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사망…‘쿠바의 붉은 별’ 지다’
등록 2016.11.28.[ㅠ] 26일 0시를 얼마 넘기지 않은 시각, 예고 없이 국영방송에 출연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떨리는 목소리는 주말을 맞아 떠들썩하던 나이트클럽의 음악을 정지시켰고 분위기 있는 술집과 식당들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아바나에서 낭만적인 밤을 보낼 작정이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술집에서 쫓겨났다”며 숙소로 돌아갔다. 동생 라울은 유명한 쿠바 혁명의 슬로건 “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를 외치며 한 시대의 종말을 고했고 정규방송이 끝난 뒤인 오전 3시경부터는 피델 카스트로의 업적을 기리는 다큐멘터리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령관(El Comandante·카스트로의 별칭)’이 숨졌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아바나의 한 학생은 카스트로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당일 새벽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사령관은 너무나도 강한 사람이었다. 그가 죽었다니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늦게까지 사망 관련 소식을 TV로 지켜보던 한 시민은 “카스트로는 세상을 떠났지만 언제나 우리의 사령관”이라고 했다. “고통스럽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충격은 고요한 아침으로 이어졌다. 26일 오전 차를 타고 아바나 시를 둘러봤다는 CBS 방송의 현지 소식통은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차량도 매우 적다”고 말했다. 카스트로의 사망 소식을 소화해 내기 위해 “TV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쿠바 반(反)체제 언론인 요아니 산체스는 아침이 되도록 깨지지 않는 이 같은 아바나의 ‘침묵’에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하지만 실권을 내려놓은 지 벌써 8년이 넘은 카스트로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쿠바와 그 이웃의 모습에선 무관심 혹은 안도의 감정도 느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50대 여성이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지도자였다”며 카스트로와 혁명에 직접 참여했던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친 반면 음악이 멈춘 유흥가에서 들린 젊은이들의 목소리엔 “나라가 더 자유롭고, 더 나아질 것”이란 조심스러운 희망이 담겨 있었다고 분석했다. 기자가 미국 뉴욕에서 쿠바 아바나로 들어가기 위해 경유한 카스트로의 1955년 망명지인 ‘제2의 고향’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26일 멕시코시티의 쿠바대사관 앞에선 카스트로를 추모하는 시민 수십 명이 모여 대사관 건물 앞에 헌화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지만 54번 탑승구 앞 아에로멕시코 고객센터에서 쿠바 입국 비자를 담당하는 여직원은 카스트로를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는 “쿠바 비자 구매자가 늘지 않았다”고도 했다.
쿠바 정부는 9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거쳐 다음 달 4일 장례식을 연다. 28일엔 수도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기념관에서 추념식이 열리고 30일부터는 화장된 카스트로의 유해가 전국을 순회하다 4일 고향과 가까운 동부 도시 산티아고데쿠바의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묻힌다. 카스트로가 과거 산티아고데쿠바 시청의 발코니에서 쿠바 혁명의 승리를 선언해 ‘혁명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바다 건너 미국에선 안도를 넘어서 환호의 축제가 열렸다. 쿠바계 미국인만 120만여 명이 살고 있는 플로리다 주는 26일 어두운 새벽부터 경적을 울리는 차량과 냄비를 두드리고 나팔을 부는 쿠바계들로 시끌벅적했다. 카스트로 정권의 정치 탄압과 빈곤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 ‘자유 쿠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15세 때 ‘쿠바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귀를 국기에 적었다가 정치범으로 몰려 6년간 옥살이를 하고 41세 때 쿠바를 탈출했다는 호르헤 트리아나 씨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를 망신시킨 독재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거리엔 ‘악마여, 피델은 이제 당신 것이니 평온히 잠들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피켓까지 등장했다.
<아바나에서> 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쿠바 전역이 숨죽인 새벽이 지나고 날이 밝았지만 아바나는 여전히 깊은 침묵의 도시였다. ‘쿠바 혁명의 최고사령관’이자 냉전시대를 대표한 공산 진영의 마지막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25일 오후 10시 29분(현지 시간) 향년 90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 분위기를 이끈 건 학생들이었다. 26일 카스트로의 모교 아바나대에선 행진용 대형 쿠바 국기가 훌쩍이는 학생들과 함께 등장했다. 캠퍼스 광장의 아스팔트엔 하얀 분필로 “당신은 죽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에 이 글을 쓴다” “피델은 우리 안에 영원히 산다”는 등의 추모 글귀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ㅠ] 26일 0시를 얼마 넘기지 않은 시각, 예고 없이 국영방송에 출연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떨리는 목소리는 주말을 맞아 떠들썩하던 나이트클럽의 음악을 정지시켰고 분위기 있는 술집과 식당들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아바나에서 낭만적인 밤을 보낼 작정이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술집에서 쫓겨났다”며 숙소로 돌아갔다. 동생 라울은 유명한 쿠바 혁명의 슬로건 “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를 외치며 한 시대의 종말을 고했고 정규방송이 끝난 뒤인 오전 3시경부터는 피델 카스트로의 업적을 기리는 다큐멘터리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령관(El Comandante·카스트로의 별칭)’이 숨졌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아바나의 한 학생은 카스트로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당일 새벽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사령관은 너무나도 강한 사람이었다. 그가 죽었다니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늦게까지 사망 관련 소식을 TV로 지켜보던 한 시민은 “카스트로는 세상을 떠났지만 언제나 우리의 사령관”이라고 했다. “고통스럽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충격은 고요한 아침으로 이어졌다. 26일 오전 차를 타고 아바나 시를 둘러봤다는 CBS 방송의 현지 소식통은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차량도 매우 적다”고 말했다. 카스트로의 사망 소식을 소화해 내기 위해 “TV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쿠바 반(反)체제 언론인 요아니 산체스는 아침이 되도록 깨지지 않는 이 같은 아바나의 ‘침묵’에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하지만 실권을 내려놓은 지 벌써 8년이 넘은 카스트로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쿠바와 그 이웃의 모습에선 무관심 혹은 안도의 감정도 느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50대 여성이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지도자였다”며 카스트로와 혁명에 직접 참여했던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친 반면 음악이 멈춘 유흥가에서 들린 젊은이들의 목소리엔 “나라가 더 자유롭고, 더 나아질 것”이란 조심스러운 희망이 담겨 있었다고 분석했다. 기자가 미국 뉴욕에서 쿠바 아바나로 들어가기 위해 경유한 카스트로의 1955년 망명지인 ‘제2의 고향’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26일 멕시코시티의 쿠바대사관 앞에선 카스트로를 추모하는 시민 수십 명이 모여 대사관 건물 앞에 헌화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지만 54번 탑승구 앞 아에로멕시코 고객센터에서 쿠바 입국 비자를 담당하는 여직원은 카스트로를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는 “쿠바 비자 구매자가 늘지 않았다”고도 했다.
쿠바 정부는 9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거쳐 다음 달 4일 장례식을 연다. 28일엔 수도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기념관에서 추념식이 열리고 30일부터는 화장된 카스트로의 유해가 전국을 순회하다 4일 고향과 가까운 동부 도시 산티아고데쿠바의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묻힌다. 카스트로가 과거 산티아고데쿠바 시청의 발코니에서 쿠바 혁명의 승리를 선언해 ‘혁명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바다 건너 미국에선 안도를 넘어서 환호의 축제가 열렸다. 쿠바계 미국인만 120만여 명이 살고 있는 플로리다 주는 26일 어두운 새벽부터 경적을 울리는 차량과 냄비를 두드리고 나팔을 부는 쿠바계들로 시끌벅적했다. 카스트로 정권의 정치 탄압과 빈곤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 ‘자유 쿠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15세 때 ‘쿠바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귀를 국기에 적었다가 정치범으로 몰려 6년간 옥살이를 하고 41세 때 쿠바를 탈출했다는 호르헤 트리아나 씨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를 망신시킨 독재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거리엔 ‘악마여, 피델은 이제 당신 것이니 평온히 잠들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피켓까지 등장했다.
<아바나에서> 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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