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한국에 첫 금…女 매스스타트서 우승

등록 2017.02.13.
한국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이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정월대보름(음력 2월 6일)에 태어나 ‘보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가 생일 다음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김보름은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2017 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8분00초7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일본의 다카기 나나를 0.11초 차로 제쳤다. 이로써 김보름은 60점을 얻어 다카기(40점)를 누르고 한국에 이번 대회 유일한 금메달을 선사했다.

경기 전까지 김보름의 부담감이 컸다. 10일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남자 팀추월에서도 한 바퀴 반을 남겨두고 이승훈(29·대한항공)이 넘어지면서 실격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 사고로 인해 이승훈은 부상을 당해 금메달을 기대했던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노골드에 그친 한국의 모든 기대는 김보름에게 향했다. 그는 2016~2017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흐름도 좋다. 9일 열린 대회 여자 3000m에 출전한 그는 한국 신기록(4분03초85)을 세웠다.

김보름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은 곡선주로가 가파르다. 평창조직위원회 베뉴개발부에 따르면, 강릉빙상장은 인필드 세로 폭이 태릉빙상장보다 10m(태릉 52m→강릉 42m)나 좁다. 이로 인해 링크장 양끝 반원 반지름이 21m로, 완만한 태릉빙상장(반지름 26m)에 비해 곡선주로 오목도가 있다. 이석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대표팀 코치는 “강릉은 코너가 가파르기 때문에 속도 붙이기에 좋을 것 같다. 쇼트트랙을 탔던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쇼트트랙 집중훈련도 김보름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대회 직전까지 스피드스케이팅 대신 쇼트트랙 훈련에만 매진하며 기본기를 다지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매스스타트는 추월경기이기 때문에 쇼트트랙 훈련이 상대방을 제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김보름은 자리 선점이 중요한 매스스타트(16바퀴·6400m)에서 경기 초반 치열한 자리싸움에도 흔들림 없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마지막 직선코스에서 폭발적인 힘으로 선두를 달리던 다카기 나나(2위·일본)를 제치고 역전승을 거뒀다. 정작 경기 후 그는 “경계하던 선수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치고 나와서 당황했다. 마지막에는 선수들이 뒤엉켜 넘어질 때 나 역시 걸릴 뻔했다”고 급박했던 레이스 상황을 설명했지만 “끝까지 자리 양보를 하지 않으려 했고, 인코스로 공략해서 걸려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덕분에 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한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좋고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곳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정말 기쁘다”며 “매스스타트는 변수가 많지만 평창까지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강릉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한국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이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정월대보름(음력 2월 6일)에 태어나 ‘보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가 생일 다음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김보름은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2017 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8분00초7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일본의 다카기 나나를 0.11초 차로 제쳤다. 이로써 김보름은 60점을 얻어 다카기(40점)를 누르고 한국에 이번 대회 유일한 금메달을 선사했다.

경기 전까지 김보름의 부담감이 컸다. 10일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남자 팀추월에서도 한 바퀴 반을 남겨두고 이승훈(29·대한항공)이 넘어지면서 실격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 사고로 인해 이승훈은 부상을 당해 금메달을 기대했던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노골드에 그친 한국의 모든 기대는 김보름에게 향했다. 그는 2016~2017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흐름도 좋다. 9일 열린 대회 여자 3000m에 출전한 그는 한국 신기록(4분03초85)을 세웠다.

김보름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은 곡선주로가 가파르다. 평창조직위원회 베뉴개발부에 따르면, 강릉빙상장은 인필드 세로 폭이 태릉빙상장보다 10m(태릉 52m→강릉 42m)나 좁다. 이로 인해 링크장 양끝 반원 반지름이 21m로, 완만한 태릉빙상장(반지름 26m)에 비해 곡선주로 오목도가 있다. 이석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대표팀 코치는 “강릉은 코너가 가파르기 때문에 속도 붙이기에 좋을 것 같다. 쇼트트랙을 탔던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쇼트트랙 집중훈련도 김보름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대회 직전까지 스피드스케이팅 대신 쇼트트랙 훈련에만 매진하며 기본기를 다지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매스스타트는 추월경기이기 때문에 쇼트트랙 훈련이 상대방을 제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김보름은 자리 선점이 중요한 매스스타트(16바퀴·6400m)에서 경기 초반 치열한 자리싸움에도 흔들림 없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마지막 직선코스에서 폭발적인 힘으로 선두를 달리던 다카기 나나(2위·일본)를 제치고 역전승을 거뒀다. 정작 경기 후 그는 “경계하던 선수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치고 나와서 당황했다. 마지막에는 선수들이 뒤엉켜 넘어질 때 나 역시 걸릴 뻔했다”고 급박했던 레이스 상황을 설명했지만 “끝까지 자리 양보를 하지 않으려 했고, 인코스로 공략해서 걸려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덕분에 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한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좋고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곳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정말 기쁘다”며 “매스스타트는 변수가 많지만 평창까지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강릉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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