚜껑이 열렸다.
오후 2시경 마무리된 계표 결과 당시 기호 1번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전체 4325표 중 3133표(72.4%)를 얻었다. 이어 △3번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575표(13.3%) △2번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404표(9.3%) △4번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130표(3.0%) 순이었다. 당시 노 후보는 총 36.6%의 득표율로 김영삼(28.0%), 김대중 후보(27.0%)를 누르고 당선됐다. 구로을만 놓고 보면 득표율에서 김대중 후보(35.7%)가 오히려 노태우(28.1%), 김영삼(25.4%), 김종필 후보(10.8%)를 앞섰다. 다만 부재자 투표에선 당시 노 후보의 득표율이 상대 후보들보다 크게 높았다. 실제 서울 지역 혼합개표(당시는 부재자 투표함을 일반 투표함 한 개와 혼합해 개표) 결과는 노태우(61.6%), 김대중(18.0%), 김영삼 후보(17.3%) 순으로 이번에 집계된 구로을 부재자 투표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투표함은 열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정치학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당시 사건 당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투표함 및 관련 기록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내년에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노태우 3133표, 김대중 575표, 김영삼 404표, 김종필 130표
21일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부정투표 논란으로 개봉되지 못한 ‘구로을 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열렸다.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구로을 투표함을 열기로 한 것이다. 뉴스1청명한 푸른빛을 내뿜던 외관은 탁한 하늘색으로 빛이 바랬다. 표지에 적힌 ‘우편투표함’이란 글씨는 세월을 머금은 채 잉크가 흐릿하게 번졌다. 울퉁불퉁 찌그러진 상판은 ‘이 물건’이 겪은 굴곡진 사연을 표현했다.
29년 동안 봉인됐던 ‘구로을 투표함’이 21일 오전 열렸다.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는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일부터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구로을 우편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진행됐다.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시 ‘투표함 바꿔치기’ 논란으로 야당 참관인들이 서울 구로을 투표함 이송을 막고 항의하고 있다. 동아일보DB이른바 ‘구로을 투표함 사건’은 13대 대선 투표가 진행된 1987년 12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서울 구로을 선거관리위원들이 트럭에 부재자 투표함을 싣고 개표소로 가기 위해 구로구청을 나설 때 “투표함이 외부로 반출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온 시민들이 트럭을 둘러쌌다. 시민들은 4325명의 부재자 투표가 담긴 투표함을 발견하고 이를 부정투표함으로 의심했다. 이어 구로구청 3층 선관위 사무실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투표함 한 개를 발견했다. ‘투표함 바꿔치기’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구로구청에는 시민 1000여 명이 모였다. 선관위 사무실을 점거한 시민들은 점거 44시간 만인 18일 오전 경찰에 진압됐다. 부정투표함으로 낙인찍힌 구로을 투표함은 선관위가 무효 처리했고 결국 열리지 못했다. 투표함은 이후 20년 동안 구로구 선관위에 보관되다 2007년 중앙선관위 수장고로 옮겨졌다.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관위는 최근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여겨지던 구로을 투표함을 열기로 결정했다. 강원택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내년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함을 여는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다. ‘구로구청 부정선거 항의투쟁 동지회’ 소속 회원 일부는 진행을 막고 “선관위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 끝에 10시 10분경 투표함의 뚜껑이 열렸다.
오후 2시경 마무리된 계표 결과 당시 기호 1번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전체 4325표 중 3133표(72.4%)를 얻었다. 이어 △3번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575표(13.3%) △2번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404표(9.3%) △4번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130표(3.0%) 순이었다. 당시 노 후보는 총 36.6%의 득표율로 김영삼(28.0%), 김대중 후보(27.0%)를 누르고 당선됐다. 구로을만 놓고 보면 득표율에서 김대중 후보(35.7%)가 오히려 노태우(28.1%), 김영삼(25.4%), 김종필 후보(10.8%)를 앞섰다. 다만 부재자 투표에선 당시 노 후보의 득표율이 상대 후보들보다 크게 높았다. 실제 서울 지역 혼합개표(당시는 부재자 투표함을 일반 투표함 한 개와 혼합해 개표) 결과는 노태우(61.6%), 김대중(18.0%), 김영삼 후보(17.3%) 순으로 이번에 집계된 구로을 부재자 투표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투표함은 열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정치학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당시 사건 당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투표함 및 관련 기록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내년에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01:041ITip2유튜브 알고리즘 초기화 및 특수 댓글 작성 방법!
- 재생03:222미스트롯3 TOP7 완전 정복미스트롯3 TOP7 그 전설의 시작은?!🤔 TV CHOSUN 240418 방송
- 재생10:213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04:014아빠는 꽃중년※분노 ON※ 훈육만은 확실한 성우 유독 첫째 태오에게 냉철한 이유
- 재생10:075유 퀴즈 온 더 블럭(웃픔 주의🤣) 히딩크 감독이 한국인들에게 감동받은 사연 ㅋㅋ | tvN 240417 방송
- 재생14:456아빠는 꽃중년[#아빠는꽃중년] 김원준 딸랑구는 먹대장 너무 잘 먹어서 17개월 아기들 중 성장 속도 1등!?
- 재생02:157모두의 챌린지[모두의 챌린지] 두 번째 친환경 챌린지, 야생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 '새를 구해요 챌린지', MBC 240419 방송
- 재생01:308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선공개] ※일촉즉발 대치 상황※ 게임에 집착하며 위협적으로 돌변한 금쪽이
- 재생00:399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4월 25일 예고] ‘두 얼굴의 엄마’ 포천 농약 연쇄살인사건
- 재생00:3110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예고] "우리 언니 어떤 점이 좋아요?" 동완을 당황시킨 윤아의 절친 어반자카파 조현아!
- 재생02:531세자가 사라졌다[배신 엔딩] 상선의 침입에 몸을 피한 수호, 하지만 측근의 배신으로 칼에 찔리다!? MBN 240414 방송
- 재생02:452원더풀 월드이준을 친 박혁권, 중환자실의 차은우를 바라보는 오만석, MBC 240412 방송
- 재생03:303올댓트로트이불…같이 걸어요 by 이진
- 재생10:214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11:495백두산 박찬의 락앤롤 파워토크하루빨리 건강 찾아서 공연하고 싶어요 (몬스터리그 오의환, 지원석)
- 재생01:046ITip2유튜브 알고리즘 초기화 및 특수 댓글 작성 방법!
- 재생03:467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병만 랜드 정글에 집을 지었다?! 찐친들은 다 아는 병만의 근황은?
- 재생01:488골 때리는 그녀들[4월 24일 예고] FC원더우먼 VS FC구척장신, 컵 대회를 발칵 뒤집은 비운의 팀은?!
- 재생03:529선재 업고 튀어[1-4화 요약본] 최애열성팬의 쌍방 구원 서사! 설렘 폭발하는 변우석김혜윤 몰아보기!
- 재생01:4910멱살 한번 잡힙시다불안해하는 김하늘을 철창에서 꺼내주는 연우진 "이제 집에 가자" | KBS 240416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