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美민주 필라델피아 전당대회…‘힐러리+오바마’의 포옹

등록 2016.07.29.
[美민주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이승헌 특파원 현장 르포]

오바마, 44분간 격정의 지지연설

“힐러리, 나보다 대통령에 더 적합” 참석자 열광… 흑인들 눈물 흘려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강력” 트럼프의 美우선주의 정면반박

연설 마치자 힐러리 깜짝등장

“힐러리는 나보다, 심지어 (남편인) 빌 클린턴보다 대통령직에 더 적합한 사람입니다. 나와 함께 힐러리를 다음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함께해 주세요.”

연설의 달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격정적인 웅변으로 자신의 8년 과업을 이어 줄 후계자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27일(현지 시간) 오후 10시 50분경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미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 연단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용기와 긍정의 나라다. 이를 이끌 수 있는 것은 바로 일생을 미국에 헌신해 온 힐러리 클린턴뿐”이라고 말했다. 백악관행 티켓을 놓고 8년 전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였던 클린턴의 승리에 오바마는 모든 것을 건 듯했다.

오바마의 우렁찬 목소리가 전대장을 압도하면서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흑인 여성들은 종교집회에 참석한 듯 눈물을 흘렸고, 누구라 할 것 없이 “Thank you” 피켓을 들고 8년 전 오바마의 선거 구호인 “Yes, we can”을 외쳤다.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44분 동안 편안하면서도 줄곧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는 우울한 비관론과 서로에 대한 질시와 반목만 있었다. 이런 분노와 비난, 미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어 “힐러리는 국무장관(2009∼2013년)으로서 주요 결정에 참여했으며 당시 보여준 지적 능력과 일에 대한 헌신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이 보여준 열정과 조직력 그리고 인내심을 본받아야 한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선 “계획도 없고, 사실에 기반을 둔 사람도 아니다. 무엇보다 70년 동안 노동자의 인생에 한번도 신경 쓰지 않았던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서 미국인들의 챔피언이, 여러분의 목소리가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트럼프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겨냥해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강력하다”며 “미국은 스스로를 구세주라 여기는 트럼프에게 의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들에 미군 주둔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며 철군 카드를 꺼낸 데 대해 “미국의 가치가 ‘가격표(price tag)’로 매겨지는 줄 아느냐. 미국은 그런 것을 넘어선 헌신 덕에 세계의 존경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사설에서 “미국의 건국 교훈을 설득력 있게 지켜 낸 탁월한 인간이자 대통령의 고별사”로 규정하고 “아름답고 감성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칼럼니스트 E J 디온 주니어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이번 가을엔 오직 하나의 논리적 선택만 존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설득력이 있었다”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무대 한쪽을 가리키자 클린턴이 깜짝 등장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포옹한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힐러바마(힐러리+오바마)’ 연대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앞서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팀 케인 상원의원은 “내 아들의 목숨을 맡길 만큼 클린턴을 믿는다”고 말했다. 케인의 아들 냇 케인은 해병대원으로 복무 중이다. 연설 중간에 유창한 스페인어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관심을 산 그는 트럼프에 대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마디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7일 발표한 USC와의 공동 여론조사(20∼26일 실시)에서 클린턴은 전국적으로 40%를 얻어 47%의 트럼프에게 7%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클린턴의 대선 후보 지명과 샌더스의 대승적 승복 등 호재까지 반영된 것이어서 클린턴의 지지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美민주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이승헌 특파원 현장 르포]

오바마, 44분간 격정의 지지연설

“힐러리, 나보다 대통령에 더 적합” 참석자 열광… 흑인들 눈물 흘려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강력” 트럼프의 美우선주의 정면반박

연설 마치자 힐러리 깜짝등장

“힐러리는 나보다, 심지어 (남편인) 빌 클린턴보다 대통령직에 더 적합한 사람입니다. 나와 함께 힐러리를 다음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함께해 주세요.”

연설의 달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격정적인 웅변으로 자신의 8년 과업을 이어 줄 후계자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27일(현지 시간) 오후 10시 50분경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미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 연단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용기와 긍정의 나라다. 이를 이끌 수 있는 것은 바로 일생을 미국에 헌신해 온 힐러리 클린턴뿐”이라고 말했다. 백악관행 티켓을 놓고 8년 전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였던 클린턴의 승리에 오바마는 모든 것을 건 듯했다.

오바마의 우렁찬 목소리가 전대장을 압도하면서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흑인 여성들은 종교집회에 참석한 듯 눈물을 흘렸고, 누구라 할 것 없이 “Thank you” 피켓을 들고 8년 전 오바마의 선거 구호인 “Yes, we can”을 외쳤다.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44분 동안 편안하면서도 줄곧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는 우울한 비관론과 서로에 대한 질시와 반목만 있었다. 이런 분노와 비난, 미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어 “힐러리는 국무장관(2009∼2013년)으로서 주요 결정에 참여했으며 당시 보여준 지적 능력과 일에 대한 헌신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이 보여준 열정과 조직력 그리고 인내심을 본받아야 한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선 “계획도 없고, 사실에 기반을 둔 사람도 아니다. 무엇보다 70년 동안 노동자의 인생에 한번도 신경 쓰지 않았던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서 미국인들의 챔피언이, 여러분의 목소리가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트럼프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겨냥해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강력하다”며 “미국은 스스로를 구세주라 여기는 트럼프에게 의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들에 미군 주둔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며 철군 카드를 꺼낸 데 대해 “미국의 가치가 ‘가격표(price tag)’로 매겨지는 줄 아느냐. 미국은 그런 것을 넘어선 헌신 덕에 세계의 존경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사설에서 “미국의 건국 교훈을 설득력 있게 지켜 낸 탁월한 인간이자 대통령의 고별사”로 규정하고 “아름답고 감성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칼럼니스트 E J 디온 주니어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이번 가을엔 오직 하나의 논리적 선택만 존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설득력이 있었다”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무대 한쪽을 가리키자 클린턴이 깜짝 등장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포옹한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힐러바마(힐러리+오바마)’ 연대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앞서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팀 케인 상원의원은 “내 아들의 목숨을 맡길 만큼 클린턴을 믿는다”고 말했다. 케인의 아들 냇 케인은 해병대원으로 복무 중이다. 연설 중간에 유창한 스페인어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관심을 산 그는 트럼프에 대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마디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7일 발표한 USC와의 공동 여론조사(20∼26일 실시)에서 클린턴은 전국적으로 40%를 얻어 47%의 트럼프에게 7%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클린턴의 대선 후보 지명과 샌더스의 대승적 승복 등 호재까지 반영된 것이어서 클린턴의 지지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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