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속타는 농어민들… ‘양식장 떼죽음·농경지 쑥대밭’

등록 2016.08.26.
폭염으로 인한 바다 양식장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태풍을 제외한 양식장 피해로는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폭염의 기세가 꺾여도 바닷물 온도는 다음 달 중순에야 내려갈 것으로 보여 피해는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바다를 쑥대밭으로 만든 폭염의 여파는 육지의 가뭄 피해로 번지는 양상이다. 8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15% 수준이다. 앞으로 2, 3개월 동안 내릴 비의 양도 많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심각한 가을 가뭄이 우려된다.



○ 남해안 양식장 초토화

“활력이 넘치던 섬 마을에 적막만 흐르고 있습니다.”

전남 완도군 금일도 하화전리 안주빈 씨(46)는 25일 폐사한 전복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이 마을 20개 어가는 모두 전복 폐사 피해를 봤다. 안 씨는 “기록적인 폭염에 게릴라성 적조 띠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고수온 현상이 겹쳐 전복이 대량 폐사했다”고 말했다. 금일도에서는 475개 어가가 전복 1억4400만 마리를 키운다. 현재까지 어가 양식장 257곳에서 전복 4942만 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380억 원. 죽어가는 전복이 많아 시간이 갈수록 피해는 커지고 있다.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서는 바지락 등 패류 72ha(6억8000만 원), 고흥군 금산면에서는 전복 438만 마리(32억 원), 여수에서는 우럭 참돔 돌돔 등 69만 마리(3억 원) 등이 죽어 나갔다. 전남도는 어패류 폐사가 392건에 추정 피해액이 497억 원이라고 밝혔다.



폭염의 기세는 수그러들지만 바닷물은 당분간 계속 뜨거울 것으로 보여 피해 확대가 불가피하다. 서영상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경남 통영에서 전남 여수까지 연안 해역의 고수온 현상은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폐사의 원인이 고수온으로 판명 나도 재해보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이런 피해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어민 대부분은 관련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수온 특약에 가입한 어가는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 폭염 꺾이니 이제는 가뭄 걱정

폭염의 여파는 바다에 이어 육지의 가뭄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3일까지 전국 가뭄 피해 지역은 논 6469ha, 밭 2만861ha에 이른다. 전국 8월 평균 강수량은 27.4mm로 평년(182.6mm)의 15% 수준에 그쳤다. 전남(11.5mm)과 충남(18.4mm)은 평년의 6%와 9.5% 수준에 머물렀다. 당초 평년과 비슷한 강수량을 예측했지만 빗나갔다. 이 때문에 8월 초 68%에 이르던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50%까지 떨어졌다. 평년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51%)와 비슷한 수치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 사태까지 빚었던 충남 지역에서는 ‘가뭄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 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량이 5330만 m³ 이하로 내려가면 주의가 발효되는데, 현재 저수량은 4900만 m³에 불과하고 저수율은 41.9%로 예년의 80.4%에 그치고 있다”며 “지난해 물 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 올해는 하천유지 용수를 줄여 미리 가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가뭄이 지난해 수준으로 심각해져 생활 및 공업용수가 부족해지면 금강도수로를 통해 물을 끌어올 계획이다. 부여 백제보 인근에서 보령댐까지 이어지는 금강도수로는 올해 2월 완공돼 시범 가동만 했을 뿐 아직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안전처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긴급 가뭄대책회의를 열고 가을 가뭄에 대비해 약 100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안전처 이상권 자연재난대응과장은 “9, 10월에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린다고 하지만 또 예보가 빗나갈 경우 가뭄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작년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완도=이형주 peneye09@donga.com / 홍성=지명훈 / 박성민 기자

폭염으로 인한 바다 양식장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태풍을 제외한 양식장 피해로는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폭염의 기세가 꺾여도 바닷물 온도는 다음 달 중순에야 내려갈 것으로 보여 피해는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바다를 쑥대밭으로 만든 폭염의 여파는 육지의 가뭄 피해로 번지는 양상이다. 8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15% 수준이다. 앞으로 2, 3개월 동안 내릴 비의 양도 많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심각한 가을 가뭄이 우려된다.



○ 남해안 양식장 초토화

“활력이 넘치던 섬 마을에 적막만 흐르고 있습니다.”

전남 완도군 금일도 하화전리 안주빈 씨(46)는 25일 폐사한 전복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이 마을 20개 어가는 모두 전복 폐사 피해를 봤다. 안 씨는 “기록적인 폭염에 게릴라성 적조 띠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고수온 현상이 겹쳐 전복이 대량 폐사했다”고 말했다. 금일도에서는 475개 어가가 전복 1억4400만 마리를 키운다. 현재까지 어가 양식장 257곳에서 전복 4942만 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380억 원. 죽어가는 전복이 많아 시간이 갈수록 피해는 커지고 있다.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서는 바지락 등 패류 72ha(6억8000만 원), 고흥군 금산면에서는 전복 438만 마리(32억 원), 여수에서는 우럭 참돔 돌돔 등 69만 마리(3억 원) 등이 죽어 나갔다. 전남도는 어패류 폐사가 392건에 추정 피해액이 497억 원이라고 밝혔다.



폭염의 기세는 수그러들지만 바닷물은 당분간 계속 뜨거울 것으로 보여 피해 확대가 불가피하다. 서영상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경남 통영에서 전남 여수까지 연안 해역의 고수온 현상은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폐사의 원인이 고수온으로 판명 나도 재해보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이런 피해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어민 대부분은 관련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수온 특약에 가입한 어가는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 폭염 꺾이니 이제는 가뭄 걱정

폭염의 여파는 바다에 이어 육지의 가뭄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3일까지 전국 가뭄 피해 지역은 논 6469ha, 밭 2만861ha에 이른다. 전국 8월 평균 강수량은 27.4mm로 평년(182.6mm)의 15% 수준에 그쳤다. 전남(11.5mm)과 충남(18.4mm)은 평년의 6%와 9.5% 수준에 머물렀다. 당초 평년과 비슷한 강수량을 예측했지만 빗나갔다. 이 때문에 8월 초 68%에 이르던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50%까지 떨어졌다. 평년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51%)와 비슷한 수치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 사태까지 빚었던 충남 지역에서는 ‘가뭄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 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량이 5330만 m³ 이하로 내려가면 주의가 발효되는데, 현재 저수량은 4900만 m³에 불과하고 저수율은 41.9%로 예년의 80.4%에 그치고 있다”며 “지난해 물 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 올해는 하천유지 용수를 줄여 미리 가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가뭄이 지난해 수준으로 심각해져 생활 및 공업용수가 부족해지면 금강도수로를 통해 물을 끌어올 계획이다. 부여 백제보 인근에서 보령댐까지 이어지는 금강도수로는 올해 2월 완공돼 시범 가동만 했을 뿐 아직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안전처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긴급 가뭄대책회의를 열고 가을 가뭄에 대비해 약 100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안전처 이상권 자연재난대응과장은 “9, 10월에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린다고 하지만 또 예보가 빗나갈 경우 가뭄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작년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완도=이형주 peneye09@donga.com / 홍성=지명훈 /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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