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기경보, 가창오리 36만 마리 상륙 예정

등록 2016.12.16.
농림축산식품부가 15일 조류인플루엔자(AI)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린 것은 AI가 지금까지 ‘AI 안전지대’로 남아 있던 영남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전파의 ‘주범’으로 꼽히는 철새가 본격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미 AI 피해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달은 상황에서 정부가 뒤늦게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린 것은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I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발령한 것은 2003년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당초 AI가 영남 지방 산란계(알 낳는 닭) 밀집 사육지역에서 발생하거나 사람, 차량 이동에 의한 전국적인 감염이 확인된 후에 경보 단계를 올릴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순 감소세를 보이던 AI 의심신고가 12일 13건으로 급증한 데다 겨울철새들이 본격적으로 날아올 시기가 가까워져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가창오리는 48만 마리가 국내를 찾았는데 현재까지 12만 마리밖에 오지 않았고, 나머지는 이달 중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베리아에서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겨울철 내내 한반도에 머무는 가창오리는 올해 이전까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불러온 2014년 AI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가창오리 월동지로 알려진 금강호(전북 군산시)와 동림저수지(전북 고창군)에 오리 떼가 날아오는 즉시 사람의 출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겨울철새들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AI 확산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대책인 닭·오리 도살처분 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발생 24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는 감염 가금류 도살처분이 일주일이나 늦어지기도 한다.

원인은 부족한 인력이다. 현재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AI가 발생하고 대규모 도살처분이 진행됨에 따라 현장에 투입할 용역업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도살처분 작업을 할 때는 보통 1개 농장에 15∼20명을 투입하는 게 원칙이지만 최근엔 1개 팀이 5, 6명으로 줄었다. 큰 농장의 경우 도살처분에 최대 5일까지 걸린다. 손이 모자라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곳도 늘고있다. 주변 농가의 AI 발생으로 자신이 기르던 오리를 모두 도살처분한 홍모 씨(충북 진천군)는 “(외국인 노동자는) 말이 안 통해 작업을 설명하기 어렵고 숙련된 인력도 아니다 보니 5명이 3, 4시간이면 할 일을 30명이 11시간씩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AI 피해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5일 0시까지 전국에서 도살처분되거나 처분 예정인 닭·오리는 1543만9000마리로 집계됐다. 2014년 피해 규모(1396만1000마리)를 훌쩍 넘어선 규모다. 특히 이날 부산 기장군의 한 토종닭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I에서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던 영남 지방에서 감염이 확인되면 전국적인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셈이다.

이번 AI 발생으로 15일 0시 기준 전국 산란계의 11.7%, 오리의 16.6%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가 15일 조류인플루엔자(AI)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린 것은 AI가 지금까지 ‘AI 안전지대’로 남아 있던 영남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전파의 ‘주범’으로 꼽히는 철새가 본격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미 AI 피해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달은 상황에서 정부가 뒤늦게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린 것은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I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발령한 것은 2003년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당초 AI가 영남 지방 산란계(알 낳는 닭) 밀집 사육지역에서 발생하거나 사람, 차량 이동에 의한 전국적인 감염이 확인된 후에 경보 단계를 올릴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순 감소세를 보이던 AI 의심신고가 12일 13건으로 급증한 데다 겨울철새들이 본격적으로 날아올 시기가 가까워져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가창오리는 48만 마리가 국내를 찾았는데 현재까지 12만 마리밖에 오지 않았고, 나머지는 이달 중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베리아에서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겨울철 내내 한반도에 머무는 가창오리는 올해 이전까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불러온 2014년 AI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가창오리 월동지로 알려진 금강호(전북 군산시)와 동림저수지(전북 고창군)에 오리 떼가 날아오는 즉시 사람의 출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겨울철새들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AI 확산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대책인 닭·오리 도살처분 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발생 24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는 감염 가금류 도살처분이 일주일이나 늦어지기도 한다.

원인은 부족한 인력이다. 현재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AI가 발생하고 대규모 도살처분이 진행됨에 따라 현장에 투입할 용역업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도살처분 작업을 할 때는 보통 1개 농장에 15∼20명을 투입하는 게 원칙이지만 최근엔 1개 팀이 5, 6명으로 줄었다. 큰 농장의 경우 도살처분에 최대 5일까지 걸린다. 손이 모자라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곳도 늘고있다. 주변 농가의 AI 발생으로 자신이 기르던 오리를 모두 도살처분한 홍모 씨(충북 진천군)는 “(외국인 노동자는) 말이 안 통해 작업을 설명하기 어렵고 숙련된 인력도 아니다 보니 5명이 3, 4시간이면 할 일을 30명이 11시간씩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AI 피해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5일 0시까지 전국에서 도살처분되거나 처분 예정인 닭·오리는 1543만9000마리로 집계됐다. 2014년 피해 규모(1396만1000마리)를 훌쩍 넘어선 규모다. 특히 이날 부산 기장군의 한 토종닭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I에서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던 영남 지방에서 감염이 확인되면 전국적인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셈이다.

이번 AI 발생으로 15일 0시 기준 전국 산란계의 11.7%, 오리의 16.6%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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